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24일 열린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현안 질의에 답변하고 있는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장관(사진 왼쪽)과 이기흥 대한체육회장. 국회방송 캡처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의 3선 도전에 따른 장기 집권 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유인촌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이 국회에서 다시 한번 이 회장의 연임 저지 의사를 표명했다.
정연욱 의원(국민의힘)은 24일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종합 감사에서 "이기흥 체육회장이 '체육 대통령'이라 불리는 건 빈말이 아니다. '무소불위' 권력이 됐다"고 전제한 후 "전국체전 당시 기자회견에서 (대한체육회의) 스포츠공정위원회 구성과 절차를 시정하라는 문체부의 명령도 거부했다"고 강조했다.
정 의원의 이 같은 지적이 있은 후 유 장관은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의 현재 역할을 부정한데 이어 이 회장의 연임 문제까지 거론하며 체육회를 강도 높게 비판했다. 그는 "체육회 제도에 대해 오래 전부터 개선을 주문했다. 결국 아무런 시정을 하지 않은 것은 생각이 없는 것"이라고 일갈했다.
그러면서 "현재의 스포츠공정위를 인정하고 넘어갈 순 없다. 여러 가지 조치를 생각하고 있다"고 경고했다. 유 장관은 특히 "이 회장이 (스포츠공정위로부터 3선 출마에 대한) 자격을 얻더라도 (문체부가) 승인을 안 할 수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다만 "행정소송이 필요할 수도 있다"고 덧붙이는 등 관련 변수가 있을 수 있음을 시사했다.
유 장관은 또 국민 정서를 빗대 이 회장의 연임에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이 회장의 3연임은 국민 여론과 다르다. 본인이 밀고 나간다면 어떤 결과로 이어질지 예측하기 어렵다"는 것이 유 장관의 시각이다.
그는 대한체육회와 대한축구협회가 IOC(국제올림픽위원회), FIFA(국제축구연맹) 등 국제 스포츠 단체들의 입장을 빌어 문체부에 압박을 가하고 있다는 취지의 지적에 대해서는 "예상했던 상황"이라며 영향을 미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유 장관은 "과거 전례를 보더라도 내부의 부정한 방법에 의한 사업 집행에 대해서는 IOC나 FIFA가 관여하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예측했다.
유 장관은 지난달 출연한 한 방송에서도 이 회장의 3선 연임과 관련해 "스포츠공정위에 (연임은) 문제가 있으니 시정해 달라고 권고했다"며 "그 권고를 안 받아들이면 다시 한번 '시정 명령'을 하고, 그래도 안 되면 선거가 끝난 뒤 승인 불허 절차를 밟겠다"고 밝힌 바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