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네일을 상대로 솔로홈런을 때린 삼성 김헌곤. 연합뉴스 폭우 속에서 경기를 지켜보는 야구 팬들. 연합뉴스 다수의 야구 관계자들은 2024시즌 KBO 리그 삼성 라이온즈와 KIA 타이거즈의 한국시리즈를 앞두고 우천으로 인한 변수를 걱정했다. 광주 2차전이 열리는 22일 전국에 많은 비가 쏟아질 것이라는 날씨 예보가 있기 때문이다. 1차전을 앞두고 양팀 사령탑을 향해 2차전 우천 가능성에 대한 질문이 나오기도 했다.
2차전이 문제가 아니었다. 한국시리즈 첫 경기부터 많은 비가 내렸다. 결국 경기는 6회초 원정 팀 삼성의 공격 도중 우천으로 끝났다. KBO 한국시리즈 역사상 처음으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성립됐다.
21일 오후 광주 기아챔피언스 필드에서 열린 한국시리즈 1차전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 김영웅의 타석 때 비로 인해 멈췄고 더 이상 경기를 재개할 수 없다는 판단에 최종 중단이 선언됐다.
KIA가 6회말 공격을 하지 못한 상태에서 경기가 최종 중단되면 불이익이 생긴다. 그래서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KBO는 "만약 6회말을 소화하지 못한 상태에서 우천으로 경기를 다시 개시하지 못할 경우 서스펜디드 경기가 성립된다. 동일 구장이기 때문에 2차전 경기 전에 중단된 상황부터 경기를 재개한다"고 밝혔다.
서스펜디드 경기는 날씨 등의 변수로 인해 일시 정지된 경기를 의미한다. 5회가 끝나기 전에 똑같은 상황이 나왔다면 노게임이 선언돼 추후 해당 경기를 처음부터 다시 시작하겠지만 서스펜디드 경기는 중단된 상황을 그대로 두고 추후 이어가는 것이다.
1차전은 2차전이 열리기 전인 오후 4시부터 재개된다. 경기 상황은 삼성이 1-0으로 앞선 6회초 무사 1,2루부터다. 만약 오후 5시 30분 전에 경기가 끝나면 2차전은 예정대로 오후 6시 30분에 열린다. 만약 5시 30분이 넘어갈 경우 1차전이 끝나고 1시간이 지나 2차전을 시작한다.
KBO는 전광판을 통해 "1차전이 정식 경기로 성립하면서 환불은 불가하며 1차전 해당 티켓으로 입장이 가능하다"고 알렸다.
양팀은 5회까지 팽팽한 균형을 이뤘다. KIA 선발 제임스 네일과 삼성 선발 원태인의 호투가 돋보였다. 네일은 6회초 흔들렸다.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솔로홈런을 맞았다. 스위퍼가 평소대로 꺾이지 않아 실투가 됐다. 장현식이 구원 등판했지만 KIA는 무사 1,2루 위기에 몰렸다. 그리고 경기는 중단됐다.
경기는 오후 7시 36분에 시작해 오후 9시 24분에 중단됐고 오후 10시 9분에 서스펜디드 경기가 선언됐다.
비 때문에 개시 시간부터 지연됐다. 경기 시작 전부터 비가 내렸지만 KBO는 경기 전 방수포를 세 번이나 깔았다가 치우는 등 1차전 강행 의지가 강했다. 비가 잠시 잦아들기도 했기 때문에 경기에 대한 미련을 쉽게 버리지 못했다.
결국 경기가 시작됐고 빗줄기는 점점 더 굵어졌다. 이날 오후 8시부터 더 많은 비가 내릴 수 있다는 예보가 있었지만 경기는 강행됐다. 만약 한국시리즈가 아닌 정규시즌 경기였다면 시작 전에 우천 취소가 결정될 수도 있을만한 상황이었다. 그러나 2차전이 열리는 22일 역시 비 예보가 있는 상황에서 KBO는 쉽게 경기를 포기하지 못한 듯 했다. 결국 포스트시즌 사상 첫 서스펜디드 성립이라는 진풍경이 나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