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오픈 16강 경기 중 코트에 누워 오른 무릎 부상 정도를 확인하는 노박 조코비치. AP=연합뉴스'무결점 사나이'도 에이징 커브가 온 것일까. '흙신' 라파엘 나달(38·스페인)에 이어 역대 메이저 대회 단식 최다 우승에 빛나는 노박 조코비치(37·세르비아)까지 올해 프랑스 오픈에서 사라졌다.
조코비치는 5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의 스타드 롤랑가로스에서 진행 중인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총상금 5350만 유로·약 794억 원) 남자 단식 8강전 기권을 선언했다. 오른 무릎 부상이 이유였다.
남자 단식 세계 랭킹 1위 조코비치는 당초 8강에서 카스페르 루드(7위·노르웨이)와 맞붙을 예정이었다. 그러나 부상 여파로 대회 2연패가 무산됐다.
8강까지 험난한 과정을 거치면서 부상이 왔다. 조코비치는 3회전에서 로렌초 무세티(30위·이탈리아)에게 열세를 보이다 풀 세트 접전 끝에 3 대 2(7-5 6-7<6-8> 2-6 6-3 6-0) 역전승을 거뒀다. 16강에서도 프란치스코 세룬돌로(27위·아르헨티나)에 역시 3 대 2(6-1 5-7 3-6 7-5 6-3)로 역전승했다.
특히 조코비치는 무세티와 32강전에서 4시간 반의 혈투를 치러 현지 시각으로 새벽 3시 7분까지 경기가 펼쳐졌다. 세룬돌로와 16강도 4시간 39분 접전이었다.
조코비치는 세룬돌로와 경기에서 2세트 도중 오른 무릎에 불편함을 호소했다. 메디컬 타임을 썼던 조코비치는 다소 절뚝거리면서 경기를 했는데 3세트를 2 대 6으로 지며 패배하는 듯했다. 그러나 투혼을 펼치며 역전승을 일궈내는 관록을 자랑했다.
조코비치가 4일(한국 시각) 프랑스 파리 롤랑가로스에서 열린 프랑스 오픈 테니스 대회 남자 단식 프란치스코 세룬돌로와 16강전에서 득점한 뒤 세리머니하고 있다. 신화=연합뉴스
하지만 끝내 8강에 나서지 못했다. 조코비치는 지난해 호주 오픈과 프랑스 오픈, US 오픈을 제패하며 역대 그랜드슬램 24회 정상 등극으로 남녀 통틀어 최다 우승자가 됐다. 그러나 올해 텃밭이나 다름이 없는 호주 오픈 4강전에서 야닉 시너(이탈리아)에 지는 등 이상 기류를 보였다. 프랑스 오픈을 앞두고 열린 남자프로테니스(ATP) 투어 BNL 이탈리아 인터내셔널에서는 당시 32위인 알레한드로 타빌로(32위·칠레)와 3회전에서 0 대 2로 졌다.
앞서 나달(275위)도 1회전에서 알렉산더 즈베레프(4위·독일)에 0 대 3으로 졌다. 프랑스 오픈에서만 통산 14번이나 우승했던 나달은 부상 여파로 올 시즌 은퇴를 고려 중으로 이번이 사실상 마지막 프랑스 오픈 출전이었다. 그러나 세월의 무게를 이기지 못하고 처음으로 프랑스 오픈 1회전에서 탈락했다.
조코비치 역시 내림세다. 이번 기권으로 조코비치는 프랑스 오픈 뒤 세계 랭킹 1위를 시너에게 내주게 됐다. 역대 최고 선수(GOAT)로 꼽히는 조코비치가 세월이라는 가장 큰 적수를 이겨낼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