각 배급사 제공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가 '전쟁의 일상화, 일상의 전쟁화'라는 주제 오는 28일부터 30일까지 서울 마포구에 위치한 독립영화전용관 인디스페이스에서 열린다.
전쟁과여성영화제는 일본군'위안부' 문제를 중심에 두고 전쟁과 여성, 평화와 페미니즘, 군사주의와 젠더 관계를 살피고, 다양하고 더 나은 여성 재현을 촉구하는 영화제로, 올해는 7회차 영화상영과 씨네토크, 부대행사(극장교실, 포럼)를 만날 수 있다.
영화제를 방문하고자 하는 관객들을 위해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가 준비한 프로그램 중 5편의 영화와 씨네토크를 미리 만나보고자 한다.
'되살아나는 목소리'(박수남·박마의, 2023, 142분, 한국)
∞ 작품 설명 : 시력을 잃어가는 재일조선인 2세 다큐멘터리 감독 박수남과 딸 박마의는 오래전 촬영한 16mm 필름들을 디지털 복원하기로 한다. 필름에 담긴 채 부식되어 가던 10만 피트 분량의 조선인 피해자들의 노동과 일상, 증언이 되살아나 우리 눈앞에 나타나고, 귀에 들려온다.
∞ 씨네토크 '10만 피트의 기록: 여성, 전쟁, 아카이브' : 강제징용, 원폭 피해 조선인, 일본군'위안부' 피해자 등의 이야기를 끈질기게 기록해 온 박수남 감독. 딸 박마의는 엄마가 평생에 걸쳐 기록한 10만 피트의 필름을 디지털로 복원하는 과정을 함께 한다. '기록과 보존 작업을 기록하기'라는 해당 영화의 의의를 되새기며 세대를 잇는 박수남, 박마의 감독과의 대화를 통해 전쟁 이후 역사를 기억하고, 그 기록 유산을 물려받고, 다음 세대로 전달하는 방법을 이야기한다.
∞ 게스트 : 박수남, 박마의('되살아나는 목소리' 감독)(*온라인 화상 대로 진행)
∞ 사회 : 조혜영(프로젝트 38)
∞ 통역 : 심아정(독립연구활동가)
"내부적으로는 개막작이라 생각하는 작품이다. 박수남 감독님은 당사자로서 재일교포 문제를 다뤄왔던 분이기에 왜 그것을 오랫동안 고집스럽게 기록해 왔는지, 어떤 생각으로 어떤 삶 속에서 끊임없이 기록해 왔는지를 다시 아카이빙한다는 의미가 있다. 또 중간에 재일교포 2세인 딸과의 관점의 차이도 보인다. 모녀 서사 같은 느낌도 든다." _조혜영 평론가 '빵과 대지를 위해'(이합 타라비에, 2022, 89분, 팔레스타인·이스라엘)
∞ 작품 설명: 이스라엘 점령 하의 팔레스타인의 현실을 가감 없이 기록하면서 국가폭력과 이스라엘 정착민들의 간섭에 휘둘리는 팔레스타인 사람들의 일상을 보여준다. 매 순간 위태로운 일상을 이어가는 그들에게 카메라는 허락된 유일한 방어 도구다. 피해 당사자들이 직접 촬영한 영상에 담긴 강렬한 현실이 눈앞에 펼쳐진다.
∞ 씨네토크 '방어의 카메라, 분노의 몽타주' : '이스라엘점령지인권을위한정보센터(B'Tselem)'는 2005년부터 약 10년간 이스라엘 점령군과 정착민들이 일상적으로 자행해 온 폭력을 기록하기 위해 서안 가자지구에 거주하는 팔레스타인 자원자들에게 비디오 카메라를 제공했다. 축적된 시청각 푸티지는 저항의 아카이브가 되고, 카메라는 방어 도구가 되며, 편집은 분노와 연대를 촉구하는 현장이 된다.
문아영 피스모모 대표와 함께 일상과 전쟁이 구분되지 않는 점령 지구의 취약한 삶, 현재 진행 중인 이스라엘의 무자비한 학살 전쟁, 그리고 피해 당사자가 든 카메라의 역량에 관해 이야기를 나눈다.
∞ 게스트 : 문아영(피스모모 대표)
∞ 사회 : 조혜영(프로젝트38)
"크레딧까지 꼭 봐야 하는 영화다. 카메라를 총에 많이 비유하는데, 피해 당사자가 가진 카메라는 최대 방어 도구다. 폭력이 주는 일상이 힘든데도 그걸 기어이 찍어내는 용기가 어마어마한 힘을 주는 영화다. 지금 이뤄지는 이스라엘의 팔레스타인 학살 이전에 어떤 맥락이 있는지 이해할 수 있다. 최근 일어나는 상황들을 다른 관점에서 볼 수 있다." _조혜영 평론가 '퀸덤'(아그니아 갈다노바, 2023, 98분, 미국 프랑스)
∞ 작품 설명 : 러시아의 작은 마을 출신인 퀴어 예술가 지나는 쓰레기, 테이프로 만들어진 별세계의 코스튬을 입고 모스크바의 거리를 활보한다. 지나의 실천은 새로운 형식의 예술이자 공공장소에서 러시아 정부에 항의하는 급진적인 저항이다. 그녀는 미와 퀴어에 대한 사람들의 지각을 바꾸길 원하며, LGBTQ+ 커뮤니티를 향한 핍박에 저항하고자 한다. 그러나 어둡고, 이상하고, 불경한 퍼포먼스에는 대가가 뒤따른다.
