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회견하는 로드리. 연합뉴스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EPL) 맨체스터 시티(맨시티)의 핵심 미드필더 로드리가 빡빡한 경기 일정으로 인한 선수 파업 가능성을 언급했다.
로드리는 17일(현지시간) 인터 밀란(이탈리아)과의 2024-2025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리그 페이즈 1차전을 앞두고 열린 기자회견에서 선수 파업 가능성에 대한 질문을 받고 "그런 상황에 가까워졌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그는 "내 생각엔 (경기 수가) 너무 많은 것 같다. 어떤 선수에게 물어봐도 똑같이 말할 것"이라며 "나 혼자나 누군가 개인의 의견이 아니다. 선수들의 공통된 생각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대로 가다가는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는 순간이 올 거라고 본다"며 "우리는 고통을 받는 당사자다. (너무 많은 경기 때문에) 걱정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국제축구선수협회(FIFPRO) 유럽지부와 유럽프로축구리그협회(EL), 스페인 라리가는 지난 7월 유럽연합(EU) 집행위원회에 국제축구연맹(FIFA)을 경쟁법 위반 혐의로 신고한다고 발표했다.
이들은 내년 36개 팀이 참가하는 '확대판' FIFA 클럽월드컵을 비롯해 48개 참가국으로 확대 개최되는 2026 북중미 월드컵 등 각종 국제 대회로 인한 선수들의 피로 누적, 부상 위험도가 높아졌다고 주장한다.
AP 통신에 따르면 현재 이 소송은 진행 중이다.
올 시즌을 앞두고 맨시티에서 아틀레티코 마드리드(스페인)로 이적한 훌리안 알바레스는 지난 시즌 무려 83차례(맨시티 59경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18경기)나 출전 선수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이 중 70경기(맨시티 54경기, 아르헨티나 국가대표팀 16경기)를 소화했다.
맨시티의 또 다른 핵심 자원 필 포든은 맨시티에서 53경기, 잉글랜드 국가대표팀에서 16경기 등 69경기를 뛰었다.
맨체스터 시티. 연합뉴스
맨시티는 올 시즌도 EPL 38경기에 UCL 리그 페이즈 8경기가 예정돼 있다. 여기에 카라바오컵(리그컵), 잉글랜드축구협회(FA)컵 등 잉글랜드 국내 대회 일정도 계속 추가되고, 올 시즌이 끝나면 2025 FIFA 클럽 월드컵까지 최대 7경기를 치러야 한다.
로드리는 휴식한 '괴물 공격수' 엘링 홀란(맨시티)에 대해서도 언급하며 "우리가 왜 이런 요청을 하는지 알 수 있다"고 했다.
홀란은 노르웨이가 유로 2024(유럽축구선수권대회)에 출전하지 못하면서 여름에 충분한 휴식을 취했다. 덕분에 올 시즌 여전히 괴물 공격수의 모습을 자랑하며 리그 4경기에서 해트트릭 두 차례를 포함해 9골을 몰아치고 있다.
로드리는 "모든 걸 돈과 마케팅으로 환산할 수는 없다. 경기의 질도 중요하다"며 "선수들의 컨디션이 좋을 때 더 좋은 경기력을 보일 수 있다. 팬들이 원하는 더 멋진 축구를 위해서는 우리도 쉬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