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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럼]흉포해진 장마…'오송참사·채상병사건' 되풀이돼선 안돼

    연합뉴스연합뉴스
    9일 밤부터 10일 오전 사이 호남과 충청 지역에 쏟아진 기록적인 폭우로 6명이 숨지고 1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속출했다. 전북 익산으로 MT를 간 의대생 A(22)씨는 연락이 닿지 않아 경찰과 소방당국이 이틀째 실종자 수색작업을 벌이고 있다. 희생자 대부분은 농촌에 거주하는 60~70대 이상 고령자들이어서 안타까움을 더해주고 있다.
     
    전북 군산 어청도에는 시간당 146.0mm의 물폭탄이 쏟아졌고, 충남 지역에도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내려 기상청 관측기록을 갈아치웠다. 이 때문에 군산과 충남 서천,금산 등지에서는 연약해진 지반이 무너지면서 산사태가 잇따랐고, 물이 불어난 배수로에 휩쓸리는 인명피해도 발생했다.
     
    최근 수 년간 이어진 여름철 비피해를 종합해 볼 때, 이제 '지루한' 장마는 옛말이 되고 '흉포해진' 장마로 탈바꿈했다. 국지적 집중호우가 빈발하는 기상이변 때문인데, 서울 강남역 일대의 침수피해가 대표적인 사례다. 2022년 8월 8일 서울 강남지역엔 하루 강수량 326.5mm, 시간당 100mm가 넘는 기록적인 폭우가 저녁에 쏟아져 어깨 높이까지 물이 차오르는 등 강남 일대는 물바다로 변했다.
     
    지난해 7월 15일엔 충북 청주시 오송읍 지하차도가 침수돼 미처 빠져나오지 못한 시민 14명이 숨지고 11명이 다치는 어이없는 참극이 빚어졌다. 그로부터 나흘 뒤엔 경북 예천군 집중호우 실종자 수색작업 도중 해병대 채수근 상병이 급류에 휩쓸려 숨지는 안타까운 사고가 이어졌다.
     
    올해 장마도 대기불안정과 저기압의 영향으로 강수구역이 20~30km로 좁게 형성되는 국지성 집중호우의 경향이 짙을 것이라는 게 기상청의 예측이다. 특히 수증기를 머금은 제트기류가 낮에 지구온난화로 달궈진 공기에 막혔다가 기온이 떨어진 밤에 내륙에 도달해서 강한 비를 뿌리는 야행성도 이번 장마의 특징 중 하나다.
     
    1년전 발생한 오송 지하차도 참사와 해병대 채수근 상병 사망사건의 기억이 생생한 만큼 더 이상 같은 비극을 되풀이해선 안된다. 변화하는 기상여건에 맞추어 철저한 대비책을 마련하고 현장에 적용해야 한다.
     
    구체적으로는 먼저 재난대응시스템의 정상작동이 시급하다. 중앙과 지자체, 지자체와 지자체의 재난안전대책본부간 신속한 정보공유를 통해 위험 상황을 인지하고 대비태세를 갖추는 게 중요하다. 오송참사에서는 지자체간 정보공유가 월활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났다. 이번 중부권 폭우에서 야간 산사태로 고령의 희생자가 다수 발생한 것도 산사태 위험지역 파악과 주민대피경보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은 행정력 부재에 기인한 측면이 있다.
     
    둘째 지하차도와 아파트 지하주차장 등 저지대 위험지역에서 사고가 되풀이되지 않도록 철저한 대비가 필요하다. 지난해 오송 참사와 2022년 태풍 힌남노 참사때에는 지하차도와 아파트 지하주차장이 블랙홀이 되었다. 인근 하천 범람 여부나 집중호우 정도에 따라 지하차도 진입을 사전 차단하기 위한 장비와 인력투입이 필수이고, 침수가 우려되는 아파트 지하주차장은 차수벽 설치와 함께 안내방송이 적절히 이뤄질 필요가 있다.
     
    셋째, 대심도 빗물배수시설의 확충이 시급하다. 100년만의 기상이변, 200년만의 기상이변이 다반사로 일어나는 현 시점에서 서울을 비롯한 대도시권에 기상이변이 속출한다면 도시기능의 마비는 물론 대형 인명피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서울의 하수관로 중 79%가 시간당 75mm를 처리하는 지선관로로, 21%가 시간당 95mm를 처리하는 간선관로로 설계돼 있다고 하는데 극한 호우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인명을 소중히 여기는 자세이다. 구조활동시 지휘관이나 기관장의 독단이 아닌 매뉴얼에 입각해 안전대책을 강구한 뒤 작업에 나설 때 제2의 피해를 막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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