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 고시엔에서 4강에 진출한 교토국제고. 연합뉴스
최고 권위의 일본 전국 고교야구선수권대회, 이른바 고시엔에 한국어 교가가 울려 퍼졌다.
재일 한국계 민족 학교 교토국제고는 19일 일본 효고현 니시노미야시 한신 고시엔구장에서 열린 대회 본선 8강전에서 나라현 대표 지벤고교를 4 대 0으로 제압하고 준결승에 진출했다. 지난 2021년 여름 고시엔에서 4강에 오른 뒤 3년 만에 다시 이룬 쾌거다.
특히 지벤고교는 3년 전 준결승에서 만났던 상대다. 당시에는 교토국제고가 지벤고교에 1 대 3으로 졌다.
하지만 이날은 달랐다. 교토국제고는 이날 4회 말에 2점, 5회 말에 1점, 7회 말에 1점을 각각 올리면서 승리를 확정했다. 선발 투수 니시무라 잇키는 이날 118구를 던지며 완봉승을 거둬 승리의 주역이 됐다.
경기가 끝난 뒤에는 선수들이 한데 모여 교가를 불렀다. 교토국제고 교가는 '동해 바다 건너서 야마도(大和·야마토) 땅은 거룩한 우리 조상 옛적 꿈자리'라는 한국어 가사로 시작한다.
이 모습은 NHK를 통해 일본 전국에 중계됐다. 고시엔에서는 경기 전에 출전 학교 교가가 연주되고, 경기 후 승리 팀의 교가를 한 번 더 튼다. NHK는 고시엔의 거의 모든 경기를 방송한다.
다만 논란도 있었다. NHK가 '동해'를 '동쪽의 바다'로 자막을 써 방송한 것. '한국의 학원'이라는 가사 역시 '한일의 학원'이라고 표기됐다.
포효하는 교토국제고 투수. 연합뉴스교토국제고는 1947년 재일교포를 중심으로 개교한 학교다. 일본고교야구연맹에는 1999년 가입했다. 백승환 교토국제고 교장은 "야구를 통해 학교 발전과 동포 사회가 하나가 되는 계기를 만들어 기쁘다"고 소감을 전했다.
106회를 맞은 여름 고시엔은 일본의 대표적인 고교 야구 대회다. 올해는 3715개 학교 중 49개 학교가 지역 예선을 뚫고 본선에 올랐다. 이번 대회에서 교토국제고는 1차전 7 대 3, 2차전 4 대 0, 3차전 4 대 0으로 무서운 기세를 뽐내고 있다. 준결승은 오는 21일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