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이 지도하는 학생의 어머니를 성추행해 구속된 일본 프로탁구 선수 고니시. 일본 프로탁구 T리그 홈페이지 캡처지도하는 학생 선수의 어머니를 성추행해 구속된 일본 프로탁구 선수 고니시 카이히데(43). 현역인 데다 세계선수권대회 단체전 메달리스트이기도 한 유명 선수라 충격을 안겼다.
지난달 21일 뉴스 포스트 세븐 등 현지 매체에 따르면 고니시는 지난달 7일 자신이 지도자로 있는 사이타마현 'WEILAI 탁구 스쿨'에 학생의 어머니를 불러내 신체를 만지는 등 외설 혐의로 구속됐다. 당시 해당 학생은 지도를 받고 있었다.
일본 매체 주간여성 프라임은 3일 더 자세한 정황을 전했다. 이 매체는 "카이히데가 지도 중인 학생에게 달리기를 지시한 뒤 스쿨 내에서 해당 학생의 어머니와 단둘이 되자 '마사지'라면서 몸을 만지는 등의 외설적인 행위를 했다"는 다른 전국지 사회부 기자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해당 학생 어머니는 2일 뒤 경찰에 이를 알렸고, 지난달 20일 카이히데가 체포됐다.
이 소식은 국내 탁구계에도 알려졌다. 특히 파리올림픽 남자 대표팀 주세혁 감독도 깜짝 놀랐다. 고니시가 자신과 특별한 인연이 있었기 때문이다.
주 감독은 최근 CBS노컷뉴스에 "해당 기사를 보고 엄청 놀랐다"면서 "동갑내기로 현역 시절을 함께 보냈던 선수였다"고 전했다. 이어 "중국에서 귀화한 선수였는데 원래 성이 요시다였는데 일본 탁구 대표인 아내의 성으로 바꿨다"고 돌아봤다.
고니시는 중국 허베이성 출신으로 일본에 건너와 고교 시절 단식 3연패를 이루는 등 두각을 나타냈고, 2004년에 일본 국적을 얻었다. 2005, 2006년 일본선수권 단식 우승을 차지한 뒤 2008년, 2010년 세계선수권 단체전 동메달도 따내는 등 세계 랭킹 20위까지 올랐다.
이후 고니시는 2000년 시드니올림픽 여자 탁구 대표 고니시 안(43)과 2010년 성대한 결혼식을 올렸다. TV 프로그램에도 출연하는 등 탁구 커플은 인기를 얻었고, 탁구 교실도 열었다. 고니시는 아내의 헌신적인 내조 속에 프로탁구 선수로 활약했다.
주세혁 감독(오른쪽)은 2022년부터 파리올림픽까지 남자 대표팀을 이끈 뒤 여자 실업 명문 대한항공 지휘봉을 새롭게 잡게 됐다. 황진환 기자주 감독은 "요시다는 랭킹은 다소 낮아도 상대하기가 까다로웠던 선수였다"고 떠올렸다. 이어 "상대 약점을 잘 파고드는 스타일로 요시다만 만나면 경기가 잘 풀리지 않았다"면서 "아마 3전 전패를 당한 것으로 기억한다"고 멋쩍게 웃었다.
그런 주 감독에게 오랜만에 들려온 고니시의 소식은 놀라운 것이었다. 주 감독은 "아내도 탁구 선수로 현역 때 잘 알았는데 고니시가 왜 착한 아내를 두고 그런 일을 저질렀는지 모르겠다"고 안타까운 마음을 드러냈다. 고니시의 아내는 예전 현지 인터뷰에서 "남편이 돈을 벌지 못해도 계속 현역으로 열심히 뛰었으면 좋겠다"면서 "돈은 내가 벌면 된다"고 밝힌 바 있다.
한국 남자 탁구 역대 최고 수비수로 주 감독은 일단 대표팀 지휘봉을 놓았다. 지난달까지 임기를 마친 주 감독은 여자 탁구 명문 대한항공 사령탑으로 선임됐다.
대한항공은 파리올림픽에서 12년 만의 메달을 한국 탁구에 안긴 신유빈의 소속팀이다. 신유빈은 임종훈(한국거래소)과 함께 혼합 복식 동메달을 따냈다. 여기에 신유빈, 전지희(미래에셋증권)과 함께 16년 만에 여자 단체전 메달(동)을 합작한 이은혜도 대한항공 소속이다.
2024 파리올림픽 여자 단체전 동메달을 따낸 신유빈(왼쪽부터), 이은혜, 전지희가 시상대에 올라 메달 세리모니를 펼치는 모습. 2024.8.10.파리=올림픽사진공동취재단 / SEO 황진환 기자
현역 시절 주 감독은 정통 수비 탁구로 이름을 날렸다. 2003년 세계선수권에서 한국 남자 선수 역대 최고 성적은 은메달을 따낸 주 감독은 2012년 런던올림픽에서 유승민 대한탁구협회장, 오상은 미래에셋증권 감독 등과 함께 남자 단체전 은메달을 합작하기도 했다.
주 감독은 "국제탁구연맹(ITTF)에서 수비 강연에 대한 초청으로 해외 일정을 소화해야 한다"면서 "구단의 배려로 정식 취임과 출근은 오는 9일 하게 된다"고 귀띔했다. 이어 "신유빈과 이은혜 등 좋은 선수들이 많은 만큼 함께 좋은 성적과 발전을 이뤄보겠다"고 다짐했다.
대한항공에는 여자 탁구의 깎신 김경아 코치도 활약하고 있다. 주 감독과 양대 깎신의 호화 코치진을 이룬 대한항공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