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故 이지한과 그의 명예 졸업장. 935엔터테인먼트 제공·이지한 인스타그램 캡처이태원 참사로 세상을 떠난 배우 고(故) 이지한이 동국대학교 명예 졸업장을 받았다.
이지한의 모친은 최근 고인의 인스타그램에 "8월 22일에 지한이의 (동국대) 명예 졸업식이 있었다"며 "졸업식에 갔다 와서 몸살이 심하게 나 오늘에서야 정신을 차리고 그날의 일을 회상해본다"고 운을 뗐다.
그러면서 "지한이의 영정사진을 가지고 졸업식에 가고 싶지 않았다"며 "내 아들의 죽음을 인정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친은 고인을 누군지도 모르는 사람들이 있을 거 같아 슬프지만 영정사진을 비단 보자기에 싸서 들고 갔다고 한다.
그는 "우리 셋은 (강단에) 들어가는 순간부터 눈물을 흘렸다"며 "지한이의 졸업을 축하한다는 목소리는 어디서도 들리지 않았다"고 떠올렸다.
이어 "우리 가족은 꽃다발을 준비하지 않았다"며 "받을 지한이가 우리 곁에 없는 게 너무 슬펐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모친은 또 "(2022년) 10월 29일 이후로 지한이가 없는 우리 가족의 삶은 두 발이 땅이 아닌 공중에 두둥실 떠서 영혼 없이 걸어다니는 사람들처럼 그 어떤 것에도 아무 의미를 느끼지 못하게 됐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한이의 영정사진 앞에 두고 엄마, 아빠, 누나는 눈물을 흘리며 중얼거린다"며 "'지한아 명예졸업을 축하한다'라고 말이다"고 했다.
끝으로 "지한이 없이 남겨진 우리 셋은 그날 서로의 손을 잡고 하염없이 눈물만 흘렸다"며 "듣고 있지? 지한아? 보고 있는거지? 사랑하고 많이 많이 아주 많이 보고 싶다"고 적었다.
지난 2017년 엠넷 서바이벌 오디션 프로그램 '프로듀스 101' 시즌2로 얼굴을 알린 고인은 배우로 전향해 2019년 웹드라마 '오늘도 남현한 하루'에 출연했다. 2022년 10월 29일 밤 서울 용산구 이태원에서 발생한 압사 사고로 세상을 떠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