홈런 세리머니 펼치는 KIA 김도영. 연합뉴스2024시즌 KBO리그 최고 스타는 단연 KIA 타이거즈 김도영이다.
이견의 여지가 없다. 김도영은 올해 141경기를 뛰며 544타수 189안타로 타율 3할4푼7리를 기록했다. 한국 프로야구 사상 최초로 국내 선수 40홈런 40도루에도 도전했다. 홈런 2개가 모자라기는 했지만 김도영의 올 시즌 활약은 그야말로 '역대급'이었다.
이 정도의 활약을 보여준 김도영마저 걱정하게 만드는 무대가 있다. 바로 한국시리즈다.
김도영은 지난 21일 열린 삼성 라이온즈와 한국시리즈 1차전을 앞둔 전날 밤에 잠을 제대로 자지 못했다고 했다. 걱정과 긴장으로 침대에서 오랜 시간 잠에 들지 못했다.
그 여파였을까. 김도영은 21일 열린 1차전에서 5회까지 이렇다 할 활약을 펼치지 못했다. 삼성 선발 원태인을 상대로 첫 타석에서는 내야 땅볼, 두 번째 타석에서는 볼넷을 기록했다. KIA가 0 대 1로 뒤졌고, 이후 많은 비가 내리며 경기는 23일로 밀렸다.
1차전 적시타를 치고 포효하는 김도영. 연합뉴스우천 순연은 약이 됐다. 김도영이 제 모습을 찾았다. 23일 진행된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 2차전 모두 공격과 수비에서 맹활약을 펼치고 팀의 2연승 주축이 됐다.
남은 1차전 경기에서 김도영은 6회말 삼진 아웃으로 돌아섰지만, 7회말 자신의 한국시리즈 생애 첫 안타와 동시에 첫 타점을 터뜨렸다. 팀이 역전을 일궈낸 상황에서 승부에 쐐기를 박는 추가 타점이었다.
김도영은 2차전에서 기세를 이었다. 4타수 1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 터졌다. 2회 2사 주자 없는 상황에서 상대 투수 이승민의 5구째 직구를 받아 쳐 비거리 115m짜리 우월 솔로포를 쏘아 올렸다.
경기가 끝난 뒤 김도영은 "광주에서 2연승을 해 뿌듯하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어 "홈 팬들 앞에서 승리로 보답해서 영광"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KIA 이범호 감독은 김도영의 홈런보다도 2차전 1회 터진 희생 타점을 칭찬했다. 이 감독은 "1회 진루타 쳐줘서 타점을 올려줬다"며 "1회에 점수가 안 났으면 어려울 경기였다. 젊은 선수가 2경기에서 많은 걸 보여줬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제는 우리나라 최고 선수로 발돋움했다"고 덧붙였다.
김도영도 그 순간을 돌이켰다. "의식적으로 2루 땅볼을 치려했는데 좋은 결과가 있어서 만족스러웠다"는 것. 이어 "삼성 선발 황동재를 분석했을 때 공에 움직임이 많아서 까다로웠다"며 "연습했던 대로 했는데 잘 풀렸다"고 말했다.
연합뉴스자신의 한국시리즈 첫 홈런에 대해서는 "점수 차가 많이 나는 상황에서 터진 홈런이었는데도 의미가 있었다"고 했다. 이어 "한국시리즈 첫 홈런이라 기분이 좋다"며 기뻐했다.
1차전을 앞두고 숙면을 취하지 못했다던 김도영은 이날도 '어제 잠을 잘 났느냐'는 질문을 받았다. 김도영은 "(그때는) 평소보다 일찍 자려 했던 게 독이 된 것 같다"며 웃었다. 그러면서 "어제와 엊그제는 평소에 자던 시간에 잤다. 그러다 보니 컨디션도 좋았다"고 답했다.
날씨의 영향으로 의도치 않은 휴식을 취했던 동안에는 "찝찝함이 남아 있었다"고 돌아봤다. 김도영은 "날씨 탓을 계속하게 됐다"며 "'날씨가 좋았다면 어땠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더 비장한 마음으로 오늘 경기를 준비할 수 있었다"고 전했다.
환호하는 김도영. 연합뉴스한국시리즈 기간에 정규시즌처럼 좋은 컨디션을 유지하기 위한 자신만의 관리법도 알렸다. 김도영은 "루틴을 더 신중하게 지키려 한다"며 "디테일하게 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1차전 때는 나도 모르게 긴장을 했다. 공에 반응이 느렸는데, 오늘은 컨디션을 좋게 유지하다 보니 결과도 좋았다"고 회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