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청 인근 교차로에서 승용차가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해 9명이 숨지고 6명이 다치는 대형 교통사고가 발생한 가운데 2일 서울시청 인근 교차로 사고현장에 추모 메시지가 부착돼 있다. 황진환 기자 교통사고 전문 변호사 한문철이 15명의 사상자를 낸 '시청역 사고' 가해자의 급발진 주장에 대해 오디오 담긴 블랙박스 영상 여부를 주요 쟁점으로 지목했다.
한문철은 2일 방송된 유튜브 채널 '한문철TV'에서 "현재 시청역 사고 급발진 여부와 관련해 전문가들 의견이 갈리고 있다"며 언론에 공개된 해당 사고 관련 영상으로는 급발진 여부를 판단하기 어렵다고 봤다.
이날 서울 남대문경찰서는 서울시청 인근에서 차량을 몰아 인도로 돌진해 9명을 숨지게 한 운전자 차모(68)씨를 교통사고처리특례법 위반 혐의로 입건했다.
차씨는 전날 오후 9시 26분쯤 서울 중구 조선호텔 지하 주차장을 빠져나온 뒤 일방통행로인 소공로 인근 도로를 역주행하다 인도로 돌진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사고 원인으로 차량 급발진을 주장하고 있다.
한문철은 "결국 사고 차량 블랙박스에 어떤 것이 담겼는지(가 관건)"이라며 "오디오가 녹음되고, 실내를 비추면서 운전자와 동승자 모습을 잡은 영상이 있으면 (급발진 여부를) 판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한문철은 "아직 우리나라에서 민사적으로 급발진 사고가 인정된 사례는 단 한 건도 없다"며 "정상적으로 브레이크를 밟았는데도 서지 않았다는 것을 본인이 입증해야 하는 데 현실적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가해) 운전자가 유죄를 받는다면 단순 교통사고 법정 최고형인 5년이 될 가능성이 높다"며 "모든 피해자와 합의하더라도 너무 큰 사고라 무죄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그는 이번 사건으로 '고령자 운전 자격'이 다시 거론되는 데 대해 "이번 사고에서 운전자의 나이는 문제되지 않는다"며 "급발진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에 수사당국의 철저한 조사가 우선돼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