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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발진 줄부상' 위기의 두산, 확 커진 최원준의 존재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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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진 줄부상' 위기의 두산, 확 커진 최원준의 존재감

    두산 최원준. 연합뉴스두산 최원준. 연합뉴스
    마운드에서 내려가는 우완 최원준(30)을 향해 두산 베어스 팬들은 더욱 큰 소리로 이름을 외쳤다.

    최원준은 25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NC 다이노스와 주중 시리즈 3차전에서 최고의 투구를 선보였다. 6⅔이닝 동안 105구를 던지며 2피안타 5탈삼진 1실점. 특히 6회까지 피안타가 단 1개일 정도의 쾌투였다.

    7회가 시작되면서 두산 불펜이 가동될 줄 알았지만 마운드에 오른 건 선발 최원준이었다. 투구엔 흔들림이 없었다. 선두 타자 데이비슨과 후속 김성욱을 잡아낸 것.

    다만 이날 유일하게 자신에게 안타를 뽑아냈던 NC 오영수에게 몸에 맞는 볼로 출루를 허용했다. 최원준은 결국 다음 타자인 도태훈에게 큼지막한 우중간 1타점 2루타를 맞고, 아웃 카운트 1개를 채우지 못한 채 마운드에서 내려왔다.

    하지만 두산 팬들은 그라운드를 떠나는 최원준의 이름을 연호했다. 모처럼 나온 최원준의 완벽투였기 때문이다. 최원준의 활약에 힘입어 두산은 NC를 7 대 3으로 꺾고 홈 3연전을 위닝 시리즈로 마무리지었다.

    주장 양석환은 경기가 끝난 뒤 최원준을 진심으로 축하해줬다. 최원준의 방송 인터뷰가 진행될 때 양손 가득 물병을 준비하더니, 끝나자마자 물 세례를 퍼부었다.

    물에 흠뻑 젖은 최원준은 경기가 끝난 뒤 안도의 한숨을 먼저 쉬었다. "사실 저보다 (양)의지 형, (김)재환이 형, (양)석환이 형이 저의 부진을 더 안타까워했다"는 것이다. 그러면서 "빨리 좋은 모습이 나오기를 형들이 더 응원해주고 힘을 줬는데 좋은 경기를 할 수 있어서 다행"이라며 그제야 미소를 띠었다.

    최원준의 승리를 축하하는 두산 주장 양석환. 이우섭 기자최원준의 승리를 축하하는 두산 주장 양석환. 이우섭 기자
    최원준은 앞서 등판했던 3경기에서 총 16자책점을 기록해 평균자책점은 13.09에 달했다. 하지만 이날 경기는 달랐다. 단 1자책점 뿐이었다.

    갑자기 경기력이 좋아진 이유가 있을까. 최원준은 "달라진 건 없다"고 답했다. 이어 "심리적으로 초반에 부진하다 보니 많이 쫓겼고 스스로 의심을 많이 했는데, 오늘은 열심히 노력한 걸 믿고 던졌을 뿐"이라고 돌이켰다.

    이어 "지금까지 제가 잘 되길 바라는 마음을 가지셨던 코치님들께 죄송했다"고도 털어놨다. 최원준은 "코치님들이 제가 등판할 때 누구보다 더 긴장하셨다. 저도 잘 안 돼서 죄송한 마음이 들었는데 오늘을 계기로 좋은 경기를 자주 해야겠다"고 다짐했다.

    경기에 앞서 두산 선수단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이 전해지기도 했다. 외국인 선발 투수 라울 알칸타라가 팔꿈치 쪽 통증을 호소해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것이다.

    이승엽 감독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했다. 이 감독은 당시 "선수 본인이 팔꿈치가 안 좋다고 했다"며 "오늘 급하게 소식을 들어서 사실 당황스럽다. 알칸타라 자리를 어떻게 메울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 같다"고 전했다.

    또 다른 외국인 선발 브랜든 와델도 허리 통증으로 부상자 명단에 오른 상태. 팀의 선발 로테이션 구상이 완전히 무너진 것이다. 이 감독은 "개막 전에 준비했던 선발 투수 5명 중 현재 남아 있는 선수는 곽빈뿐"이라고 토로했다.

    경기 후 인터뷰하는 최원준. 이우섭 기자경기 후 인터뷰하는 최원준. 이우섭 기자
    이러한 상황에서 최원준의 호투는 이 감독의 걱정을 한시름 덜게 하는 요소다. 이 감독은 경기가 끝난 뒤 "선발 투수 최원준이 빛나는 투구를 보여줬다"며 "피안타와 볼넷 모두 최소로 억제하며 자신의 역할을 완벽하게 해냈다"고 칭찬했다.

    아직 시즌 첫 승리를 따내지 못하고 있는 후배 곽빈에게 애정 어린 조언도 건넸다. 최원준은 "(곽)빈이가 많이 힘들어 한다. 1승에 많이 쫓기고 있다"며 "제가 작년에 겪었던 것을 빈이가 겪고 있는 것 같다"고 말했다.

    곽빈은 올해 6번 선발 등판에 나섰지만 5패만을 기록 중이다. 투구 내용이 나빴던 것도 아니다. 퀄리티  스타트를 3번이나 달성했지만 소득이 없는 상태다. 최원준도 지난해 개막 후 6경기 동안 승리가 없었다. 7경기째가 돼서야 승리를 신고했다.

    최원준은 "제가 옆에서 많이 돕고 힘을 줘야 하는데 정신이 없었다"면서 "최대한 빈이가 흔들리지 않게 옆에서 잘 도와야겠다"고 했다. 그러면서 "빈이는 좋은 투수니까 금방 이겨낼 것"이라고 내다봤다.

    선발 등판한 최원준이 6이닝 이상을 던지고 1실점 이하로 경기를 마친 건 작년 6월 27일 NC전이 마지막이다. 최원준은 위기에 빠진 두산 선발 마운드에 한 줄기 희망이 될 수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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