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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번째' 채상병 특검 열차 곧 출발…여야 '타협점' 찾을까

국회/정당

    '3번째' 채상병 특검 열차 곧 출발…여야 '타협점' 찾을까

    찬성 194, 반대 104, 무효 1표로 또다시 부결
    늘어난 與 이탈표에 '원안'에 가까운 수정안 통과 기대감 높아져
    '빠른 추진' 강조하는 일각선 '한동훈 중재안', '상설특검' 목소리도
    극심한 여야 대립에 협상 가능성·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상당'

    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건이 부결되자 회의장을 좌절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건이 부결되자 회의장을 좌절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해병대 채 상병 특검(특별검사)법안이 25일 또 다시 재의표결에서 가로막히면서 '3번째 특검 열차' 출발을 앞두고 야당이 전략 수립에 부심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표면적으론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시한 '제3자 추천안'이 아니라 원안 그대로 통과시켜야 한다는 입장이지만, 번번이 윤석열 대통령의 재의요구권(거부권) 행사와 여당의 결집에 가로막힌 만큼 이번에는 특검법의 처리를 위해 여당과 협상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다만 '탄핵 청원' 등 연이은 청문회와 김건희·한동훈 특검법, 방송4법 강행 처리 등 여야 간 정쟁이 변수가 될 전망이다.

    청문회 등 '여론전' 효과 있었나?…'이탈표' 더 나왔지만 정족수 못 미쳐


    국회는 이날 본회의를 열고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채 상병 특검법)' 재의표결을 진행했다. 299명이 투표한 가운데 찬성 194표, 반대 104표, 무효 1표로 부결됐다. 지난 21대 국회 막바지에 재의표결 끝에 부결된 것에 이어 올해 들어서만 두 번째로 폐기 수순을 밟게 됐다.
     
    야당은 그 동안 탄핵 청원 청문회 등을 통해 사건의 핵심 인물인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과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등을 집중 추궁하고 여러 의혹을 제기하는 등, 특검의 정당성을 알리는 여론전에 힘썼다. 그럼에도 재의결의 문턱을 넘어서는 데는 실패했다. 국민의힘이 본회의 전 의원총회를 통해 특검법에 대해 반대표를 던지기로 당론을 결정하는 등 표 단속에 나섰기 때문이다.

    하지만 기류는 미묘하게 변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지난 4일 본회의에서 이뤄진 이번 특검법안 표결 때보다 이탈표가 늘어났기 때문이다. 지난 4일 표결 결과는 재석 190명 중 찬성 189명, 반대 1명으로 국민의힘 이탈표가 안철수 의원의 1표뿐이었다. 그런데 이번 재의표결에서는 찬성이 194표로 늘어났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개혁신당 등 범야권의 의석수 총합은 192석. 개혁신당 천하람 의원이 미국 일정으로 인해 국내에 없었던 점을 고려하면 이탈표는 최소 3표 이상으로 계산된다.

    늘어난 이탈표에 '원안 유사 특검법' 기대감 커져

    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건이 부결되자 분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해병대 예비역 연대 관계자들이 25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416회 국회(임시회) 제01차 본회의에서 순직 해병 수사 방해 및 사건 은폐 등의 진상규명을 위한 특별검사의 임명 등에 관한 법률안 재의의건이 부결되자 분노하고 있다. 박종민 기자
    두 번 연속 재의표결 부결로 야당의 셈법은 복잡해지고 있다. 이번에 폐기된 '원안에 가까운 수정안'의 재추진이냐, 국민의힘 한동훈 대표가 제안한 '중재안'으로의 선회냐를 두고 아직 고민하고 있기 때문이다.

    원안 재추진의 힘을 싣고 있는 논리는 '국민의힘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4일 1차 표결 때와 같은 내용의 법안인데 이번 재의표결에서 이탈표가 늘어났다는 것은, 국민의힘 내에서의 특검법 찬성 여론이 커지고 있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민주당이 중재안 등을 두고 이번 주 국민의힘 신임 대표로 선출된 한 대표 측과 협상에 나서는 대신, 원안에 대한 재의표결을 강행한 것도 이 같은 분석과 궤를 같이 하고 있다.

