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도영의 첫 앨범 '청춘의 포말'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정말… 글 쓰시는 데 말을 너무 못해서 죄송해요. 으하하."
지난 19일 오후, 서울 성동구 SM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도영의 첫 앨범 '청춘의 포말'(YOUTH) 라운드 인터뷰가 열렸다. 인터뷰 초반부, 앨범을 관통하는 주제가 '청춘'으로 보이는데 지금 청춘에게 필요한 건 뭐라고 생각하는지 물었을 때 도영은 답변 말미에 이렇게 "죄송하다"라면서 멋쩍게 웃었다. 정리하느라 조금 시간이 걸릴 때가 가끔 있긴 했지만, 이날 인터뷰 전체를 돌아봤을 때 자기 자신에게 지나치게 박한 평가로 느껴졌다.
아쉬움이 남아 1점을 뺀 99점도 안 하고 싶고 그저 '100점'이라고 솔직하게 밝혔을 만큼, 데뷔 8년 만에 자기 이름을 걸고 나온 첫 앨범 '청춘의 포말'은 도영이 무척 만족하는 앨범이다. 그 정도로 오래 고민했고, 자신을 쏟아부어 만들었다. 완성된 '음반'에 망설임 없이 100점을 준 그는 '앨범 후의 활동'까지가 '앨범'이라고 생각한다며 "그것까지 마무리를 잘해야 100점"이라고 짚기도 했다.
2023년을 도영은 무척 바쁘게 보냈다. NCT 127로 세 장의 앨범을 냈고, 재현·정우와 결성한 유닛 NCT 도재정에 이어 '배기 진스'(Baggy Jeans)라는 곡으로 NCT U 활동도 했다. 딱 떨어지는 뚜렷한 계기가 있었다기보다는, 그렇게 성실히 보낸 작년 자체가 계기가 됐다.
도영은 "제가 뭔가 지치지 않고 노래를 했다는 점이 계기가 됐다. 혼자서 노래하려고 하면 그 언제라도 잘 해내야 하고 흐트러지지 않게 해내는 게 솔로 보컬리스트가 갖춰야 할 덕목이라고 생각해서, 작년에 준비 시작하게 된 것 같다"라고 돌아봤다.
도영은 NCT 도재정, NCT U, NCT 127 등 다양한 활동을 하며 지난해를 바쁘게 보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NCT 단체 콘서트와 NCT 127 단독 콘서트를 비롯해 하반기 활동에서는 부상으로 활동을 중단한 태일을 대신해 더 많은 파트를 소화해야 했다. 도영은 "태일이 형이 아팠는데 그 자리를 메꾸는 것에 부담이라면 부담을 느꼈지만, 그걸 해내는 과정 자체에 대한 즐거움도 저에게는 확실히 있었다고 생각한다. 그걸 하고 나니까 제가 완전히 성장했다? 이것보다는, '이걸 하면 무조건 늘어있겠다' '이 앨범을 잘 해내면 성장하겠다' 하는 건 있다. 아마 저도 모르게 성장하지 않았을까"라고 전했다.
앞서 언급했듯, 도영은 다양한 형태의 NCT 활동을 하면서 새로운 음악을 접하고 소화했다. NCT 데뷔 당시만 해도 생소하거나 난해하다는 반응이 꽤 많았지만, 이제는 '네오(neo)함'이라는 그룹 색을 인지하고 좋아하는 팬들도 많아졌다. NCT 활동을 '해냈기에', 자양분이 된 부분이 무엇인지 물었다.
