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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강혜경 "김영선, 1원 안쓰고 정치"…명태균 사태 직전 '내용증명'

국회/정당

    [단독]강혜경 "김영선, 1원 안쓰고 정치"…명태균 사태 직전 '내용증명'

    강혜경이 김영선 前의원에 보낸 내용증명 입수
    올해 8월 "협의와 협상 및 대화 없다"…통보 직후 9월 발발
    "개인 사비로 정치자금 대납…1억 2천만원 갚아라"
    "열심히 일했는데 본인들 죄 덮기 위해 날 범죄자로"
    명태균 "강혜경, 회계 담당인데 1억 3천 영수증 없어"
    명태균-강혜경-김영선 사이 주고받은 '6천만원'…'尹 여론조사 대납' 취지라고 했다가 '번복'

    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 윤창원 기자김건희 여사의 '공천개입 의혹'을 제기한 강혜경 씨. 윤창원 기자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을 향해 "본인 돈 1원도 쓰지 않고 정치 활동을 했다"며 "개인 사비로 김 전 의원 대신 지출했던 정치자금 등 대납금 1억 2천여만원을 정산바란다"는 내용의 내용증명을 보낸 것으로 확인됐다. 강씨는 김 전 의원이 2022년 재보궐 선거로 국회에 입성한 뒤, 김 전 의원실에서 보좌진으로 근무한 바 있다.

    2024년 8월 27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보낸 내용증명. 창원=양형욱 기자2024년 8월 27일 김건희 여사 공천 개입 의혹의 핵심 제보자인 강혜경씨가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에게 보낸 내용증명. 창원=양형욱 기자

    강혜경 "김영선, 보좌진 욕하고 책임 전가…저질스러워"


    23일 CBS노컷뉴스는 강씨가 김 전 의원에게 지난 8월 27일 보낸 '정치자금 외 대납금 정산 요청의 건'이라는 제목의 내용증명을 입수했다.

    이에 따르면 강씨는 "발신인(강혜경)은 수신인(김영선 전 의원)과의 인연이 7년에 접어들었다"며 "경남도지사 예비후보로 수신인과 첫 대면을 했고 북 콘서트 행사를 대행하면서 인연이 돼 2024년 5월 30일 제21대 국회의원 임기를 마지막으로 발신인이 할 수 있는 임무는 다 마쳤다. 국회의원 임기 후 회계 및 후원회 회계와 재산신고까지 마무리를 했다"고 적었다.

    하지만 임기가 끝난 이후 김 전 의원의 행동에 강씨가 실망했다고 한다.

    강씨는 "존경받을 수 있는 어른의 자세를 취해도 모자랄 판에 수신인을 보좌했던 보좌진들 욕을 하고 다니고, 본인 책임조차 전가하는 그런 행동은 안 하셔야죠"라며 "참으로 안타깝고 실망스럽고 희생했던 시간들이 너무 후회가 된다. 어떻게 저질스러운 행동을 하는 두 사람을 보필하면서 지내왔었는지 스스로한테 욕이 나온다"고 지적했다.

    이어 "수신인 외 1명이 주변인들에게 발신인 등과 관련한 유언비어를 퍼트리고 다니고 있다는 제보들을 받고 있는 바 증거 수집 중이며 민·형사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황진환 기자국민의힘 김영선 전 의원. 황진환 기자
    강씨는 김 전 의원의 선거 및 의정 활동에 본인이 사비(私費)로 대납했던 금액들을 정산해 달라고 요구했다.

    그는 "본인(김 전 의원) 돈 1원도 쓰지 않고 정치 활동을 했고, 잘 되면 본인 덕분 못 되면 다 너네들 때문이라며 책임 전가하고 피해자 코스프레하는 그런 인물들에게는 더 이상의 배려도 이해도 없다"며 "발신인이 개인 사비로 지출했던 김영선 전 국회의원 활동으로 인해 발생된 정치자금 등 대납금은 꼭 받고자 본 내용증명을 발송한다"고 적었다.

    내용증명에 따르면, 강씨는 김 전 의원이 2022년 6월 보궐 선거에서 예비후보 및 후보 시절 선거자금 등으로 약 2764만원을 대납했다고 한다. 또 당선 이후에도 2022년 1520만원, 2023년 1865만원, 2024년 1020만원 등을 대납했고, 정치 외 활동에 사용된 비용과 각종 미수금까지 합하면 총 1억 2912만 5312원에 달한다고 주장했다.

    여기에 김 전 의원이 개인 용도로 사용했지만 강씨가 지출한 아파트 임대료 등 624만 1750원을 포함하고, 김 전 의원이 올해 8월 두 차례에 걸쳐 강씨에게 1500만원을 갚은 것을 제외하면 김 전 의원이 정산해야 할 총 금액은 1억 2036만 7062원이 된다.

    강씨는 상환 일자를 올해 9월 9일 오후 4시까지로 못 박으며 "수신인이 정산을 이행하지 않을 경우 9월 10일자로 본인은 법적 소송을 제기할 것이며 통장거래, 이체내역, 현금지급 건 등 추가 자료를 수집하는 과정에서 정산 금액이 증가할 수 있음을 알려드린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협의와 협상 및 대화는 없다. 서로 간에 불미스러운 일은 발생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강씨는 내용증명을 통해 김 전 의원에 대한 일종의 '선전포고'를 한 셈인데, 직후인 9월부터 명태균발(發) 각종 의혹들이 터져 나왔다.

