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합뉴스대출금리의 기준이 되는 금융채·코픽스 금리가 하락하면서 가계대출 급증을 자극할 우려가 커지고 있다. 최근 금융당국이 불어나는 가계대출 규모를 예의주시며 은행권을 압박하자, 은행들은 거꾸로 대출금리를 높이려는 상황이다.
16일 은행권에 따르면, 은행의 조달비용은 전반적으로 감소하고 있다.
금융채(AAA, 5년) 금리는 전날 기준 3.347%로 연일 내림세다. 지난해 4%대였다가 올해 들어 3%대로 진입했고, 이달 들어 3.3%대까지 진입했다.
시장 금리는 기준금리 방향을 선제적으로 반영한다는 점에서 하반기 금리 인하에 대한 기대가 더 커지고 있다는 시그널로 해석된다.
이에 따라 지난 달 하순 일부 시중은행의 금융채 5년 주담대 금리가 최저 2%대로 떨어졌다. 농협은행을 제외한 4개 은행이 가산금리를 0.05~0.2%포인트가량 올렸지만, 시장금리가 떨어지면서 인상 효과는 그리 크지 않은 상황이다. 이날 5대은행의 주담대 고정 금리는 연 2.89%~5.64%로 집계됐다.
은행권 주담대 변동금리의 기준이 되는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도 하락했다.
전날 은행연합회 공시를 보면, 6월 신규 취급액 기준 코픽스는 3.52%로, 한달 전보다 0.04%포인트 내렸다. 코픽스는 앞서 지난해 12월부터 올해 4월까지 내리막 추세였다가 6개월 만에 처음 5월 올랐지만, 한 달 만에 다시 내림세로 돌아섰다. 신잔액 기준 코픽스도 3.17%로 전달보다 0.03%포인트 떨어졌고, 잔액 기준 코픽스도 0.01%포인트 하락했다.
코픽스는 국내 8개 은행이 조달한 자금의 가중평균금리로, 코픽스가 떨어지면 그만큼 은행이 적은 이자를 주고 돈을 확보할 수 있다는 의미다.
5대 은행의 이날 기준 주담대 변동금리는 연 3.76~6.55%로 나타났다. 코픽스 변동폭에 해당하는 정도로 낮아진 것이다.
주택담보대출 등 주요 금리가 줄줄이 내려야 할 상황이지만, 최근 시중은행들은 가산금리를 끌어올리며 대출 관리에 나서는 상황이다.
금융당국이 최근 가파른 가계대출 증가세에 대한 경계심을 드러내고 있고, 15일부터 은행권 현장점검에 들어가면서다.
다만, 한 은행 관계자는 "어쨌거나 조달비용이 낮아지니 은행 대출 금리는 어느 정도 내려갈 수밖에 없는 상황인 것은 맞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