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제공 한국인이 사랑하는 작곡가 차이코프스키 음악의 아름다운 선율이 봄 밤을 적셨다. 바이올린과 피아노 협주곡부터 오페라, 왈츠까지 다양하게 선보였다.
CBS 창사 70주년을 기념하는 '더 차이코프스키' 첫째 날 공연이 21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렸다. 바이올리니스트 바딤 레핀, 피아니스트 세르게이 타라소프, 지휘자 에브게니 볼린스키, 프라임필하모닉오케스트라가 함께 무대를 꾸몄다.
바딤 레핀은 18세에 세계 3대 콩쿠르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한 스타 바이올리니스트다. 막심 벤게로프, 에프케니 키신과 함께 러시아가 낳은 3대 신동 연주자로 일찌감치 이름을 널리 알렸다.
타라소프는 부조니 콩쿠르, 몬테카를로 콩쿠르 등 세계 유수의 국제콩쿠르 13곳을 석권한 피아니스트다. 2019년 레핀이 음악감독으로 있는 러시아의 대표 음악축제 '트랜스 시베리아 아트 페스티벌' 오프닝 공연에서 라흐마니노프 피아노 협주곡 2번을 연주해 관객으로부터 환호를 받았다.
1부는 타라소프가 차이코프스키 피아노 협주곡 1번을 협연했다. 차이코프스키는 생전 3곡의 피아노 협주곡을 남겼는데 협주곡 1번은 피아니스트들의 시작이자 끝이라 불릴 정도로 유명하다.
웅장한 1악장의 도입부를 지나 환상동화 같은 2악장, 스펙터클한 3악장이 쉴 틈 없이 울려퍼졌다. 타라소프가 45분간의 우아하면서 격정적인 연주를 마치자 관객석에서 "브라보" 탄성이 터졌다.
박수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타라소프가 앙코르 곡을 선사했다. 차이코프스키의 호두까기 인형 중 안단테와 라흐마니노프의 프렐류드를 한 음 한 음 섬세하게 연주했다.
2부는 레핀의 차이코프스키 바이올린 협주곡 D장조 협연 무대로 꾸며졌다. 이 곡은 차이코프스키가 남긴 유일한 바이올린 협주곡이다. 이 곡을 만든 후 "심장을 파고들 만한 강렬한 음악'이라고 했을 정도로 스스로 만족했다는 후문이다.
여유 넘치는 모습으로 등장한 레핀은 활을 긁고 튕기는 등 자유자재로 구사하며 무대를 장악했다. 1악장에서는 바이올린 테크닉의 진수를 보여줬고 애수가 깃든 2악장에 이어 3악장에서는 환희의 선율을 폭발시켰다.
마지막 곡은 차이코프스키 음악으로 장식했다. 레핀과 타라소프는 차이코프스키의 '왈츠-스케르초'와 '에브게니 오네긴'을 함께 연주했다. 객석에서 또 한 번 "브라보" 환호성이 나왔다.
CBS 창사 70주년을 기념하는 '더 차이코프스키' 둘째 날 공연은 22일 오후 7시 30분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이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