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이현주, 이태석, 김봉수, 김경민. 연합뉴스·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한국 축구 국가대표팀에 새 얼굴이 4명이나 들어왔다. 기대주 이현주(하노버 96)를 비롯해 미드필더 김봉수(김천 상무), 수비수 이태석(포항 스틸러스), 골키퍼 김경민(광주 FC)이 개인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홍명보 감독은 4일 서울 종로구 축구회관에서 2026 국제축구연맹(FIFA) 북중미 월드컵 아시아 지역 3차 예선 5, 6차전에 나설 소집 선수 명단을 발표했다. 현재 B조 1위(3승 1무 승점 10)를 달리고 있는 대표팀은 오는 14일 5차전 쿠웨이트 원정 경기를 치른 뒤 19일에는 요르단으로 넘어가 팔레스타인과 6차전을 벌인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를 앞두고 관심은 '캡틴' 손흥민(토트넘) 재발탁 여부에 쏠렸다. 지난 9월 27일 가라바흐(아제르바이잔)와 유럽축구연맹(UEFA) 유로파리그(UEL) 경기에서 허벅지 부상을 당해 10월 A매치를 뛰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캡틴은 돌아왔다. 손흥민은 대표팀 명단 발표에 앞서 같은 날 새벽 영국 런던 토트넘 홋스퍼 스타디움에서 열린 2024-2025시즌 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 10라운드 애스턴 빌라와 홈 경기에 선발 출전했다. 이날 손흥민은 56분을 뛰며 시즌 3호 어시스트를 올리는 등 활약을 펼쳤다. 대표팀에도 당연히 승선했다.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에는 손흥민 복귀 외에도 주목할 점이 있다. 바로 '신예 대거 발탁'이다. 홍 감독은 26명의 명단에서 4명이나 '뉴 페이스'를 뽑았다.
드리블하는 이현주. 연합뉴스가장 관심을 끄는 선수는 독일에서 뛰고 있는 2003년생 미드필더 이현주다. 이현주는 지난 2022년 독일 빅클럽 바이에른 뮌헨 B팀에 합류하면서 축구 팬들의 엄청난 주목을 받았다. 작년 7월에는 독일 2부리그 SV 베헨 비스바덴에서 임대 신분으로 뛰며 31경기 4골을 기록했다.
올해 6월부터는 현 소속팀인 하노버에서 활약 중이다. 이현주의 가장 큰 장점은 좁은 공간에서도 특유의 발재간과 창의적인 플레이로 상대 수비를 혼란스럽게 만든다는 것이다.
홍 감독 역시 이 부분에 주목했다. 홍 감독은 "공간이 있어야 경기력이 좋아지는 선수가 있는 반면에 이현주는 상대가 낮은 위치에서 수비적으로 나올 때 적합한 유형의 선수"라고 발탁 이유를 설명했다. 그러면서 "밀집 수비 상황에서 플레이할 때 특히 좋은 선수라 생각한다. 우리가 가진 선수 중에는 없는 스타일의 선수"라고 평가했다.
한국 축구 전설 이을용의 아들인 이태석도 첫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왼쪽 풀백인 이태석은 올 시즌 포항으로 이적해 24경기를 뛰며 1골 3도움을 올렸다.
최근 대표팀은 양쪽 풀백에 적합한 선수를 찾기 위해 골머리를 앓고 있다. 왼쪽에는 김진수(전북 현대)·이기제(수원 삼성)·홍철(대구 FC) 등이, 오른쪽에는 김태환(전북), 이용(수원 FC) 등이 수년간 대표팀의 측면 수비를 지켜왔는데 이들이 노쇠화하면서 세대교체의 필요성이 불거졌기 때문이다.
홍 감독 부임 이후에는 주로 왼쪽은 이명재(울산 HD)가, 오른쪽은 설영우(즈베즈다)가 책임지고 있다. 하지만 더 많은 자원이 필요한 실정이다.
"적합한 인물을 찾는 중"이라는 홍 감독은 새로운 젊은 풀백을 뽑아 잠재력을 확인할 생각이다. 홍 감독은 "훈련을 해보고 향후 우리 팀 미래의 가능성을 체크해보겠다"며 "풀백은 고민 중이다. 이태석은 연령별 대표팀에서도 꾸준하게 뛰었다. 확인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선발 이유를 밝혔다.
몸싸움으로 상대를 제압하는 김봉수(오른쪽). 한국프로축구연맹 제공지난해 12월부터 군인 신분으로 김천에서 뛰고 있는 '살림꾼' 1999년생 미드필더 김봉수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품었다. 김봉수는 올 시즌 K리그1 김천의 돌풍 주역으로 꼽히는 선수다.
무엇보다 김봉수의 장점은 기복 없이 꾸준한 경기력이다. 올해 센터백과 미드필더를 모두 뛰는 데도 전 경기에 출전할 만큼 그라운드 위에서 안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리그 36경기에 출전한 김봉수는 공격 포인트 1도움을 기록 중이다. 리그 베스트 11에는 7번이나 선정됐다. 홍 감독은 김봉수를 부른 이유에 대해 "꾸준한 경기력을 유지하고 있다고 판단했다"고 알렸다.
올해 광주의 골문을 든든하게 지키고 있는 골키퍼 김경민도 생애 첫 태극마크를 달았다. 김경민은 이번 시즌 34경기에 출전해 44실점을 기록, 리그 베스트 11에는 2번 선정됐다.
주전급 골키퍼 김승규(알 샤밥)가 이번 대표팀 명단 발표 직전 리그 경기를 치르며 십자인대 부상을 당하면서 홍 감독은 김경민을 대표팀을 불렀다. 1991년생인 김경민은 30대 중반의 나이에 처음으로 A대표팀에 발탁돼, 조현우(울산)·이창근(대전하나시티즌)과 경쟁한다.
홍 감독은 "김승규가 부상을 당했다. 김경민, 이창근이 (최근 리그에서) 좋은 경기력을 보이고 있다"면서 "세컨드 골키퍼 자리를 놓고 경쟁하게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홍명보 축구 국가대표팀 감독. 황진환 기자훈련에 임하는 자세와 좋은 컨디션이 동반된다면 이들에게도 실전 기회는 충분히 주어질 것으로 보인다. 홍 감독은 "저희한테는 이번 2경기가 중요하고, 어려운 시합이 될 것"이라며 "이에 맞는 컨디션, 훈련에 임하는 자세가 좋은 선수가 있다면 나이에 상관없이 출전하게 할 생각"이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