    강혜경 "본인들 죄 덮기 위해 날 범죄자로" vs 명태균 "1억 3천만원 빈다"…'횡령' 취지 주장

    연합뉴스연합뉴스
    내용증명에 구체적으로 적시되지 않았지만 "두 사람", "수신인 외 1인" 등에 포함되는 이는 명태균씨로 추정된다. 강씨는 지난 21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국정감사에 출석해 김 전 의원과 명씨를 언급하며 "저는 이 두 분을 위해서 열심히 일했는데 마지막엔 저를 본인들의 죄를 덮기 위해서 저를 범죄자로 만들고 있다. 너무 억울하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김 전 의원과 명씨는 오히려 강씨가 회계를 맡으며 사기·횡령을 저질렀다고 주장하고 있다. 김 전 의원은 강씨를 사기 및 횡령 혐의로 고소까지 한 상태인 것으로 전해졌다.

    명씨는 지난 22일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해 "도 선관위에서 2023년 회계 영수증이 한 1억이 넘게 부족하다. 강혜경씨가 회계 담당을 했는데"라며 "후원금을 내신 분들 중에서 영수증을 못 받으신 분이 너무 많다. 제가 아시는 분들도 연락이 많이 온다. 그 금액이 아마 1억 3천만원 가까이 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분(김영선 전 의원)이 돈을 다 모아서 1월 16일 9천만원이라는 돈을 4명한테 나눠준다. 올해 1월 16일 강혜경을 통해서. 왜냐하면 우리는 강혜경씨한테 돈을 줬다"며 "저는 1월 16일 날 (돈을) 받았는데 (그럼에도) 또 강혜경씨가 8월 27일 날 또 그걸(내용증명) 청구한다. 두 번 왜 청구했는지 잘 모르겠다. 검찰 수사에서 나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명씨 본인은 김 전 의원한테 받아야 될 돈을 받았고, 강씨를 통했기 때문에 강씨 또한 김 전 의원이 돈을 갚은 사실을 모를 리 없었다는 취지다. 그럼에도 강씨가 김 전 의원에게 추가로 내용증명을 보낸 것에는 '중복 청구'이고, 여기엔 어떤 의도가 있다는 주장으로 풀이된다.

    6천, 尹 여론조사 대가인가…明 "빌려준 돈" 입장 변경해 '인정'


    명씨와 강씨, 김 전 의원은 서로 채권-채무 관계로 얽히고설킨 사이다.

    앞서 검찰은 김 전 의원이 2022년 재보궐 선거에 당선된 뒤 강씨를 통해 명씨에게 6300여만원을 건넨 정황을 확인하고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수사 중이다. 이 사실이 언론 등을 통해 알려지자 명씨는 본인 페이스북에 "빌려준 돈 6000만원 돌려받은 것도 문제가 되나요?"라고 항변한 바 있다.

    반면 김 전 의원은 이 돈이 명씨와 관련이 있는지 몰랐다는 취지로 언론에 해명했다. 김 전 의원은 강씨가 자신의 돈으로 선거자금을 충당했다고 하길래 여러 차례에 걸쳐 갚은 것일 뿐, 애초 그 돈이 명씨로부터 빌렸던 것인지 몰랐다고 설명했다. 강씨가 자신에게 받은 돈을 명씨에게 줬는지도 몰랐다는 입장이다.

    이 6천만원이 김 전 의원의 선거자금으로 쓰인 것인지, 공천에 대한 대가인지는 불분명하다. 애초 명씨가 왜 김 전 의원에게 6천만원을 빌려줬는지 이유도 확인되지 않는다. 다만 명씨는 이 돈의 성격을 두고 전날 CBS 라디오 '박재홍의 한판승부'와의 인터뷰에서 지난 대선 당시 윤석열 후보를 위해 사용된 여론조사 비용으로 쓰였다는 취지로 설명하기도 했다.

    명씨는 '강혜경씨는 명씨가 윤 후보를 위해 여론조사 비용 3억 7천만원을 썼는데, 그걸 받는 대신 김 전 의원이 공천을 받았고 이후 김 전 의원으로부터 세비를 절반씩 받았다고 주장한다. 어떤 입장인가'란 질문에 "그 3억 얼마에 제가 강혜경씨한테 준 돈이 한 6천만원 정도 된다"고 답했다.

    종합하면, 명씨가 강씨에게 여론조사 비용으로 쓰라고 6천만원을 건네줬고 김 전 의원이 당선된 뒤 이를 대신 갚은 것으로 해석된다. 만약 김 전 의원이 윤 대통령을 위한 여론조사 비용을 대신 갚은 것이라면 문제가 될 수 있다. 공천을 대가로 한 것이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명씨는 이날 CBS노컷뉴스와 만나 "윤 대통령 여론조사 비용을 김 전 의원이 대지 않았다. 그 돈은 강혜경이한테 주고, 강혜경이가 그걸 김영선 선거자금으로 쓴 것"이라고 인터뷰 내용을 일부 번복했다. 또 여론조사 대가로 윤 대통령 측으로부터 김 전 의원 공천을 받아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사실이 아니다"고 반박했다.

    한편 강씨 주장에 대한 김 전 의원의 입장을 들어보기 위해 수차례 연락했지만 닿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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