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뻐하는 잉글랜드 선수들. 연합뉴스대회 초반 답답한 경기력으로 비판을 받은 잉글랜드 축구대표팀이 살아났다.
잉글랜드는 11일(한국 시각) 독일 도르트문트의 BVB 슈타디온 도르트문트에서 열린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 준결승에서 네덜란드를 2대1로 제압했다.
2회 연속 결승 진출에 성공한 잉글랜드는 직전 대회에서 이루지 못한 우승에 도전한다. 2021년 열린 유로 2020에서는 이탈리아에 우승을 내줬다.
이번 대회 결승 상대는 프랑스를 꺾고 올라온 '무적함대' 스페인이다. 두 팀의 결승전은 오는 15일 오전 4시 올림피아 슈타디온 베를린에서 펼쳐진다.
개러스 사우스게이트 감독이 이끄는 잉글랜드는 해리 케인(바이에른 뮌헨), 주드 벨링엄(레알 마드리드), 필 포든(맨체스터 시티) 등 세계 정상급 선수들이 대거 모여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혔으나, 대회 초반 경기력은 시원치 않았다.
조별리그 C조에서 1승2무로 조 1위에 올랐으나 3경기에서 2골에 그쳐 자국 팬들로부터 거센 비판을 받았다. 토너먼트에서도 거듭 불안한 모습을 보였으나 끈질긴 모습으로 결국 결승까지 올랐다.
잉글랜드는 이날도 선제골을 허용하며 끌려갔다. 전반 7분 사비 시몬스(라이프치히)가 전방에서 볼을 탈취한 후 기습적인 중거리슛으로 골대 상단 구석을 정확하게 찔렀다.
하지만 잉글랜드는 공격수 케인의 활약 덕에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전반 18분 케인은 페널티 지역에서 슈팅을 시도하던 중 덴절 뒴프리스(인터 밀란)와 충돌했고, 비디오 판독(VAR) 후 파울이 인정돼 페널티킥을 얻었다. 키커로 나선 케인은 침착하게 득점에 성공해 1대1을 만들었다.
올리 왓킨스. 연합뉴스이후 두 팀의 치열한 접전이 이어진 가운데 잉글랜드의 올리 왓킨스(애스턴 빌라)가 승부에 마침표를 찍었다. 후반 35분 케인 대신 투입된 왓킨스는 후반 45분 페널티 지역에서 등을 진 채 공을 지킨 후 돌아서면서 오른발로 낮게 깔아 차 골망을 흔들었다.
경기 후 사우스게이트 감독은 극적인 역전승을 이끈 왓킨스에 대해 "때때로 교체로 들어가는 선수가 자기 역할을 하는 순간이 있다"며 "중요한 건 선수단 전원이 투입될 준비가 돼 있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왓킨스가 기회를 잡아서 정말 기분이 좋다"고 미소를 지었다.
케인도 자신을 대신해 최전방을 책임진 왓킨스를 치켜세우며 "역사가 쓰였다. 놀라운 성과"라며 "준비가 돼 있어야 한다. (출전 시간으로) 5분을 받을 수도 있고, 1분만 받을 수도 있는데 왓킨스는 기다렸고, 탁월한 성과를 냈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