∞ 씨네토크 '퀴어, 러시아라는 전장에서 피어나다' : 러시아의 작은 마을 출신인 퀴어 예술가 지나는 쓰레기, 테이프로 만들어진 코스튬을 입고 모스크바의 거리를 활보한다. 지나의 실천은 새로운 형식의 예술이자 공공장소에서 러시아 정부의 퀴어탄압에 저항하는 직접행동이다. 그런 지나에게 징집명령이 떨어진다. 지나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상영 후 평화와 자긍심, 그리고 병역거부에 대한 퀴어한 이야기를 나눈다.
∞ 게스트 : 김경묵('줄탁동시' 감독)
∞ 사회 : 손희정(프로젝트 38)
"퀴어에게는 공간 자체가 전쟁터인 러시아에서 드랙 퍼포먼스를 하는 아티스트다. 그 자체가 엄청난 투쟁이 됐고, 사회적으로도 화제가 됐다. 그런 와중에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면서 징집명령이 떨어지자 난민 신청을 하고 프랑스로 가는 과정을 담은 다큐다. 성소수자의 일상에 대한 문제는 물론 군사주의 안에서 성소수자는 어떻게 할 수 있는지 등을 이야기할 예정이다." _손희정 평론가각 배급사 제공 '스윙키즈'(강형철, 2018, 133분, 한국)
∞ 작품 설명 : 1951년 한국전쟁, 최대 규모의 거제 포로수용소. 새로 부임해 온 소장은 수용소의 대외적 이미지메이킹을 위해 전쟁 포로들로 댄스단을 결성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한다. 우여곡절 끝에 한자리에 모인 그들의 이름은 바로 '스윙키즈'! 각기 다른 사연을 갖고 춤을 추게 된 그들에게 첫 데뷔 무대가 다가오지만, 국적, 언어, 이념, 춤 실력, 모든 것이 다른 오합지졸 댄스단의 앞날은 캄캄하기만 한데…!
∞ 씨네토크 '포로들의 춤과 "퍼킹 이데올로기"' : 거제도 포로수용소에서 촬영된 한 장의 실존 사진으로부터 시작된 '스윙키즈'. 영화에서 춤은 '반공' 아니면 '친공'이라는 강요당한 선택 앞에서 제3의 길로 들어서는 대안적 움직임이 된다. 그러나 '전쟁 vs 예술' 혹은 '전쟁 vs 엔터테인먼트'라는 대립각은 그렇게 단순하게 성립할 수 있을까? 여기에 젠더의 관점을 더하면 또 어떤 이야기가 가능해질까? 제2회 전쟁과여성영화제를 여는 씨네토크에서 함께 이야기해 본다.
∞ 게스트 : 조혜영(프로젝트 38), 심혜경(프로젝트 38)
∞ 사회 : 손희정(프로젝트 38)
"익숙하고 알만한 상업영화를 통해 다르게 볼 수 있다는 것을, 이런 방식이 상업 한국영화의 생명을 더 길게 만드는 거라 믿는다. 대중들에게는 영화제의 주제를 명료하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창구가 될 것이다. 조금은 어려울 수도, 낯설 수도 있다. 그러나 이런 방식이 상업 한국영화의 생명을 더 길게 만드는 거라 믿는다. 대중들에게는 영화제의 주제를 명료하고 흥미롭게 전달하는 창구가 될 것이다." _조혜영 평론가 '위안'(이혜린, 2020, 65분, 한국)
∞ 작품 설명 : 한때는 양공주, UN 마담 등으로 불렸던, 기지촌에서 성매매에 종사했던 여성들은 2014년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하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미군'위안부'라 칭한다. 그들의 잊힌 목소리와 지워진 흔적들을 쫓아가며 일본군'위안부' 제도로부터 이어져 온 '위안부'의 이야기를 전한다.
∞ 씨네토크 ''위안'의 계보와 '제5종보급품'' :
한국인들은 일본군'위안부' 제도에 대해선 비판하지만 한국전쟁 당시 '제5종보급품'이라 명명되었던 한국군'위안부'의 존재, 정부에서 '애국 행위자'로 호명하며 적극 관리한 미군'위안부'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한다. 군대가 왜 '위안'을 제도화했는지, 국가의 통제와 관리하에 이뤄진 여성 인권탄압이 어째서 버젓이 자행되는지, '위안부' 제도에서 (비)자발성의 담론이 어떻게 구성되는지에 대해 이혜린 감독과 이야기 나눈다.
∞ 게스트 : 이혜린('위안' 감독)
∞ 사회 : 조혜영(프로젝트 38)
"'위안'이라는 건 일본군'위안부'만 있었던 게 아니다. 한국 전쟁 때 한국군이 전쟁 포로로 잡 북한 여성에게 낮에는 빨래하고 밥 짓게 하고 밤에는 '위안'을 제공하도록 한 역사도 있었다. 한국에서는 거의 이야기가 안 되는 상황이다. 한국군'위안부', 이에 이어 미군'위안부'의 역사를 다루는 다큐를 상영하고, 감독님과 함께 GV를 할 예정이다." _손희정 평론가<하-② 편에서 계속>