한국인으로는 역대 27번째 메이저 리그 데뷔전을 치른 샌프란시스코 이정후. AP=연합뉴스 자료사진올 시즌 메이저 리그(MLB)로 진출한 이정후(샌프란시스코)가 역대 한국인으로는 27번째 빅 리그 데뷔전을 치렀다. KBO 리그 키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선배 김하성(샌디에이고)과 선의의 경쟁을 펼쳐 모두 안타를 기록하며 활약했다.
이정후는 29일(한국 시각) 미국 샌디에이고의 펫코 파크에서 열린 샌디에이고와 MLB 본토 개막전에 1번 타자 1번 타자 중견수로 선발 출전해 3타수 1안타 1타점을 기록했다. 김하성도 5번 타자 유격수로 나와 3타수 1안타 1볼넷 1득점으로 맞불을 놨다.
이날 이정후는 지난 1994년 박찬호(은퇴) 이후 27번째로 MLB 데뷔전을 치른 한국 선수가 됐다. 타자로는 2002년 최희섭(현 KIA 코치) 이후 12번째다.
이정후는 지난해 KBO 리그에서 7시즌을 보내 해외 진출 자격을 얻었다. 키움의 허락 하에 비공개 경쟁 입찰(포스팅)을 통해 샌프란시스코와 6년 1억1300만 달러(약 1526억 원)에 계약했다. 시범 경기에서 이정후는 타율 3할4푼3리(35타수 12안타) 1홈런 5타점 2도루 OPS(출루율+장타율) 9할1푼1리로 정규 시즌 기대감을 키웠다.
과연 이정후의 데뷔전은 나쁘지 않았다. 이날 이정후는 일본인 우완 선발 다르빗슈 유를 상대로 1회 3구 삼진, 3회 1루수 직선타로 물러났다. 그러나 삼세 번째는 달랐다. 1 대 0으로 앞선 5회초 2사에서 이정후는 풀 카운트 끝에 높은 싱커를 공략해 중전 안타를 만들어냈다.
이정후의 MLB 1호 안타로 공은 샌프란시스코 더그아웃으로 전달됐다. 한국인 선수로 5번째 데뷔전 안타 생산이다. 박병호(현 kt), 김현수(LG), 황재균(kt), 배지환(피츠버그)을 이었다. 다만 이정후는 도루를 시도하다 다르빗슈의 견제에 걸려 아웃됐다.
7회는 타점도 올렸다. 이정후는 2 대 2 동점을 이룬 1사 1, 3루에서 구원 등판한 일본 구원왕 출신 좌완 마쓰이 유키와 맞붙었다. 마쓰이의 폭투로 2, 3루가 된 가운데 이정후는 높은 속구를 때려 중견수 쪽으로 날렸다. 3루 주자가 홈으로 들어오기 충분한 희생타로 이정후는 타점을 기록했다. 다만 2루 주자가 무리하게 3루로 뛰다 횡사해 이닝이 종료됐다.
29일(한국 시각) 이정후와 맞대결에서 안타를 뽑아낸 샌디에이고 김하성. AP=연합뉴스
김하성도 이날 후배 앞에서 존재감을 과시했다. 5회초 무사 1루에서 김하성은 안타를 만들어냈는데 공교롭게도 중견수 이정후 앞에 떨어졌다.
시즌 첫 안타다. 김하성은 지난달 20, 21일 서울 고척 스카이돔에서 열린 공식 개막전인 LA 다저스와 서울 시리즈에서 7타수 무안타에 그친 바 있다. 이어진 무사 1, 3루에서 유릭슨 프로파르의 적시타, 타일러 웨이드의 내야 땅볼 등으로 김하성은 득점에도 성공했다.
김하성은 6회 고의 볼넷으로 나간 뒤 2루 도루도 기록했다. 7회에는 삼진으로 물러났다.
경기에서는 접전 끝에 샌디에이고가 6 대 4로 이겼다. 이정후의 희생타로 2 대 3으로 뒤진 7회말 무사 1, 3루에서 샌디에이고는 상대 포수 실책으로 동점을 만든 뒤 산더르 보하르츠의 적시타, 제이크 크로넨워스의 2타점 2루타 등으로 7회만 대거 4점을 뽑아 승기를 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