뒤돌아선 상태로 타구를 잡아낸 윌리 메이스. 연합뉴스1954년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 리그(MLB) 월드 시리즈 1차전. 뉴욕 자이언츠(현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 클리블랜드 인디언스(현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의 경기에서 빅 리그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가 나왔다.
양 팀이 2 대 2로 맞선 8회 무사 1, 2루 클리블랜드의 공격 상황. 타자 빅 워츠가 비거리 130m짜리 대형 타구를 날렸다. 이 타구가 땅으로 떨어졌다면 클리블랜드가 경기를 뒤집을 수도 있는 중요한 상황이었다.
하지만 중견수 윌리 메이스는 끝까지 타구를 쫓았다. 결국 공을 등진 상태로 타구를 잡았고, 정확한 2루 송구로 미처 귀루하지 못한 주자를 잡아냈다.
윌리스의 이 수비에는 '노 룩(No look) 캐치'라는 별명이 붙었다. 시간이 흐른 뒤에는 '더 캐치'(The Catch)로 명명됐고 이 장면은 MLB 역사상 가장 위대한 수비로 평가받고 있다.
MLB 역사상 최고의 외야수로 꼽히는 윌리 메이스가 세상을 떠났다.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 구단은 18일(현지 시각) 팀의 레전드 메이스가 눈을 감았다고 전했다.
흑인 리그(니그로 리그)에서 뛰던 메이스는 1951년부터 샌프란시스코의 전신 뉴욕 자이언츠 소속으로 MLB에 데뷔했다. 한국전쟁 군 복무로 보낸 1952년과 1953년을 제외하면 1973년까지 23년 동안 빅 리그에서 맹활약을 펼쳤다.
연합뉴스메이스는 선수 시절 660홈런(통산 6위), 1909타점(통산 12위), 3293안타(통산 13위), 339도루 등의 기록을 보유하고 있다. 통산 타율은 3할1리를 기록했다. 메이스는 현역 시절 공격, 수비, 주루 등 다방면에서 뛰어난 활약을 펼쳐 은퇴 이후 1979년 MLB 명예의 전당에도 입회했다.
수상 이력도 화려하다. 내셔널 리그(NL) 신인왕을 시작으로, 리그 최우수 선수(MVP) 2번, 올스타 24차례 선정, 포지션별 최고의 수비수에게 주어지는 골드 글러브 12차례 수상 등 당대 최고의 특급 스타로 명성을 날렸다.
메이스의 별세 소식에 MLB 스타들도 애도를 표했다. 애런 저지(뉴욕 양키스)는 "나는 메이스의 열렬한 팬이었다. 메이스가 했던 수비를 성공시키고 싶었다"며 "그는 특별한 사람이었다"고 돌이켰다.
배리 본즈(전 샌프란시스코)도 "나는 절망을 넘은 감정에 휩싸였다"며 안타까워했다. 그러면서 "메이스가 나에게 어떤 의미였는지는 설명할 수 있는 말이 없다. 나의 대부가 돼주시고 항상 그 자리에 있어 주셔서 감사하다"고 SNS를 통해 심경을 전했다.
MLB 닷컴 캡처
'바람의 손자' 이정후(샌프란시스코)도 입단 당시 '대선배' 메이스를 언급한 바 있다. 이정후는 지난해 12월 입단 기자 회견에서 구단의 대표 선수로 메이스를 가장 먼저 말해 눈길을 끌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