"본인의 취향인 음악을 일로 하긴 쉽지 않잖아요, 사실. 가수들뿐만 아니라 모든 직업들이 자기가 좋아하는 일만 할 순 없잖아요. 음악이 취향이 아닐 때도 있었지만 그때 늘 줄곧 생각했던 게 제가 혼자 할 수 없는 음악, 멤버들이랑 같이 해서 가능한 음악을 할 수 있어서 그게 되게 고마운 시간들도 분명 있었던 거 같아요. 지금의 저로 봤을 때 성장했다고 하는 건, 제가 만약에 그런 그룹 음악 하는 시기가 없었다면 되게 스타일에 제한을 두는 아티스트가 되지 않았을까요. 지금은 어떤 음악이든 선입견 없이 다 해 보려고 하고, 또 제가 잘 녹아서 뭔가 시도하면 그렇게 되기도 하는 것들이 사실 그룹 음악을 하면서 얻었던 가장 좋은 일인 것 같아요."데뷔 9년 차, 솔로로 나선 도영은 자기를 어떤 색을 지닌 보컬리스트라고 여길까. 또, 좋은 보컬리스트란 무엇인지에 관해서도 질문이 나왔다. 도영은 "제 목소리의 가장 매력은, 전달하고자 하는 게 잘 전달되는 목소리인 것 같다. NCT 음악처럼 힙합, 네오한 음악을 하더라도 호흡이 좀 많이 섞인 목소리다 보니까 조금 인상 깊은 부분을 만들어내는 측면이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도영은 데뷔 8년 만에 첫 솔로 앨범 '청춘의 포말'을 지난 22일 발매했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그러면서 "곡마다 주려고 하는 감정과 가사 의미가 다 있을 텐데, 그거에 대해서 듣는 분들에게 오해 없이 들리게끔 하는 게 보컬이 해야 하는 일이라고 생각한다. 그래서 발음도 최대한 또박또박 하려고 하는 거 같다. 의심의 여지 없이, 이 곡이 전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알아들을 수 있게끔 하는 게 저의 매력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이상적인 보컬'도 비슷하다. 도영은 "본인이 전달하고자 하는 걸 사람들에게 그대로 잘 전달하는 게 사람들이 전달할 수 있을 때 그대로 전달하는 게 좋은 가수 같다. 제가 슬픔을 노래하고 있는데 (청자는) 슬픔보다는 고음을 지르고 있다고만 볼 수 있고, 기쁘고 행복한 노래 부를 때 (청자는) 다른 걸 보게 될 수도 있지 않나. 본인이 하고자 하는 이야기를 완벽히 전하는 게 중요한 것 같다"라고 바라봤다.
'청춘의 포말'은 '지금의 도영'을 많이 담은 결과물이다. 도영은 "큰 고민 없이 술술 나왔을 정도로 지금의 저를 많이 담았고, 앞으로도 제가 하고 싶은 음악을 하고 싶다. 저의 청춘을 이 앨범으로 말씀드리고 싶다. 이 앨범에 담긴 게 저 자체이다 보니까 지금의 앨범이 저라고 생각한다"라고 답했다.
도영은 "청춘을 이미지화하면, 멤버들이랑 투어 같이 다니고 하루 이틀 쉬고 여행 삼아서 돌아다니고 하는 게 되게 제게 청춘의 이미지로 남아 있다. 그런 모습이 저를 구성하고 이루어서 제가 앨범을 낼 수 있게 한 것 같다"라고 부연했다.
도영의 첫 번째 앨범 타이틀곡은 '반딧불'이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청춘의 포말'에 담긴 '도영'은 가수 도영에 가까울까, 인간 김동영에 가까울까. 둘은 많이 다를까. 도영은 "언제 한번 팬분께서 '도영이라는 사람은 알겠는데 김동영에 대해서 모르겠다'는 말을 해 주신 적이 있다. 저도 그 말을 듣고 고민을 해 봤다. 사실 인간 김동영으로서도 도영에 대한 모습을 많이 고민하고 준비할 만큼 크게 괴리가 있지 않은 느낌이 강하게 든다"라고 답했다.
도영은 이날 인터뷰를 예로 들어 "지금 이 순간 기자님들하고 인터뷰하고 있지만 집에 들어간다고 해서 오늘 한 얘기에 대해서 새까맣게 까먹는 스타일은 아니라서…"라고 말해 취재진에게 웃음을 선사했다. 이어 "가수 도영과 인간 김동영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제가 봐도 보여지는 제가 집에서 보는 제가 아닐까 싶을 정도로 크게 다르지 않은 거 같다. 그래서 큰 고민 없이 살고 있는 듯한 느낌도 있다"라고 고백했다.
이 앨범을 듣게 될 '청춘'에게 전달하고 싶은 메시지가 있는지 묻자, "제가 감히…?"라고 말문을 연 도영은 "쭉 들으시면 사실 '청춘이라는 게 뭘까' 정의내리는 것보다는, 청춘에서 느낄 수 있는 다양한 감정들을 넣은 노래다 보니까 아름다운 결과물에 대해서 생각할 수 있게끔 하는 앨범"이라고 소개했다.
