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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DI "민간소비 증가, 1% 중반대 둔화…실질GDP 못 따라가"

경제 일반

    KDI "민간소비 증가, 1% 중반대 둔화…실질GDP 못 따라가"

    잠재성장률 2% 내외로 하락하고 정부소비 비중 확대되면서 민간소비 증가 둔화
    수입 못 따라잡는 수출품의 낮은 가격도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 요인
    "정부, 정부소비에 신중 기하고 구조개혁·수출경쟁력 강화 주력해야"

    서울 한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서울 한 전통시장 모습. 연합뉴스
    올해 우리나라의 민간소비가 실질적으로 1%대 중반대의 증가율을 기록하며 중장기적으로 둔화 추세를 보일 수 있다는 국책연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정부가 내수 시장을 활성화하도록 구조개혁과 재정지출 등 정부소비 확대, 수출경쟁력 강화에 힘을 쏟아야 한다는 조언도 함께 제시됐다.

    KDI(한국개발연구원)는 7일 발표한 'KDI 현안분석-중장기 민간소비 증가세 둔화의 요인과 시사점' 보고서에서 우리나라의 민간소비가 지난해 2/4분기 이후 줄곧 1% 내외의 낮은 증가세에 머무는 이유를 분석했다.

    KDI는 한국을 포함한 대다수 선진국에서 GDP(국내총생산) 대비 총소비 비중은 대체로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지만, 최근 한국의 실질민간소비 증가율이 실질 GDP 증가율보다 낮은 이유는 소득 이외의 요인이 실질민간소비의 중장기 추세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라고 짚었다.

    KDI는 해당 요인들에 대해, 우선 우리 경제의 중장기적인 경제성장률(잠재성장률)이 지속적으로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면서 소비 증가세도 함께 하락했다고 설명했다. 특히 최근 잠재성장률이 2% 내외로 추정되는만큼, KDI는 2025~2030년의 잠재성장률은 1%대 중후반으로 하락할 것으로 예상했다.

    또 명목총소비에서 명목정부소비 비중이 확대되면서 그 반대급부로 명목민간소비가 줄어든 점도 지적됐다. KDI는 단기적으로는 정부소비 확대가 소득을 증가시키면서 민간소비가 증가하는 요인이 될 수 있지만, 중장기적 관점에서는 정부소비 확대 자체를 소득 증가 요인으로 보기 어렵다고 강조했다.

    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4 소상공인의 날 기념행사를 찾은 한 시민이 양말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5일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2024 소상공인의 날 기념행사를 찾은 한 시민이 양말을 구매하고 있다. 연합뉴스
    연구를 맡은 KDI 김준형 연구위원은 "정부소비를 비롯한 정부지출의 확대는 국민부담률 상승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고, 이는 민간 지출 여력을 축소할 수 있다"며 "예를 들어 2000년 대비 2022년에 정부소비 확대에 보건 부분이 가장 크게 기여하였음을 감안하면, 이는 건강보험료 지출 증가로 이어지면서 민간소비를 제약하는 요인으로 작용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민간소비 디플레이터가 GDP 디플레이터(명목GDP 대비 실질GDP)에 비해 빠르게 상승하면서 실질민간소비 증가세가 둔화되는 추가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짚었다.

    김 연구위원은 "민간소비 디플레이터는 우리가 실제로 소비하는 소비재의 가격으로, GDP 디플레이터는 우리가 생산하는 산출물의 가격으로 생각하면 된다"며 "둘 간의 상대가격은 우리가 생산한 산출물로 얼마나 소비를 할 수 있는지 그 실질구매력을 어느 정도 나타내주는 척도"라고 풀이했다.

    이 때 명목민간소비는 일정한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소비재의 가격이 투자재나 수출품의 가격보다 빠르게 오르면 소비할 수 있는 여력이 줄어드는 셈이어서 실질민간소비가 축소될 수밖에 없다.

    구체적으로 KDI는 민간소비 디플레이터 대비 GDP 디플레이터의 변화가 2001~2023년 동안의 실질민간소비 증가율을 연평균 0.4%p 낮췄다고 계산했다. 또 이는 같은 기간 수출 디플레이터(0.6%)가 수입(1.9%)보다 낮은 상승률을 보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서울 한 전통시장 상점이 폐업해 임대 안내가 붙은 모습. 연합뉴스서울 한 전통시장 상점이 폐업해 임대 안내가 붙은 모습. 연합뉴스
    KDI는 이러한 요인들로 인해 2001~2023년 실질GDP가 1% 증가할 때 실질민간소비는 0.74%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고 설명했다. 성장률 둔화에 더해, 명목민간소비 비중과 상대가격의 하락으로 실질민간소비 증가세가 실질경제성장률을 지속적으로 하회하면서 실질GDP에서 차지하는 실질민간소비 비중이 하락한 것이다.

    또 KDI는 명목민간소비 비중 하락과 상대가격 하락은 2001~2023년 연평균 실질민간소비 증가율(2.8%)을 실질GDP 증가율(3.6%)에 비해 각각 0.4%p씩 하락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밝혔다.

    다만 명목민간소비 비중과 상대가격의 기여도가 점차 축소되면서 실질민간소비와 실질GDP의 추세적 증가율의 격차는 2001년 1.1%p에서 2023년 0.6%p로 축소됐다.

    이를 종합해 "실질민간소비는 실질경제성장률 하락과 함께 증가세가 지속적으로 둔화되고 있다"며 "여타 요인들을 감안할 때 1%대 중반이 최근 실질민간소비의 추세적 증가율일 것"이라고 추정했다.

    또 위와 같이 △잠재성장률이 2% 내외로 추정되고 △정부소비가 확대되면서 명목민간소비 비중이 하락하고 △민간소비 대비 GDP의 상대가격도 하락하고 있는 영향을 감안하면 1%대 중반을 상회하는 실질민간소비 증가세를 지속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부를 향해서는 중장기적으로 민간소비를 활성화하기 위해 △구조개혁을 통해 잠재성장률 하락 추세를 완충하고 △정부소비 확대에 신중을 기하는 한편 △보다 높은 부가가치를 확보할 수 있도록 수출경쟁력을 강화해 나가야 한다고 제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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