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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관마약 수사외압 의혹' 김찬수 "용산 언급 안했다"…공수처에 쏠린 눈

사건/사고

    '세관마약 수사외압 의혹' 김찬수 "용산 언급 안했다"…공수처에 쏠린 눈

    세관마약 수사외압 의혹 청문회, 진실 공방
    '용산 대통령실 언급하며 외압' 의혹 제기된 김찬수
    청문회서 "용산 언급한 적 없다…사실 무근" 주장
    백해룡 "본인 영달 위해 동료 배신" 반박
    수사 받는 세관, 경찰 방문 논란도
    고광효 "청탁 아니고 압력 행사도 아니다" 주장

    김찬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김찬수 대통령비서실 행정관이 20일 서울 여의도 국회 행정안전위원회에서 열린 마약수사 외압 의혹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고 있다. 윤창원 기자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과정에 세관 직원들이 연루된 정황을 수사하던 경찰 수사팀에 조직적 외압이 가해졌다는 이른바 '세관 마약 수사 외압 논란'의 핵심 인물인 김찬수 대통령실 행정관(당시 서울영등포경찰서장)이 "용산 대통령실을 언급한 적이 없다"며 외압 의혹을 부인했다.

    김 행정관은 외압을 당했다고 폭로한 백해룡 경정(당시 영등포서 형사과장)에게 언론 브리핑을 연기하라고 지시한 것은 맞지만 '용산이 심각하게 보고 있다' 등 대통령실을 언급한 적은 없다고 주장했다. 백 경정은 이런 김 행정관의 주장이 거짓이라며 "본인의 영달을 위해서 동료를 배신한 것"이라고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양측의 말이 엇갈리면서 결국 이번 의혹의 실체는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의 수사를 통해 밝혀질 전망이다.

    마약 밀반입 관련 세관 연루 의혹이 불거진 상황에서 관세청 직원들이 백 경정 등 경찰 수사팀을 직접 찾아가 만난 점을 두고도 '청탁·외압성 만남'이라는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고광효 관세청장은 "전혀 청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며 만남 자체도 문제될 게 없다고 주장했다가 청문회장에서 질타를 받았다.

    백해룡 "용산 분명히 언급" vs 김찬수 "내 말은 왜 안 믿냐"

    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세관 연루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찬수 대통령비서실 지방시대비서관실 행정관(전 영등포서장)이 신문에 답하는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20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세관 연루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김찬수 대통령비서실 지방시대비서관실 행정관(전 영등포서장)이 신문에 답하는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을 바라보고 있다. 연합뉴스
    국회 행정안전위원회가 20일 진행한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는 백해룡 경정과 김찬수 대통령실 행정관이 나란히 출석했다. 두 사람은 각각 형사과장과 경찰서장으로 함께 일한 동료였다.

    앞서 지난해 9월, 백 경정은 말레이시아 마약 조직의 필로폰 밀반입 범행에 인천공항 세관 직원들이 연루됐다는 진술을 확보하고 수사에 나섰다. 이 진술을 확보한 직후 김 행정관은 서울청 수사 지휘부는 물론 9월 13일엔 윤희근 당시 경찰청장에게 사건을 보고했고, 윤 전 청장은 크게 칭찬하며 수사 성과를 대내외에 널리 알리라고 했다.

    하지만 백 경정은 약 일주일 뒤인 9월 20일 밤 9시쯤, 김 행정관이 전화를 걸어와 '용산에서 사건 내용을 알고 있다. 심각하게 보고 있다'고 말하며 언론 브리핑 연기를 지시했다고 수사 외압 의혹을 폭로했다. 이후 실제로 언론 브리핑은 연기됐고, 보도자료에서 세관 관련 내용은 모두 삭제됐다. 수사팀의 수사도 일시 중단됐다. (관련기사: [단독]'세관마약 수사 외압' 의혹에 대통령실 등장…'용산, 심각하다')

    수사외압 의혹의 핵심 인물인 김 행정관은 이날 청문회에서 '용산 대통령실을 언급한 적이 있느냐'는 여러 의원들의 질의에 "사실 무근"이라고 주장했다. 김 행정관은 "황당하다. 전혀 없었다"라고 말했다.

    반면 백 경정은 '김 행정관이 지난해 9월 20일에 용산 이야기를 한 것이 맞는가'라는 질문에 "분명하다"라고 반박했다.

    공개된 지난해 10월 30일 두 사람의 녹취록을 보면 백 경정은 "서장님이 '용산에서 알게 됐다'고, '심각하다'고 그렇게 말씀하셔 그때 제가 그 상황을 안 거예요. 이게 서울청에서 한 게 아니라니까요. 서장님"이라 말했고, 이에 대해 김 행정관은 "음"이라며 별다른 답을 하지 않았다. 그러자 백 경정은 "저는 옷을 벗을 각오까지 돼 있어요"라고 말했고, 김 행정관은 "그렇게 좀 너무 나가지 마시고요. 일단은 보고를 계속 해야죠"라고 답했다.

