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주 근영여고 최유림. 이우섭 기자프로배구 신인선수 드래프트 시즌에는 지원 선수 중 최장신이 큰 관심을 받기 마련이다.
작년 여자 신인 드래프트 최장신은 187cm의 김세빈(한국도로공사)이었다. 미들 블로커인 김세빈은 신장에서 오는 장점을 활용해 프로 데뷔 첫해부터 두각을 드러냈고, 신인왕까지 거머쥐었다.
올해 지원자 중 가장 키가 큰 선수는 근영여고 3학년 최유림이다. 신장은 김세빈보다 3cm 더 큰 190cm. 큰 키를 이용하는 플레이 스타일은 물론, 스피드와 점프력이 장점으로 꼽혀 많은 프로 구단의 관심을 끌고 있다.
최유림은 29일 강원도 삼척실내체육관에서 열린 '제35회 CBS배 전국중고배구대회' 여고부 결승 중앙여고전에 출전했다. 우승 트로피를 따내지는 못했다. 이날 근영여고는 중앙여고에 세트 스코어 0 대 3(12-25 20-25 18-25)로 패했다.
경기가 끝난 뒤 최유림은 "비록 지긴 했어도 예선전부터 팀 동료들이 열심히 해줬다"며 "그래서 결승까지 올라올 수 있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마지막 시합인 전국체전이 남았으니 열심히 해서 좋은 성적 내보겠다"고 각오를 다졌다.
최유림은 현재 고등학교 3학년에 재학 중이지만 같은 학년 다른 선수들보다는 1살 많다. 여기에는 배구를 위한 비하인드 스토리가 숨어있다.
배구를 시작한 건 초등학교 6학년부터였다. 최유림은 "배구를 하기 전부터 키가 컸다. 외할머니께서 배구를 하면 좋겠다고 조언해 주셔서 시작하게 됐다"고 입을 열었다. 이어 "6학년 2학기부터 본격적으로 배우기 시작했는데, 초등학교에서 더 많은 배구 경험을 쌓고 중학교로 진학하는 게 좋겠다는 판단에 1년 유급을 했다"고 설명했다.
전주 근영여고 190cm 미들 블로커 최유림. 이우섭 기자포지션은 단연 미들 블로커다. 큰 키를 한껏 활용할 수 있는 자리기 때문이다. 최유림은 "미들 블로커가 제일 자신 있는 포지션이다. 거의 이 자리에서만 뛰어봤다"며 "가끔 아포짓 스파이커에도 서봤는데 잘 때렸던 것 같다"고 말했다.
우월한 신장은 많은 프로 구단의 눈길을 사로잡을 수밖에 없는 요소다. 실제로 한국배구연맹(KOVO)은 지난 20일 여자 신인선수 드래프트 소식을 알리며 "190cm로 이번 드래프트 최장신 참가자인 근영여고 최유림도 많은 구단들의 눈길을 끌고 있다"고 주목했다.
보유한 장점은 단지 신장뿐만이 아니다. 최유림은 "키가 큰데도 달리기와 같은 스피드도 자신이 있다"고 어필했다. 또 "점프 능력과 높은 타점도 장점"이라고 소개했다.
자신이 가장 닮고 싶은 선수로는 같은 포지션인 배유나(한국도로공사)와 양효진(현대건설)을 꼽았다. "배유나 선수는 속공과 빠른 이동 공격을 잘해서 멋있다. 양효진 선수는 블로킹과 노련한 공격을 해서 닮고 싶다고 생각했다"는 이유다. 그러면서 "만약 프로에 가서 같은 팀이 되면 곁에서 많이 보고 배우고 싶다"고 의지를 드러냈다.
큰 키를 활용해 공격을 시도하는 최유림.드래프트를 앞둔 소감은 담담했다. 최유림은 주변의 주목에 대해 "운동할 때만큼은 그런 시선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며 "그냥 제가 해야 할 것만 잘해야겠다는 마음가짐뿐"이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남들이 어떻게 나를 평가하든, 운동에만 집중해서 성장하자는 생각"이라고 성숙한 답변을 내놓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