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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상반기 '한은 마통' 역대 최대…나랏빚 이자비용도 '껑충'

금융/증시

    정부, 상반기 '한은 마통' 역대 최대…나랏빚 이자비용도 '껑충'

    한은서 상반기 91.6조 대출, 71.7조 상환…이자 1291억원 역대 최대
    세수 부족에 한은에서 돈 빌려 메워…대출 규모, 통계 작성 이후 최대
    많은 돈 일시 대출로 자주 빌리면 유동성 우려
    '불어난 나랏빚'에 이자비용도↑…총지출 비중 8년 만에 3%대


    정부가 올해 상반기에만 한국은행에서 91조원 이상을 빌려 부족한 재정을 메운 것으로 나타났다.
    세금이 예정보다 덜 걷힌 상태에서 상반기 재정 지출이 집중되자 한은으로부터 돈을 빌려 메운 것인데, 이같은 대출 규모는 2011년 통계 작성 이후 최대 기록이다.

    나랏빚 증가 등으로 정부의 재원 조달 이자비용이 불어나면서 총지출에서의 비중은 8년 만에 3%대에 진입했다.

    8일 한은이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소속 양부남 의원(더불어민주당)에게 제출한 '대(對)정부 일시 대출금·이자액 내역' 자료에 따르면 올해 6월 말 현재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일시 대출하고 아직 갚지 않은 잔액은 총 19조9천억원으로 집계됐다.상반기 6개월간 총 91조6천억원을 빌렸는데 71조7천억원은 상환했다.

    한은이 과거 연도별 같은 기간과 비교한 결과, 올해 상반기 누적 대출 규모(91조6천억원)는 해당 통계를 확인할 수 있는 2011년 이후 14년 만에 최대 기록이다.

    코로나19 발병으로 재정을 지출할 곳이 많아진 2020년 상반기(73조3천억원)를 크게 상회할 뿐 아니라 대규모 세수 펑크가 난 지난해 상반기(87조2천억원)보다도 4조4천억원이나 많다.

    누적 대출에 따른 이자액은 1분기 638억원, 2분기 653억원으로 정부가 올 상반기 한은으로부터 빌려 쓴 돈의 이자액만 총 1291억원에 달한다. 상반기 발생 이자 규모 역대 1위다.

    한은의 대정부 일시 대출 제도는 정부가 회계연도 중 세입과 세출 간 시차에 따라 발생하는 일시적 자금 부족을 메우기 위해 활용하는 수단이다.

    개인이 시중은행으로부터 마이너스 통장(신용한도 대출)을 만들어 필요할때 돈을 빌려쓰는 것과 비슷하다.

    정부가 한은의 돈을 많이 이용할수록 세출에 비해 세입이 부족해 재원을 임시변통하는 일이 잦다는 뜻이다.

    지난 1월 금융통화위원회가 의결한 '대정부 일시 대출금 한도·대출 조건'에 따르면 올해 한도는 통합계정 40조원, 양곡관리특별회계 2조원, 공공자금관리기금 8조원 등 최대 50조원이다.

    상환 기한은 통합계정이 내년 1월 20일, 양곡관리특별회계는 대출일로부터 1년(단 2025년 9월 30일 초과 불가), 공공자금관리기금은 올해 12월 31일까지다.

    정부가 한은으로부터 지나치게 많은 돈을 일시 대출 형태로 자주 빌리고, 풀린 돈이 시중에 오래 머물수록 유동성을 늘려 물가 관리를 어렵게 할 수 있다.

    부족한 재정을 실시간으로 공개되지 않는 한은 일시 차입에 의존하면, 국회나 국민이 재정 상황을 투명하게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고채 이자비용 지난해 19조원…내부거래 포함시 첫 20조원대 진입

    연합뉴스연합뉴스
    나랏빚 증가 등의 여파로 정부의 재원 조달 이자비용이 불어나면서 총지출에서의 비중은 8년 만에 3%대로 올라섰다.

    8일 국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 임광현 의원(더불어민주당)이 국회예산정책처에 의뢰한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결산 기준 정부 총지출은 610조6907억원, 국고채 이자비용은 19조198억원으로 집계됐다.

    총지출 대비 국고채 이자비용 비중은 3.1%로 전년보다 0.8%포인트(p) 높아져, 2015년(3.0%) 이후 처음 3%대에 진입했다.

    총지출 대비 국고채 이자비용 비중은 지난 2020년 2.2%까지 줄어들었다가 2022년 다시 2.3%로 늘어났고, 지난해 3.0%를 넘어섰다.

    내부거래를 포함한 국고채 이자비용은 관련 통계를 제출받은 2008년 이후 처음 20조원대에 진입했다.

    임광현 의원이 기획재정부에서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국고채·외평채·주택채 등 국가채무 이자비용은 24조7천억원을 기록했다.이 가운데 국고채 이자비용이 23조1천억원으로 대부분을 차지했다.

    이는 코로나19 기간 팬데믹 대응을 위해 국고채 발행이 늘어난데다 최근 높아진 금리의 영향 때문으로 분석된다.

    늘어난 나랏빚에 세수결손이 확실시되면서 올해도 재정 타격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임광현 의원은 "정부의 감세정책으로 대규모 세수 결손이 발생해 코로나19가 끝났는데도 국가채무가 계속 늘어나고 있다"며 "민생경제 활성화와 양극화 해소에 필요한 재정 정책을 약화하는 요인이 될 수 있어 이를 타개할 조세·재정정책의 전환이 시급히 필요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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