    청문회에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 녹취록과 관련해 "김 행정관은 (통화에서) 용산이란 단어가 나왔는데도 불구하고 '내가 언제 그런 말을 했느냐'고 하지 않았다"라고 지적했다. 이에 김 행정관은 "(전에도 백 경정이) 개인적으로 와서 용산이라고 말해서 저는 이 분이 왜 이런 말을 하는지 의아스러웠고 '왜 그런 말을 하느냐'고 되물은 적도 있다"라고 주장했다.

    두 사람 중 한 명이 거짓말을 하고 있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쏟아졌다. 그러자 더불어민주당 한병도 의원은 김 행정관에게 '백 경정이 거짓말하고 있다면 왜 그렇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이에 김 행정관은 "백해룡 전 과장에게 물어보라"고 답했다.

    한 의원은 백 경정에게 '김 행정관이 왜 거짓말을 한다고 생각하는가'라고 물었고 백 경정은 "송구하지만, 본인의 영달을 위해 동료를 배신한 것"이라고 답했고, 그러자 김 행정관은 "본인의 영달이요?"라며 깊은 한숨으로 불만을 드러냈다.

    백 경정은 "본인(김찬수)이 마약 압수 현장에서 진두지휘까지 했다. 김찬수 서장은 전담팀을 배신해선 절대 안 되는 사람이다. 명령을 받아서 현장에서 수행한 직원들을 배신하고 제 등에 칼을 꽂은 사람"이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김 행정관은 "이분이 약간 피해의식이 있는 것 같다. 제 말은 왜 안 믿어주는가"라고 말했다.


    공수처 수사에 쏠린 눈… '채상병 수사팀'이 수사 진행 중  

    공수처는 현재 백 경정의 고발로 이번 사건을 수사하고 있다.

    백 경정의 폭로로 수사 외압을 넘어 대통령실 개입 의혹으로까지 번진 상황에서 김 행정관이 용산 대통령실을 언급한 적이 없고, 브리핑 연기 역시 수사 상황을 보고 자체 판단한 것이라고 주장하면서 결국 진상규명은 공수처의 몫이 됐다.

    공수처는 이번 세관 마약 수사 외압 의혹 사건을 수사4부(이대환 부장검사)에 배당했는데, 특히 이 사건 주임검사를 차정현 수사기획관(부장검사)이 맡았다는 점이 주목을 받았다. 차 부장검사는 채 상병 수사 외압 사건의 주임검사로 초기부터 수사를 담당했다. 법조계에선 채 상병 사건과 세관 마약 사건이 사실관계 구조나 법리가 서로 비슷한 부분이 있다는 점에서 차 부장검사에게 맡겼다는 평가가 나왔다.

    두 사건 모두 △수사 외압 과정에 대통령실 개입 의혹이 불거진 점 △수사 담당자가 폭로 당사자인 점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관련자(이종호)가 등장하는 점 등이 공통점으로 꼽히고 있다.

    세관이 수사팀을 찾아갔는데…고광효는 "청탁 아니다" 주장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세관 연루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상반된 답변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조지호 경찰청장, 고광효 관세청장. 연합뉴스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행정안전위원회의 '세관 연루 마약 밀반입 사건 수사 외압 의혹 청문회'에서 증인으로 출석한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과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전 영등포서 형사과장)이 상반된 답변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백해룡 강서경찰서 화곡지구대장, 우종수 경찰청 국가수사본부장, 조지호 경찰청장, 고광효 관세청장. 연합뉴스
    관세청은 이날 청문회에서 말레이시아 마약조직에게 공항이 수차례 뚫려 마약이 밀반입된 것에 대해 사과했다.
    고광효 관세청장은 "작년 1월 27일 저희가 적발하지 못한 것은 정말 죄송스럽게 생각한다"며 잘못을 인정했다.

    하지만 고 청장은 세관 직원들이 영등포경찰서 수사팀을 직접 찾아가 백 경정에게 언론 브리핑 관련 내용을 물은 것에 대해선 "사건 청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고 말해 논란을 일으켰다. 앞서 백 경정은 지난해 10월 6일 아침 정기섭 전 여행자통관2국장이 자신을 찾아와 '고 청장 지시를 받고 왔고 언론 브리핑에서 저희 기관에 대해 언급을 안 하면 안 되겠느냐'고 말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정 전 국장은 "당시 김재일 전 인천세관장과 통화하면서 '내일 서울 영등포경찰서에서 언론 브리핑을 한다는 소식이 있던데 한번 가봐야 하지 않겠냐'고 했다"며 지시에 따른 방문은 아니라고 부인하면서도 "브리핑이 있는지, 어떤 내용을 하는 것인지 알아보기 위해 가게 됐다"고 방문 사실을 인정했다.

    수사를 받는 기관이 수사팀을 찾아간 것인데, 이에 대해 고 청장은 "전혀 청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기관장으로 당연히 해야 할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관세청의 명예가 걸려있는 사안이다. 수사 과정에 개입한 적 없고, 압력을 행사한 적도 없다"고 말했다.

    고 청장의 답변에 '언론 브리핑 내용을 확인하는 것 자체가 사실상 청탁', '수사팀을 찾아 언론 브리핑까지 관여하는 것은 일반적이지 않다'는 의원들의 질타가 이어졌다. 조지호 경찰청장도 해당 면담에 대해 "그 자체가 부적절하다. 부적절한 만남"이라는 의견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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