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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칼럼]'금융지주회장은 여전히 천왕인가'…은행, 환골탈태해야

칼럼

    [칼럼]'금융지주회장은 여전히 천왕인가'…은행, 환골탈태해야

    핵심요약

    MB시절 금융권 4대천왕 위세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 비리 거센 후폭풍
    친인척에 42건, 616억원 대출, 부당대출 350억
    손회장 지배력 커진 뒤 대출 규모 급속 증가

    회장 친인척 특혜대출에 통제시스템 미작동
    은행, 실무자 면직처리후 당국에 보고안해
    금감원, 제보로 검사 착수
    손 전회장 연루 여부 등 명백히 밝혀야
    금융권 환골탈태하는 계기 되길

    손태승 전 우리금융 지주 회장. 우리금융그룹 제공손태승 전 우리금융 지주 회장. 우리금융그룹 제공
    금융 지주회사 회장들이 한 때 천왕으로 불린 적이 있다.
     
    이명박 정부 시절 얘기이다.
     
    산은 금융지주 강만수 전 회장과 하나 금융지주 김승유 전 회장, 우리 금융지주 이팔성 전 회장, KB 금융지주 어윤대 전 회장은 당시 금융권의 4대 천왕으로 불렸다.
     
    이른바 셀프 연임을 하거나 후계자를 세워 회장 직을 세습해도 금융 감독당국조차 제대로 견제하지 못할 정도로 당시 이들의 위세는 대단했다.
     
    이후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서 금융지주 회장들을 견제하기 위한 조치들이 만들어지긴 했지만, 이번 손태승 전 우리금융 지주 회장의 친인척 비리가 터져 나오면서 구태가 사라지지 않았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동안 끊임없이 제기됐던 우리은행의 부실한 내부 관리 문제가 또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손태승 전 우리금융 지주 회장의 친인척 문제여서 후폭풍이 거세다.
     
    2020년 4월부터 2024년 1월까지 손태승 전 회장의 친인척이 운영하는 20개 업체에 42건, 616억원 규모의 대출이 있었고 이 가운데 28건, 350억원은 기준과 절차를 따르지 않은 대출이었다.
     
    손 전 회장의 처남과 그 가족 들이 연루된 것으로 전해진다.
     
    우리은행의 금융 사고는 최근들어 잊을만 하면 재연되고 있다.
     
    우리은행 경남지역 한 지점의 직원이 지난해 7월부터 올해 5월까지 35회에 걸쳐 개인과 기업 고객 17명 명의로 허위 대출을 신청해 대출금 177억 7천만 원을 빼돌린 사실이 드러났고 2022년에는 본점 기업개선부 직원이 우려 8년간 670억을 횡령한 사실이 밝혀지기도 했다.
     
    금융감독원 자료에 따르면 임종룡 회장 취임 후부터만 따져도 지난 6월말까지 1년 3개월여 동안 발생한 금융사고가 9건에 금액이 142억원에 이른다.
     
    사기가 3건에 115억9400만원이었고, 횡령 2건에 2억5900만원, 기타 사고가 2건에 23억2500만원 이었다.
     
    다만 이번 건은 직전 회장의 친인척 비리란 점에서 그동안의 금융사고와는 차원이 다르다.
     

    2017년 은행장으로 취임한 손 회장은 2019년부터 우리금융지주와 우리은행장 직을 겸직하기 시작했는데, 해당 친인척 관련 대출은 겸직 1년쯤 뒤 부터 급격하게 늘어난 것으로 알려졌다.
     
    사실상 주인이 없는 조직인 우리금융 그룹 내에서 금융 계열사들을 총괄하는 금융지주 회장은 절대적인 권한을 행사한다.
     
    이번 사건은 어느 곳보다 투명해야할 은행에서 회장 친인척에게 특혜가 진행되는 동안 내부통제시스템이 작동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심각하다.
     
    문제는 또 있다. 이번 부정 대출을 실무적으로 주도한 모 지역 본부장은 지난 3월에 면직 처리됐지만 금융감독원이 검사에 착수한 건 6월이다.
     
    우리은행 측이 부당대출을 확인한 뒤 해당본부장을 면직처리하고서도 감독당국에 보고하지 않았다는 얘기다.
     
    금융감독원의 검사는 우리은행 측의 보고가 아니라 제보가 접수되면서 시작됐다,
     
    부당대출에 손 전회장이 연루됐는지 여부는 물론 우리 금융 내에서 사건을 무마하고 은폐하려는 시도는 없었는지 명명백백하게 밝혀져야 한다.
     
    그동안 후진성을 지적받아온 금융권이 환골탈태하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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