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에 잠긴 KIA 이범호 감독. 연합뉴스프로야구 KIA 타이거즈 이범호 감독이 감독 생활 첫 한국시리즈 패배를 맛봤다. 패인으로는 삼성 라이온즈 선발 투수 데니 레예스를 공략하지 못한 점을 꼽았다.
KIA는 25일 대구 삼성라이온즈파크에서 열린 삼성과 2024시즌 KBO리그 한국시리즈 3차전에서 2 대 4로 패했다. 광주에서 1, 2차전을 모두 가져온 KIA는 삼성 안방에서 기세를 잇지 못했다. 7판 4승제로 진행되는 한국시리즈 전적은 KIA가 삼성에 2승 1패로 앞서있다.
이날 KIA는 4점을 모두 솔로 홈런을 허용했다. 3회 이성규, 5회 김영웅에게 선발 에릭 라우어가 홈런 2방을 허용했다. 7회에는 불펜 전상현이 김헌곤과 박병호에게 연속 타자 홈런을 맞고 무너졌다.
타선은 상대 선발 레예스를 효율적으로 공략하지 못했다. 이날 KIA 타선은 7회까지 레예스를 상대로 안타 5개만 뽑았고, 1득점에 그쳤다. 삼진은 7개나 당했다.
이 감독은 이날 경기 후 "레예스 공을 공략하지 못한 게 패인"이라고 돌이켰다. 이어 "레예스가 플레이오프(PO) 때와는 다른 투구 패턴으로 던졌다"며 "그런 부분에서 실수가 있었다. 다음에 또 레예스를 만날 수도 있기 때문에 잘 준비하겠다"고 분석했다.
경기 전 이 감독은 "솔로 홈런은 전혀 문제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한 바 있다. 경기장 특성상 홈런이 많이 나오는 구장이지만 주자가 없는 상황에서는 크게 신경 쓰지 않겠다는 의미였다.
생각은 경기 후에도 변함이 없었다. 이 감독은 "앞서 말씀드렸듯이 패인은 레예스를 공략하지 못한 것이다. 투수들이 점수를 준 게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볼넷을 허용해서 연타를 맞는 것보다는 한점씩 홈런 준거는 괜찮다"고 덧붙였다.
연합뉴스개의치는 않는다지만 믿었던 전상현이 무너졌다. 전상현은 지난 1차전 서스펜디드 경기에서 절체절명의 위기 순간에 마운드에 올라와 팀을 구했던 선수다. 6회초 무사 1, 2루 상황에서 실점 없이 이닝을 끝내며 영웅으로 거듭났다.
하지만 이날은 맥없이 무너졌다. KIA가 1 대 2로 뒤진 7회 팀의 세 번째 투수로 올라와 추격의 발판을 놓아야 하는 막중한 임무를 받았다. 그러나 선두타자 김헌곤에게 던진 첫 공이 바깥쪽으로 높게 들어갔고, 좌월 홈런을 허용했다.
여기서 끝이 아니었다. 후속 박병호에게 던진 초구 바깥쪽 슬라이더가 제대로 공략당했다. 또 홈런을 내줬다. 이날 전상현은 공 2개를 던지고 2피홈런이라는 불명예를 안았다.
이 감독은 그럼에도 전상현에게 믿음을 보냈다. 이 감독은 "전상현은 첫 경기 때 워낙 잘 던졌다"며 "오늘은 스피드 자체가 안 나왔던 것 같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그래도 마무리 전에 던지는 선수 중에서는 저희 팀에서 가장 구위가 좋다"며 "잘 체크해보고 어떤 타이밍에 쓸지 고민하겠다"고 신뢰를 보였다.
선발 라우어에 대해서는 "잘 던졌다"고 칭찬했다. 이날 라우어는 5이닝 5피안타(2피홈런) 2실점 했지만 삼진은 8개나 잡아냈다. 이 감독은 "사실 5이닝 2~3점 정도 생각했다"며 "생각한 대로 잘 던졌다"고 박수를 보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