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세영. 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KO 황진환 기자안세영(삼성생명)은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8강과 4강에서 힘겨운 승부를 펼쳤다. 세계 랭킹 1위의 실력을 갖췄음에도 2경기 연속 첫 세트를 내주고 시작했다. 1세트 패배가 의아했던 이유는 2세트부터 압도적인 기량을 되찾아 상대를 꺾었기 때문이다.
안세영이 밝힌 이유는 간단했다. "긴장을 안 하는 게 쉽지 않다"며 웃었다. 많이 움직이면서 경기를 펼치라는 김학균 감독의 조언을 들을 때마다 안세영은 깨어났다. 그리고 상대를 압도했다.
5일 프랑스 파리의 라 샤펠 아레나에서 열린 2024 파리 올림픽 배드민턴 여자 단식 안세영과 허빙자오(중국)의 결승전을 앞두고 한 가지 변수가 발생했다.
이날 동메달 결정전은 개최되지 않았다. 전날 4강에서 허빙자오를 상대로 앞서가던 캐롤리나 마린(스페인)이 경기 도중 악화된 무릎 부상 때문에 기권했기 때문이다. 마린은 동메달 결정전에 뛸 수 없는 상태였다.
대표팀은 대진을 보고 아마도 마린의 결승 진출을 예상했던 것 같다. 김학균 감독은 "마린이 경험도 많고 파이팅도 좋아서 조금 더 까다로운 상대였다"고 말했다.
허빙자오는 마린의 부상 때문에 어부지리로 승리하자 공동취재구역에서 안타까워하며 눈물을 흘렸다. 그래도 어렵게 잡은 우승 기회를 위해 노력했고 그 실력은 만만치 않았다. 오랜만에 왼손잡이를 상대하는 낯섦도 분명히 영향을 끼칠만 했다.
그러나 올림픽 우승이라는 마지막 목표 아래 마음을 다잡은 안세영에게 거칠 것은 없었다. 안세영은 1세트 초반 근소하게 끌려갔다. 그러나 움직임이 이내 활발해지자 거침없이 상대를 몰아쳤다.
안세영은 1세트를 21-13으로 승리했다. 지난 2경기의 흐름과는 180도 달랐다. 2세트 초반까지는 접전 양상이었다. 그러나 샷의 정확도, 움직임, 여유 등 모든 면에서 안세영이 한수위였다.
2세트 들어 11-11 동점 상황이 있었지만 이후 안세영은 강햔 샷과 운영 능력으로 차이를 벌렸다. 허빙자오는 끝까지 분전했지만 긴장이 완전히 풀린 안세영에게 적수는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