    민주당 윤종군 원내대변인은 "현 특검법안을 재의표결할지, 여당과 수정안에 관해 논의할지가 논란이 됐는데, 역사에 기록을 남기기 위해 재의표결을 해야 한다는 분위기였다"며 "이 절차가 마무리된 뒤 새로운 국민의힘 지도부와 논의하는 국면으로 전환해야 한다는 게 대체적 의견"이라고 당내 분위기를 전했다. 민주당의 한 재선 의원도 재의표결 직후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일단 국민의힘 내부를 흔들어야 한다. 중재안이 통과될지 안 될지를 떠나, 여당을 흔든다는 측면에서의 효과성은 분명히 있다"며 "6표만 더 이탈하면 되는데, 시간이 지나면서 어떻게 바뀔지와 함께 흔들었을 때 어떻게 될지를 전략적으로 생각해야 한다"고 말했다. 민주당 내에서는 조국혁신당이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안'을 활용할 경우 한 대표에 대한 압박 수위를 높일 수 있다는 전략도 거론되고 있다.

    '일단 특검 출발시키자'며 거론된 중재안과 상설특검…극한 여야 대립에 협상 가능성은 '미지수'


    다만 원안만 고집하면서 마냥 '이탈표'가 늘어나기만을 기다릴 수는 없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특검법을 두 차례 추진하는 사이 이미 채 상병의 1주기가 지났는데, 언제까지 특검법 처리를 미룰 수 있냐는 지적이다. 한 대표가 제시한, 대법원장이 특검 후보를 추천하도록 하는 '제3자 추천' 방식을 수용하되 '특검의 수사 범위'나 '관련 재판에 대한 공소 취소 권한' 등 다른 옵션을 두고 협상에 임한다면 득과 실이 어느 정도 조화를 이룰 수 있다는 분석이 제기된다.

    특검을 어떻게든 성사시켜야 한다는 다른 일각에선 윤 대통령의 거부권을 무력화하기 위해 상설특검을 활용하는 방안도 거론되고 있다. 특검의 권한이나 수사력에 있어서는 다소 부실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지만, 거부권을 피하기 위해 언제 끝날 지 모를 여당과의 협상을 이어가는 것보다 신속하다는 장점이 있기 때문이다. 이미 새로운미래 김종민 의원은 민주당을 제외한 야당 의원들에게 보낸 친전을 통해 상설특검 추진을 위한 야6당 공동교섭단체 구성을 제안했다.
     
    다만 여당과의 협상에 나서더라도 실질적인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는 미지수다. 다른 현안을 두고 여야가 곳곳에서 날카로운 신경전을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본회의에서는 이날 오후 야당의 방송 4법 강행처리에 반발한 여당의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을 통한 합법적 의사일정 방해)가 진행되고 있다.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에서는 이진숙 방송통신위원장 후보자를 둘러싸고, 이례적으로 이틀에 걸쳐 인사청문회가 진행됐다. 법제사법위원회에서는 26일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 청원 관련 2차 청문회가 열리는 한편, 민주당이 발의한 김건희 여사 특검법과 혁신당이 발의한 한동훈 특검법도 전체회의에 계류돼 공청회 또는 청문회를 열기로 한 상황이다.

    이처럼 여야 대립이 극심한 상황이기 때문에 협상이 이뤄질 수 있을지, 이뤄지더라도 의미 있는 결과가 도출될 수 있을 지에 대한 회의적인 관측이 나온다. 민주당 원내지도부 관계자는 CBS노컷뉴스와 통화에서 "이제 막 부결이 된 만큼 (협상 가능성에 대해선) 당 내에서 좀 더 차분하게 논의를 해 봐야 한다"면서도 "지금의 (여야 대립) 분위기가 협상이 (원활히) 될 수 있는 분위기는 아닌 것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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