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형출판 제공 책에는 모두 56명의 거장이 등장한다. 르네상스를 대표하는 화가 라파엘로와 미켈란젤로, 고전주의 음악가인 베토벤과 하이든 그리고 모차르트, 소비에트 사회주의 치하에서 저항을 노래한 쇼스타코비치와 레핀, 전위 예술가인 잭슨 폴록과 존 케이지 등 인류 예술사의 궤적을 바꾼 음악과 미술 거장들의 작품을 통해 자기 내면과의 조우로 이끈다.
바이올리니스트이자 맴피스, 오하이오, 시카고 하모닉과 오케스트라 악장을 역임한 저자가 서로 이질적인 분야와의 융합을 모색해 가치를 창출하는 '호모 디페랑스적 사고(Homo Differance)'를 통해 상상이 가득한 예술 탐험을 펼쳐낸다.
동시대에 활동하며 직접 교류한 스타라빈스키와 샤갈의 이야기도 있지만 멘델스존과 프라고나르, 신윤복 등 활동 영역과 시기, 문화적 차이에서 공통분모를 찾기 힘든 예술가들을 한데 묶어 내면의 성찰과 사유로 연결 짓는다.
칸단스키의 그림에 영향을 준 쇤베르크의 음악이 있는가 하면, 백 년의 시차가 있는 바이올리니스트 파가니니와 화가 에고 실레처럼 배경도 접점도 찾아보기 힘든 조합을 만들어낸다. 피카소의 입체파 회화가 이집트 벽화에서, 쇤베르크의 12음기법은 피보나치수열에서, 칸단스키의 그림은 음악에서 영감을 얻은 것처럼 서로의 통행 지점을 찾아 독자들에게 예술적 상상력을 북돋는다.
김상균 지음 | 효형출판 | 362쪽
문학동네 제공 문학동네시인선이 올해를 여는 첫 시집으로 남지은 시인의 '그림 없는 그림책'을 선보인다.
2012년 문학동네 신인상을 통해 "격렬함을 고요하게 표현할 줄 아는 재능" "언어를 절제하는 만큼 그 의미가 증폭된다는 시의 '황금률'이 모범적으로 적용된 시"라는 평가를 받은 남 시인이 12년 만에 펴내는 첫 시집이다.
안데르센의 동명 동화집에서 따온 제목은 말 그대로 어떤 그림도 없다. 오직 글자뿐이다. 하지만 그림 이상의 상상과 풍부한 이야기가 그려진다.
"넌 날 알지도 못하면서 / 어떻게 사랑한다고 자신했니 // 아름답다고 믿는 대부분이 껴안은 공통의 수수께끼 // 우리는 서로에게 답하기 위해 / 저기 저 빗방울을 좀더 바라보자고 / 굳게 약속한다 // 산산조각나기 위해 전속력으로 / 사랑을 나누는 우리가" ('도마뱀' 중에서)
"우린 열한번째 손가락 / 어쩌면 신이 떨어낸 모래 알갱이 / 뻥 뚫린 시간 속으로 튕겨진 // 개와 어린이의 영혼은 공터만 보면 뛰쳐나가도록 설계되었어 / 넓으면 넓을수록 비어 있으면 비어 있을수록 / 망치기 좋은 것들이 가득한 세계" ('모조' 중에서)
50편을 추린 이번 시집에는 한 권의 그림책을 읽듯 따뜻하고 평온한 시들과 첫 걸음마를 뗄 때의 위태로움을 담은 시가 함께 담겨 있다.
남지은 지음 | 문학동네 | 104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