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타니 쇼헤이. 연합뉴스 LA 다저스의 슈퍼스타 오타니 쇼헤이(30)는 지난 달 24일(이하 한국시간) 탬파베이 레이스와 홈 경기에서 한 편의 드라마를 썼다.
양팀이 3-3으로 팽팽하게 맞선 9회말 2사 만루에서 등장한 오타니는 끝내기 만루홈런을 쏘아올렸다. 다저스타디움을 찾은 4만5556명의 야구 팬들은 오타니를 향해 아낌없는 박수와 함성을 건넸다. 다저스가 이겼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오타니가 짜릿한 만루홈런으로 역대 여섯 번째 40-40(홈런-도루) 클럽에 가입하는 스토리를 연출했기 때문이다.
오타니는 다저스 선수로는 사상 최초로, 역대 6명 가운데 최단경기 만에 40-40 클럽에 가입했다.
대기록을 쓰는 날 오타니의 방망이는 '크레이지 모드'가 된다. 전인미답의 대기록 50-50을 달성한 날의 오타니는 인간이 아니었다.
오타니는 20일 미국 플로리다주 마이애미에서 열린 메이저리그 마이애미 말린스와 원정경기에서 6안타 3홈런 2도루 4득점 10타점을 몰아치며 다저스의 20-4 대승을 견인했다.
이날 경기 전까지 48홈런-49도루를 기록 중이던 오타니는 단숨에 시즌 기록을 51홈런-51도루로 늘리면서 100년이 넘는 메이저리그 역사상 누구도 달성하지 못했던 50-50 고지를 점령했다.
오타니는 경기 초반 도루 2개를 기록해 50도루 고지에 올랐다. 경기 막판에는 3연타석 아치를 그려 대기록을 완성했다. 대망의 50-50을 달성한 7회초 홈런 장면에서 현지 중계 캐스터는 "유일무이한 선수, 전례가 없는 시즌"이라고 외치며 찬사를 보냈다.
오타니는 9회초 마지막 타석에서 시즌 51홈런을 쐈다. 마이애미는 사실상 승패가 갈린 상황에서 야수 비달 브루한을 마운드에 올렸는데 오타니는 자비를 베풀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했다. 이때 캐스터는 "현실이 아닌 것 같다. 그는 인간이 아니다"라고 외치며 웃음을 참지 못했다.
메이저리그는 물론이고 오타니에게도 역사적인 하루였다. 오타니는 한 경기에서 홈런 3개, 도루 2개를 기록한 최초의 선수가 됐다. 6안타는 오타니의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다. 10타점은 다저스 타자의 역대 개인 한 경기 최다 기록이기도 하다.
박찬호가 다저스의 시즌 최다승 투수로 활약했던 2001년(당시 박찬호의 기록은 15승 11패 평균자책점 3.50) 49홈런을 때리며 다저스의 한 시즌 최다 홈런을 작성한 숀 그린은 국내 야구 팬들에게도 익숙한 이름이다.
오타니가 단숨에 51홈런 고지를 밟으면서 그린의 아성을 넘어 다저스 역사상 한 시즌에 가장 많은 홈런을 때린 선수가 됐다.
심지어 오타니는 '히트 포 더 사이클'을 달성할 뻔 했다. 이는 한 경기에 단타-2루타-3루타-홈런을 모두 때리는 진기록을 의미하는데 오타니는 이날 홈런 3방을 때렸고 2루타 2개를 터뜨렸으며 단타도 기록했다. 오타니는 3회초 2루타를 때린 뒤 3루까지 질주하다 아웃됐는데 만약 3루에서 살았다면 또 하나의 진기록이 나올 뻔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