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후 환호하는 최형우. KIA 타이거즈 제공프로야구 '최고령 미스터 올스타 신기록'이 경신됐다. 1984년생, 40세 7개월 4일의 나이로 출전한 최형우(KIA 타이거즈)가 그 주인공이다.
최형우는 6일 인천 SSG 랜더스 필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리그' 올스타전에서 '나눔 올스타' 지명 타자로 선발 출전했다. 최형우는 이날 4타수 3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하며 최고의 활약을 선보였다.
이에 힘입어 최형우는 올스타전 최우수 선수(MVP)로 선정되는 영예를 누렸다. 역대 최고령 올스타 신기록이다. 종전 기록은 2011년 당시 LG 소속이던 이병규 삼성 코치(36세 9개월 11일)가 가지고 있었다.
최형우는 어떤 선수보다도 열심히 경기에 임했다. 우선 자녀들과 함께한 퍼포먼스로 팬들을 즐겁게 했다. 2회초 첫 타석에 등장할 때 아들과 딸이 직접 헬멧을 들고 경기장으로 걸어 나와 팬들의 환호성을 자아냈다.
타격감도 최고였다. 최형우는 상대 투수 김민(kt)의 초구를 때려 중견수 뒤로 날아가는 비거리 125m짜리 선제 솔로 아치를 그렸다.
최형우는 경기 후 "제 성격이 그러지 못해서 아이들과 처음 공식 석상에 나와봤다"며 "얼떨떨했다. 그런데 말도 안 되게 초구부터 홈런이 나왔다"고 돌이켰다. 그러면서 "아마 집에 가면 아이들이 축하를 해주지 않을까 싶다"며 웃었다.
승부를 결정지은 선수도 최형우였다. 나눔 올스타가 3 대 2로 아슬아슬하게 앞선 8회말 1사 2루 상황, 최형우는 우전 1타점 적시타를 뽑아냈다.
최형우는 "사실 홈런을 쳤을 때부터 (MVP 수상에 대한) 생각이 들었다"고 털어놨다. 그러면서 "마지막 타점을 올렸을 때도 그런 생각이 들었다. 그래서 같은 팀 전상현한테 '무조건 막아라. 점수 주면 큰일 난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인터뷰 하는 최형우. 이우섭 기자경기에 앞서서는 가벼운 마음으로 올스타전에 임하겠다고 선언했다. 최형우는 "작년이 진짜 마지막 올스타전이라 생각했다. 올해까지 불러주실 줄은 몰랐다"며 "올해는 후배들이 재롱떠는 것 좀 보고, 생각 없이 팬의 입장에서 퍼포먼스를 즐기려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경기가 끝난 뒤에는 "후배들에게 '나이가 많아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준다면 저도 좋다"며 "처음에는 선수들이 퍼포먼스를 하는데 이 자리에 있어도 되나 싶었다. 그런데 후배들이 그렇게 느낀다면 저도 좋다"고 강조했다.
끝으로 남은 시즌에 대한 포부를 밝혔다. 최형우는 "후반기에 잘 해야 한다. 시작부터 LG 트윈스와 중요한 경기를 한다"며 "순위만 보면 완벽하다고 생각한다. 잘 추슬러서 이대로 끝낼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