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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염색은 안 해도 야구 색깔은 바꿔야죠" 달라진 김경문, 한화도 바꾸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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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염색은 안 해도 야구 색깔은 바꿔야죠" 달라진 김경문, 한화도 바꾸나

    한화 김경문 감독이 13일 두산과 원정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한화 김경문 감독이 13일 두산과 원정을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를 하고 있다. 노컷뉴스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두산-한화의 시즌 9차전이 열린 13일 서울 잠실구장. 경기 전 한화 김경문 감독은 오랜만에 현장에서 해후한 기자들과 반가운 인사를 나눴다. NC 사령탑에서 물러난 뒤 6년 만에 한화 지휘봉을 잡고 KBO 리그 사령탑으로 복귀했다.

    김 감독은 "왜 머리 염색을 하지 않으시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 감독은 "굳이 염색을 하기보다는 그냥 자연스러운 게 좋다"며 웃었다. 2004년부터 두산을 시작으로 20년째 감독 생활을 해온 베테랑 사령탑의 연륜이 묻어나는 대목.

    하지만 실제 경기에서는 그렇지 않았다. 김 감독은 믿음과 뚝심을 내세운 특유의 선이 굵은 야구관에 변화를 준 모습이다.

    전날 경기가 그랬다. 한화는 3 대 3으로 맞선 9회초 1사 1, 3루에서 과감한 스퀴즈 번트로 결승점을 뽑았다. 문현빈이 3루 선상으로 타구를 보내며 상대 허를 찌르는 절묘한 번트 안타를 만들어냈다. 결국 한화가 4 대 3 짜릿한 1점 차 승리를 거뒀다.

    이에 두산 이승엽 감독도 혀를 내둘렀다. 13일 경기 전 이 감독은 전날 스퀴즈 번트 실점에 대해 "사실 그런 상황에 대비해 훈련을 많이 해왔다"면서 "그런데 어제는 김 감독님의 성향을 미처 파악하지 못했다"고 멋쩍은 미소를 지었다.

    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초 3 대 3 동점 1사 1, 3루 상황에서 한화 문현빈이 1타점 번트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12일 오후 서울 송파구 잠실야구장에서 열린 2024 프로야구 KBO리그 한화 이글스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 9회초 3 대 3 동점 1사 1, 3루 상황에서 한화 문현빈이 1타점 번트 안타를 치고 있다. 연합뉴스

    이 감독이기에 더 이해가 가는 대목이다. 이 감독은 현역 시절이던 2008년 베이징올림픽 당시 김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한국 대표팀 4번 타자로 나섰다. 당시 이 감독이 1할대 타율의 극심한 부진에 시달려 선발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여론에도 김 감독은 뚝심으로 밀어붙였다. 마침내 이 감독이 일본과 4강전에서 결승 2점 홈런, 쿠바와 결승전에서 결승 1점 홈런을 날리며 기대에 부응했다.

    전날 작전에 대해 김 감독은 "사실 이전까지는 스퀴즈 번트 작전을 거의 손에 꼽을 만큼 잘 쓰지 않았다"면서 "그러나 지금은 한화 팬들이 원하는 것을 알고 있기 때문"이라고 답했다. 성적 부진으로 최원호 감독이 사퇴하고 뒤를 이은 만큼 승리가 절실했다는 것이다.

    당시 상황에 대해 김 감독은 "문현빈의 첫 스윙을 보니 작전을 써야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돌아봤다. 이어 김 감독은 "한화 팬들이 응원하시는 모습을 보면 승리에 대한 의지를 다질 수밖에 없다"고 강조했다. 빅볼을 중시하던 기존 야구관을 바꿔서라도 성적을 내겠다는 각오다.

    현재 판도에 대해 김 감독은 "롯데도 최근 잘 하고 있는데 중위권 싸움이 치열하다"면서 "복귀 첫 경기에서 운 좋게 이겼지만 승률 5할에 -8경기를 만회하는 게 쉽지 않다"고 짚었다. 이길 경기는 확실하게 이겨 5할 승률을 만들겠다는 복안이다.

    KBO 리그 통산 900승을 돌파한 명장 김경문 감독. 과연 적극적인 변화의 자세로 한화의 가을 야구를 이끌지 지켜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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