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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금치 한 단 8천원? 차라리 고기 먹지"…추석 앞 물가 '비상'

생활경제

    "시금치 한 단 8천원? 차라리 고기 먹지"…추석 앞 물가 '비상'

    반찬 코너에서 시금치 나물·파김치 사라져
    7월 폭우+8월 폭염 탓

    서울 한 강남의 대형마트 채소 코너. 박성은 기자서울 한 강남의 대형마트 채소 코너. 박성은 기자
    "시금치 한 단에 7990원? 보통 2천 얼마면 샀는데…"
    "지난 주에는 시금치 한 단에 만원이었어… 시금치 안 먹고 고기를 먹는 게 낫지…"


    지난 달 30일 오후 경기도의 한 식자재 마트 내 채소 판매 코너 앞. 저녁 식사를 위해 장을 보는 부부는 시금치 가격을 보고 혀를 내둘렀다. 시금치 옆에 배추 한 포기는 7500원. 두 달 전에 비해 두 배가 됐다.

    반찬 코너에는 시금치 나물 반찬이 자취를 감췄다. 1만원 하던 파김치는 1만 7천원으로 가격이 올랐다. 반찬 가게 주인은 "시금치는 비싸서 나물 반찬으로 하지도 못하고, 파김치도 너무 비싸서 사람들이 너무 비싸다고 난리라 계속 만들어야 할 지 고민"이라고 말했다.

        추석을 앞두고 시금치, 배추, 무처럼 자주 먹는 채소 가격이 고공행진 중이다. 연이은 장마와 폭염 탓이다. 가공식품 가격과 외식비도 덩달아 오름세를 보이며 소비자들의 한숨이 커지고 있다.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상추와 시금치 등 폭염에 약한 채소 가격이 최근 폭등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적인 게 시금치다. 6월 가격은 100g 당 790원이었는데 지난달 28일 기준 4027원으로 무려 5배나 폭등했다. 같은 기간 배추 1포기 가격도 두 배 넘게 올랐고, 무와 오이 가격도 각각 90%, 73% 증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도 30~70% 높은 수준이다.

    올해 유독 잦은 폭우와 긴 폭염 등 이상 기후 영향으로 채소 가격 오름세는 더욱 가팔라졌다. 채소류는 특히 날씨에 예민하다보니 작황이 예년보다 더욱 부진했다. 농수산물 업계 관계자는 "시금치, 배추 등은 폭염과 열대야에 약하기 때문에 말라 죽거나 시드는 등 공급이 줄어들었다"면서 "장기적으로 폭염·폭우 같은 기후 변화가 계속될 경우 가격 급등은 더 심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지난달 29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장을 보고 있다. 연합뉴스
    채소 뿐 아니라 주요 식품업체들의 도미노 가격 인상도 소비자에게 부담이다. 오뚜기는 지난달 30일부터 대형마트에서 파는 토마토 케첩(500g) 가격을 9% 넘게 올렸고, 참기름(320ml)은 약 13%, 순후추 가격(50g)은 17% 뛴다. 이번달부터는 편의점에서 파는 3분 카레 가격도 10% 오른다.

    대상도 이달부터 편의점에서 판매하는 김치 제품 가격을 7~10% 올린다. 비비고 김치를 만드는 CJ제일제당도 김치 가격 인상 여부를 검토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지난 5월 기후플레이션(기후+인플레이션) 여파가 심한 올리브유 가격을 34% 올리고 김 가격은 11~30%, 참기름 가격은 15% 올린 바 있다.

    채소부터 식자재 가격까지 치솟으며 추석을 앞두고 밥상 물가에는 비상이 걸렸다. 한국물가협회는 전국 전통시장 기준 4인 가족 차례상 평균 가격이 28만 7100원으로 지난해 대비 9.1% 상승했다고 밝혔다. 지난달 22일 기준 전국 17개 시도 전통시장에서 28개 차례 용품 품목별 가격을 조사한 결과다.

    정부는 물가 안정에 팔을 걷어붙였지만 아직 소비자들은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정부는 배추·무·사과 등 20대 성수품을 17톤 공급하고 유통업계와 연계해 주요 품목을 최대 60% 할인하겠다고 밝혔다. 서울 강남에 거주하는 송영옥(77)씨는 "뉴스를 보니까 추석을 대비해 과일 등 성수품을 많이 공급하겠다고 하는데 실제로는 잘 모르겠다"면서 "추석이어도 조금씩 사려고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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