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흥 대한체육회장. 연합뉴스이기흥 대한체육회장이 경찰의 수사 선상에 올랐다. 이 회장은 테니스협회장 보궐 선거를 부당하게 중단시킨 '업무방해' 혐의를 받고 있다. 경찰은 이에 대한 수사에 착수,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8일 박정하(국민의힘) 의원실이 입수한 스포츠 윤리센터 조사 보고 자료에 따르면 스포츠 윤리센터는 이 회장이 지위를 이용해 테니스협회 보궐 선거를 방해 했다고 판단, 지난달 25일 수사 의뢰 조치를 의결했다.
윤리센터는 또 해당 혐의와 관련해 문화체육관광부(문체부) 차원의 징계도 요청했다. 이와 함께 이 회장이 윤리센터 조사에 세 차례 출석 불응한 것을 체육진흥법 조항 위반으로 보고 500만 원 이하 과태료를 부과키로 결정했다. 윤리센터는 문체부 스포츠비리신고센터, 대한체육회 클린스포츠센터, 대한장애인체육회 체육인지원센터 신고 기능을 통합해 지난 2020년 출범한 재단법인이다.
이 같은 내용이 골자인 윤리센터의 조사 보고 자료를 입수한 박 의원실 관계자(보좌관)는 이날 CBS노컷뉴스의 관련 취재에 "수사 의뢰 후 현재 업무방해 혐의로 이 회장에 대한 수사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고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 회장이 국회 현안 질의에 출석을 안하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 회장이 출석을 하지 않더라도) 박 의원이 이 회장의 수사건 등을 거론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대한체육회가 대한테니스협회에 보낸 테니스협회 회장 선거 관련 공문. 박정하 의원실 제공윤리센터가 이 회장을 수사 의뢰한 사유는 대한테니스협회 보궐 선거건과 관련있다. 대한체육회의 지시에 따라 테니스협회는 지난해 10월 진행 중이던 회장 보궐 선거를 중단했다. 이에 대해 윤리센터는 선거절차·운영에 문제가 있어도 시정 등을 요구하지 않고 전면 중단부터 지시 하는 것은 과도한 조치로, 이 회장이 위계·위력으로 업무를 방해한 혐의가 인정된다고 판단했다.
이 회장은 국회에서 허위 발언을 했다는 지적도 받고있다. 지난해 10월 열린 국정 감사에서 이 회장은 "테니스협회 보궐 선거에 출마한 3명의 후보가 스포츠 윤리센터 조사를 받고 있고, 이 조사가 완결돼 소명되기 전까지 선거를 치를 수 없다"고 밝힌바 있다. 그러나 윤리센터는 3명의 후보를 조사한 적이 없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 회장은 지난달 문체위 국정감사 자리에서 의원들의 관련 질의가 이어지자 "(3명 후보가 조사를 받고 있다는 것이) 잘못된 사실이었음을 오늘 알았다"고 발언했다. 이 같은 정황에 대해 윤리센터는 입후보자들이 (윤리센터로부터) 조사를 받는다는 (이 회장의) 발언 자체가 허위인 만큼 체육회가 나서 선거를 중단할 적법한 사유가 없다는 판단을 내렸다.
이 회장은 오는 11일 국회 문체위의 현안 질의에 출장 등을 이유로 불참할 예정인 것으로 알려졌다. 다음날에는 체육회 스포츠공정위원회가 전체회의를 통해 이 회장의 연임과 관련한 승인 여부에 대해 결론을 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