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흥민과 페드로 포로. 연합뉴스아스널. 연합뉴스"어떻게 자신의 팀이 지기를 원하는지 결코 이해하지 못하겠네요."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둔 토트넘 홋스퍼의 분위기가 묘하다. 이기면 4위 경쟁을 끝까지 이어갈 수 있는 상황. 물론 자력 4위는 불가능하지만, 아직 실낱 같은 희망은 남아있다. 그런데 토트넘 팬들 중 일부는 토트넘이 지기를 바란다.
토트넘의 승리로 반사 이익을 얻는 팀이 아스널이기 때문이다. 아스널은 '북런던 더비'라는 이름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토트넘의 숙적이다. 토트넘이 맨체스터 시티를 격파하면 아스널의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우승이 유력해진다. 현재 아스널이 승점 86점, 맨체스터 시티가 1경기를 덜 치른 상황에서 승점 85점을 기록 중이다. 토트넘전이 끝나면 최종전만 남는다.
프리미어리그도 홈페이지를 통해 토트넘 팬들의 투표를 진행했다.
당연히 아스널의 우승과 상관 없이 토트넘의 승리, 그리고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진출을 응원하는 팬들이 더 많았다. 하지만 절반에 살짝 못 미치는 46%의 팬들은 토트넘이 유로파리그로 떨어지더라도 "아스널의 우승은 절대 못 본다"라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토트넘 안지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이해할 수 없다는 반응이다.
포스테코글루 감독은 13일(현지시간) 맨체스터 시티전을 앞둔 기자회견에서 "지난 2년 동안 스코틀랜드 셀틱과 레인저스라는 세계에서 가장 큰 라이벌 대결을 치렀다. 다만 어떻게 자신의 팀이 지기를 원하는지 결코 이해하지 못하겠다. 앞으로도 마찬가지다. 그것은 스포츠가 아니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계속해서 "내가 게임에서 가장 사랑하는 것은 누군가를 이기기 위해 도전하고, 성공하는 것이다. 그 외의 것은 스포츠와 상관이 없다"면서 "토트넘 팬들의 100%가 우리의 승리를 원한다는 것을 안다. 의심하지 않겠다. 내일 승리로 팬들에게 기쁨을 줄 것"이라고 덧붙였다.
토트넘의 패배를 바라는 토트넘 일부 팬들과 달리 숙적 아스널의 선수들은 토트넘 편에 섰다.
카이 하베르츠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37라운드 후 "토트넘의 가장 열렬한 팬이 될 것"이라고 말했고, 윌리엄 살리바는 "아스널 전체가 토트넘의 팬이 될 것이다. 우리는 토트넘 승리를 위해 기도할 것"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