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 롯데문화재단 제공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메트 오케스트라)가 다음달 19~20일 서울 롯데콘서트홀에서 첫 내한공연을 연다.
140년 역사의 메트 오케스트라는 세계 최고 오페라 극장으로 꼽히는 메트 오페라의 음악을 책임진다. 말러, 토스카니니 등을 거쳐 2018~2019시즌부터 캐나다 출신 스타 지휘자 야닉 네제 세갱(49)이 음악감독을 맡고 있다. 2022년 예정됐던 내한공연이 팬데믹으로 취소됐다가 2년 만에 재성사됐다.
네제 세갱은 최근 CBS노컷뉴스와 서면 인터뷰에서 "100명 이상의 서로 다른 목소리와 개성을 가진 사람들이 하나의 목적을 갖고 모여 아름다운 음악을 해석하는 건 요즘 시대에 드문 일이다. 팬데믹으로 인해 우리 모두 인류가 할 수 있는 일에 대해 새롭게 이해하게 됐다"며 "2017년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와 내한공연을 가졌다. 한국 관객은 특별해서 공연하는 우리에게 큰 차이를 만들어준다"고 말했다.
첫 내한공연인 만큼 선곡에 공을 들였다. 19일 공연은 바그너 오페라 '방황하는 네덜란드인' 서곡, 드뷔시 오페라 '펠리아스와 멜리장드' 모음곡, 바르톡 오페라 '푸른 수염의 성'을 연주한다. 20일은 몽고메리의 '모두를 위한 찬송가', 모차르트의 콘서트 아리아 '나는 가리라, 그러나 어디로?'와 레치타티보와 아리아 '베레니체에게, 태양이 떠오른다', 말러 교향곡 제5번을 들려준다.
네제 세갱은 "메트 오케스트라의 수준과 자질을 보여주는 오페라 곡에 집중했다"며 "바르톡 '푸른 수염의 성'은 위대한 오페라 악보 중 하나로 바그너와 드뷔시는 바르톡이 '푸른 수염의 성' 같은 걸작을 작곡하는 데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말러 교향곡 제5번을 선곡한 이유에 대해서는 "메트 오케스트라가 오페라 연주로 바빠서 브람스, 차이코프스키, 말러 같은 위대한 교향곡 레퍼토리를 연주할 기회가 많지 않은 만큼 이번 공연은 남다른 열정을 갖고 임하고 있다"고 했다.
미국 뉴욕 메트로폴리탄 오페라 오케스트라 음악감독 야닉 네제 세갱. 롯데문화재단 제공현역 최고 메조 소프라노 엘리나 가랑차와 베이스 바리톤 크리스티안 반 혼(이상 19일), 소프라노 리제트 오로페사(20일)가 솔리스트로 나선다.
네제 세갱은 "여러 차례 메트 오페라 무대에 올랐던 이들 3명의 성악가는 메트가 그런 것처럼 공연 준비 과정에서 최고 수준의 음악을 들려주기 위한 탁월함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특히 가랑차에 대해서는 "드라마틱한 힘과 뛰어난 보컬 컨트롤 능력이 필요한 '푸른 수염의 성'을 부르는 데 적임자"라고 치켜세웠다.
몬트리올 메트로폴리탄 오케스트라와 로테르담 필하모닉 음악감독을 역임한 네제 세갱은 메트 오케스트와 필라델피아 오케스트라 음악감독을 겸하고 있다. "메트 오케스트라를 이끄는 건 제 인생에서 큰 영광 중 하나죠. 140년 넘게 이어온 위대한 유산의 일부가 된 건 음악가이자 한 인간으로서 큰 의미가 있는 일이에요."
그는 메트 오케스트라에 대해 "모든 면에서 세계 최고 수준"이라고 말했다. "오페라 오케스트라지만 교향곡의 음색도 타의추종을 불허해요. 단원들의 예민한 감수성과 인지는 말러 교향곡처럼 매일 밤 무대에서 일어나는 일을 고려하지 않는 전형적인 음악을 연주하는 데 장점으로 작용하죠. 메트 오케스트라의 개방성과 유연성이 이 곡과 잘 어울려요."
네제 세갱은 "지휘자로서 제 역할은 음악을 통해 세상에 아름다움을 선사하는 것"이라며 "매일 제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다는 건 특권이다. 포디움에 오를 때마다 기쁨을 주는 사람으로 기억된다면 감사할 것 같다"는 바람을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