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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기자·PD들 "'파우치' 사장 거부"…박장범 임명 제청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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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KBS 기자·PD들 "'파우치' 사장 거부"…박장범 임명 제청 '후폭풍'

    박장범 앵커와 여의도 KBS 사옥. KBS 제공, 황진환 기자박장범 앵커와 여의도 KBS 사옥. KBS 제공, 황진환 기자
    KBS 차기 사장 후보로 박장범 앵커가 최종 낙점되자 후폭풍이 거세다. KBS 소수 이사 4인이 박 앵커 임명 제청을 결의한 KBS 이사회에 효력정지 가처분 신청을 낸 가운데 기자·PD들도 일제히 이 같은 결정에 반대하고 나섰다.

    KBS 기자협회는 지난 24일 성명서를 내고 박 앵커가 윤석열 대통령과 진행한 대담에 대해 "고가의 '명품백'을 '이른바 파우치'라고 조심스레 돌려 말하던 모습은 아직도 생생하다. 결국 대통령이 말하고 싶은 것만 물어봤던 그 날의 대담이 사장 후보자 제청에 결정적 역할을 했다고 봐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비판했다.

    또 "박 앵커는 이사회 면접에서도 '파우치'가 더 정확한 이름이라고 강변했다고 한다. 기자들이 분노한 건 '파우치'냐, '백'(가방)이냐가 아니다. 핵심은 일반 국민이 쉽게 사기 힘든 고가의 제품이라는 사실을 파우치라는 표현 뒤에 감추고 왜곡했다는 점"이라고 꼬집었다.

    특히 박 앵커가 경영계획서에 '정확한 사실 보도'를 내건 것을 두고 "이것이 박 앵커가 사장이 되면 하겠다고 경영계획서에 밝힌 '정확한 사실 보도'인가. 어떠한 정치 세력에도 휘둘리지 않겠다는 말은 도대체 어떻게 믿으란 건가"라고 반문했다.

    그러면서 "박 앵커가 사장으로 취임한다면 어떤 뉴스를 만들어도, 어떤 프로그램을 방송해도 용산과의 관계가 주홍글씨처럼 따라다닐 것이다. 공영방송 KBS와 그 구성원들이 왜 이런 오욕을 감당해야 하는가. 왜 부끄러움은 현장 기자들의 몫인가. 박 후보자를 사장 후보자로 인정할 수 없다"라고 강조했다.

    KBS PD협회도 25일 성명서를 통해 박 앵커의 '파우치' 대담과 '독립성과 중립성을 지키겠다'는 경영계획서를 언급하며 "('파우치' 대담의) 결과로 KBS의 명예는 침몰했지만 그 대가였을까. 그는 마침내 KBS 사장 후보로 낙점됐다. 아부와 독립성을 한입으로 말하는 사람에게 도대체 무엇을 믿고 맡길 수 있겠나"라고 일침했다.

    특히 경영계획서 내 콘텐츠 전략을 두고 "콘텐츠 유통 및 소비의 지배적 플랫폼이 지상파에서 온라인으로 이동한 것이 수년도 전인데 경영계획서에는 아직도 지상파와 디지털을 이분법적으로 구분하고, 디지털을 지상파의 하위 서비스 정도로 인식하는 대목이 여러 차례 등장한다. 안일하고 후진 상황 인식과 미래 전략 부재에 깊은 한숨만 나온다"라고 평가했다.

    마지막으로 PD협회는 "정권에 아부하고, KBS를 되살릴 미래 비전은 부재하며 사적 욕망 외에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 당신을 사장으로 인정할 수 없다. 그럼에도 용산의 임명장을 받아들고 KBS에 입성하려 한다면 이 지긋지긋한 싸움을 기꺼이 감내하는 대다수 KBS 동료들과 PD들의 거센 저항 뿐일 것이다. 당장 사퇴하라"라고 일갈했다.

    뿐만 아니다. KBS 사내 게시판에는 33기부터 50기까지, 박 앵커가 몸 담았던 보도본부의 각 기수별 취재·촬영 기자들이 박 앵커의 사장 후보자 사퇴를 촉구하고 있다. 공통적으로는 '파우치' 대담, 편파적 보도 개입 등을 일삼은 박 앵커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자격 미달이란 비판과 함께 정권을 비판·감시하지 못하는 '용산방송'을 거부한다는 취지의 내용이 담겼다.

    KBS 이사회는 지난 23일 임시 이사회를 열고 면접심사와 투표를 거쳐 박장범 앵커를 사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으며 윤석열 대통령에게 사장 임명을 제청하는 공문을 인사혁신처로 송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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