첫 곡 '새봄의 노래'(Beginning)부터 마지막 곡 '댈러스 러브 필드'(Dallas Love Field)까지 순서대로 듣는 것을 추천한 도영은 "10번 트랙('댈러스 러브 필드')이 켄지 작가님이 써 주신 노래다. 청춘이란 여행을 돌아온 그 끝에는 뭐가 남아 있을까, 여행을 보내면서 마주한 사람들과의 행복한 추억과 기억이 우리의 끝에는 남아있지 않을까 하는 가사"라고 설명했다. 그는 "저와 같은 시간을 보내고 있는(청춘) 분들에게 그런 메시지가 잘 전달됐으면 좋겠다"라고 바랐다.
이번 앨범에는 밴드 사운드가 돋보이는 곡 비중이 높다. SM엔터테인먼트 제공이번 앨범은 밴드 루시(LUCY) 조원상이 작업에 참여한 타이틀곡 '반딧불'(Little Light)을 비롯해 밴드 사운드 비중이 높다. 즐겨듣거나 영향을 받은 밴드가 있는지 물으니, 도영은 "고등학교 때 밴드부를 했는데 그때부터 밴드 음악에 많이 빠져들었다. 국내 밴드로 하면, 당시 제가 좋아했던 밴드는 디어클라우드(Dear Cloud)나 또 데이브레이크(daybreak) 선배님"이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요즘 밴드 중에서는 호피폴라(Hoppipolla), 루시도 되게 좋아하고 데이식스(DAY6)도 좋아한다. 이번 앨범과는 약간 다른 결이긴 한데 오아시스(Oasis)도 좋아하고 오피셜히게단디즘(OFFICIAL HIGE DANDISM), 바운디(Vaundy), 레드리프(LEDRIF) 등이 있는데 많이 보고 들으면서 저의 자양분이 됐다"라고 말했다.
밴드부 보컬을 하던 고등학교 시절과 지금 보컬의 차이를 실감할까. 도영은 "그때는 음악을 배우지 않았을 때라 확실히 정돈되지 않은 느낌이 있는 거 같다"라며 "뭔가 제대로 배우지 않았음에도 불구하고, 건반 잘하는 친구가 코드 짚어주면 같이 노래 만들어 보고 그런 기억들이 되게 좋아서 아직도 밴드음악을 많이 좋아하는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때랑 조금 달라진 게 있다면 수많은 보컬 트레이닝의 결과물로 만들어진 보컬 음악이 밴드 음악을 만난 정도이지 않을까. 애정이나 열정이나 마음은 똑같다"라고 덧붙였다.
NCT 도영. SM엔터테인먼트 제공과거 멤버 태용이 '투명하고 깨지기 쉬운 유리 같은 사람'이라고 본인을 비유한 적이 있는데, 지금은 어떤지 질문이 나오자 도영은 "저 스스로 얘기하기는…"이라고 쑥스러워했다. 그러다가 "나름 좀 단단해진 거 같다. 지금도 저 혼자 하는 프로젝트가 있는데 '부정적인 사람과 대화 안 하기'를 하고 있다"라고 해 웃음이 번졌다.
도영은 "제가 너무 그런 말들에 신경 많이 쓸 때도 있고, 지금 기세를 안고 가고 싶다는 생각이 있어서 최대한 부정적인 말들을 피하려고 한다. 피하는 방법을 알게 된 거 같기도 하고 이겨내는 방법을 알게 된 거 같다"라고 밝혔다.
달려온 9년 동안 지치는 순간은 없었을까. 도영은 "지치는 순간이 그때그때 체력적으로 힘들긴 했는데, 크게 '와, 못 해 먹겠다!'라고 생각했던 적은 없었던 거 같다"라고 답해 폭소가 터졌다. 그러고 나서는 이내 "팬분들이 보내주신 응원이나 재밌게 으쌰으쌰 했던 경험과 기억이 대부분이라서 괜찮은 거 같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질문은 앨범 만족도였다. "제 기준"이라는 점을 세 번이나 강조한 도영은 "저는 막… 아쉬워서 1점 뺀 애매한 99점도 안 하고 싶다. 100점이다. 제 스스로는 너무 만족하는 앨범이어서 그래서 오히려 성적 측면에서도 크게 연연하지 않을 수도 있을 거 같다. 살짝 (부담은) 있는데 연연은 안 하겠지만, 크게 심적으로 흔들리지는 않을 수 있겠다. 저는 너무 만족하는 상태인 거 같다. 앨범 후의 활동까지가 앨범이라고 생각해서 그것까지 마무리를 잘해야 100점이지 않을까"라고 말했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