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파리올림픽 여자 복싱 66㎏급 8강전에서 승리해 동메달을 확보하고 포효하는 이마네 칼리프. AP=연합뉴스논란의 'XY 염색체' 여성 복서가 결국 메달까지 따냈다. 알제리 여자 복싱 최초의 올림픽 메달이다.
이마네 칼리프(26)는 3일(현지 시각) 프랑스 파리 노스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올림픽 복싱 여자 66kg급 8강전에서 언너 루처 허모리(헝가리)를 눌렀다. 5 대 0 판정승이었다.
4강에 오른 칼리프는 동메달을 확보했다. 이번 대회 알제리의 첫 메달이기도 하다.
이에 세계 유수의 언론들이 이 소식을 전했다. 프랑스 유력 매체 '피가로'는 '성별을 둘러싼 논쟁 와중에 칼리프가 파리올림픽에서 알제리 최초의 메달을 따냈다'는 제목의 기사를 타전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 텔레그래프'도 "칼리프가 승리한 뒤 감정을 주체하지 못하고 '나는 여자입니다'라고 울먹였다"고 전했다.
알제리 언론 '엘 하바르'도 "칼리프는 파리올림픽에서 알제리에 첫 메달을 안겼고, 알제리 여자 복싱에서 첫 메달을 획득하는 역사적 위업을 이뤘다"고 보도했다. 칼리프는 이 매체를 통해 "나와 관련된 일은 모든 여성의 존엄성을 건드리는 것"이라면서 "국제복싱협회(IBA)는 나를 부당하게 대했지만 신은 나와 함께 계신다. 신은 위대하다"고 밝혔다.
칼리프는 일반적으로 남성을 의미하는 'XY 염색체'를 지녀 린위팅(대만)과 함께 논란이 됐다. IBA는 이런 이유로 지난해 세계선수권대회에 두 선수의 출전을 불허했다.
하지만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칼리프, 린위팅의 출전을 허용했다. 칼리프와 16강전을 치른 이탈리아의 안젤리나 카리니는 46초 만에 기권해 논란을 키웠다. 2번의 펀치에 코뼈가 부러진 카리니는 "내 인생에 중요한 경기였지만 내 인생을 지켜야 했다"고 울먹였다.
하지만 IOC의 입장은 변하지 않았다. IOC 토마스 바흐 위원장은 3일 기자 회견에서 "(칼리프는) 여성으로서 태어나 자랐고, 여권에도 여성이라고 기록되어 있다"면서 "몇 년이나 여성으로서 대회에 참가해왔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