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제작보고회에서 배우와 감독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김태용 감독, 최우식, 박보검, 수지, 탕웨이. 연합뉴스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가 보편화된 세상이 온다면 어떨까. 김태용 감독의 질문과 숙제에서 시작된 '원더랜드'가 보여줄 세상이 내달 5일 관객들 앞에 모습을 드러낼 준비를 마쳤다.
'여고괴담 두 번째 이야기' '가족의 탄생' '만추' 등을 통해 관계와 사람의 감정을 섬세하게 풀어내며 평단과 관객을 사로잡은 김태용 감독이 신작 '원더랜드'로 돌아온다. '원더랜드'는 일찌감치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 등 내로라하는 배우들이 총출동했다는 점에서도 기대를 모은 작품이다.
영화 '원더랜드'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9일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원더랜드' 제작보고회에 참석한 김태용 감독을 비롯한 배우 탕웨이, 수지, 박보검, 최우식은 영화가 보여줄 세상과 질문은 무엇일지 귀띔했다.
김태용 감독은 자신이 자주 사용하는 '영상통화'에서부터 '원더랜드'가 시작됐다고 말했다. 그는 "영상통화를 끊고 나면 진짜로 저기 있는 사람과 통화한 걸까 싶기도 하고 영상통화로 만나다가 실제로 만나면 오랜만에 만난 거 같기도 하고 어제 본 것 같기도 했다"라며 "관계의 경계가 점점 희미해진다고 할까. 관계 맺기가 변화하고 있다고 생각했다"라고 이야기했다.
그러면서 "죽은 사람도 영원히 죽지 않고 우리와 소통하는 시기가 곧 오겠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라며 "우리 주변의 놓친 사람들, 먼저 보낸 사람들, 앞으로 보낼 사람들을 생각해 보면 그들과 관계를 어떻게 계속 맺어갈까, 계속 맺어가는 게 맞을까 등의 숙제가 생겨 시나리오를 쓰게 됐다"라고 설명했다.
영화에 참여한 배우들 역시 김태용 감독의 아이디어에 반해 출연을 결심하게 됐다고 입을 모았다.
어린 딸에게 자신의 죽음을 숨기기 위해 '원더랜드' 서비스를 의뢰한 엄마 바이리 역을 연기한 탕웨이는 "당연히 이 영화의 아이디어가 마음에 들어 선택했다. 또한 김태용 감독과 다시 작업할 기회를 기다리고 있었기에 이 영화를 선택했다"라고 말했다.
9일 오전 서울 용산구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영화 '원더랜드'제작보고회에서 배우들이 포즈를 취하고 있다. 왼쪽부터 최우식, 박보검, 수지, 탕웨이. 연합뉴스의식불명인 남자 친구를 '원더랜드'에서 복원한 여자 정인 역의 수지 역시 "'원더랜드'라는 세계관 자체가 신선하게 느껴졌다. 데이터를 모아서 그리운 사람을 구현하고 진짜로 믿게 되는 것들이 신선하면서 또 한편으로는 씁쓸했다"라고 밝혔다.
최우식은 김태용 감독이 가진 섬세하고 따뜻한 감성이 영화에 녹아있다는 점을 언급했다. 그는 "약간 SF나 미래의 기계를 생각하면 차갑고 블루 톤인데, '원더랜드'에는 감독님이 갖고 계신 따뜻함, 글의 따뜻함이 너무 잘 어우러져 있었다"라고 말했다. 최우식은 영화에서 의뢰받은 서비스에서 뜻하지 않게 가족의 비밀을 발견하게 되는 신입 플래너 현수를 연기했다.
의식불명에서 깨어난 후 다시 마주하게 된 모든 것이 낯설고 혼란스러운 태주 역으로 영화에 합류한 박보검은 김 감독의 섬세함이 연기에 많은 도움이 됐다고 이야기했다.
그는 "감독님은 굉장히 온화하고 부드럽고, 사람의 마음을 끌어내는 리더십도 있는 분"이라며 "그래서 우리가 프리프로덕션까지 한 느낌이었다. 감독님과 이야기를 많이 나눌 수 있어서 새롭고 즐거웠다"라고 말했다.
영화 '원더랜드' 스틸컷. ㈜에이스메이커무비웍스 제공
김태용 감독은 자신의 숙제를 스크린에 풀어내 줄 배우들로 탕웨이, 수지, 박보검, 정유미, 최우식을 선택한 이유 역시 그들의 연기력과 감성이다. 특히 탕웨이부터 최우식까지 각자 한 작품의 주연으로 활약하고 있는 배우들인 만큼, 이들의 연기를 한 스크린에서 볼 수 있다는 점 역시 '원더랜드'의 최대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김태용 감독은 "보시다시피 여기 있는 분들이 스크린 안에서 보는 것만으로도 미소가 나오는 분들"이라며 "우리 영화는 사람들이 어떤 관계를 맺고, 그 관계에서 어떻게 상처받고 어떻게 극복하는지를 그리는 잔잔한 드라마다. 이 배우들은 카메라를 자꾸 앞으로 가고 싶을 만큼 흡인력 있는 배우들"이라고 이야기했다.
탕웨이는 "한자 성어 중 '호사다마'라는 말이 있다. 이 영화를 오래 기다리는 동안 다른 힘을 가진 쪽으로 숙성되지 않았나 생각한다"라며 "영화는 다른 영화와 다르다. 관객분들도 그 다름을 느끼실 수 있을 거라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원더랜드'는 죽은 사람을 인공지능으로 복원하는 영상통화 서비스 '원더랜드'를 통해 사랑하는 사람과 다시 만나는 이야기로, 오는 6월 5일 극장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