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곽빈, 고영표. 연합뉴스대회를 하루 앞뒀지만 아직도 베일에 쌓여있다.
류중일 감독이 이끄는 한국 야구 대표팀은 오는 13일 오후 7시 30분(한국 시간) 대만 타이베이돔에서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 2024 B조 조별리그 대만과 개막전을 치른다.
대만전 선발 마운드에 어떤 투수가 오를지는 '비공개'다. 다만 2024시즌 KBO리그 다승왕 곽빈(두산 베어스)과 국제 대회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투수 고영표(KT 위즈)가 유력한 선발 후보로 손꼽힌다.
곽빈은 올해 리그 30경기에 출전해 167⅔이닝을 던지며 15승 9패 평균자책점 4.24의 성적을 남겼다. 곽빈보다 많은 승리를 쌓은 투수는 한 명도 없었다. 곽빈은 원태인과 함께 다승 공동 1위를 차지하는 위력적인 경기력을 뽐냈다.
고영표는 시즌 중 부상이 있었지만 포스트시즌에 맹활약을 펼쳤다. 시즌 18경기에 출전해 100이닝을 던졌고 6승 8패 평균자책점 4.95를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는 선발과 불펜을 오가며 팀의 돌풍을 이끌었다. 두산과 와일드카드 결정전 2차전에서는 1이닝을 삼자 범퇴로 잘 막았고, LG 트윈스와 준플레이오프에서는 3경기를 뛰며 8⅔이닝 7피안타 3실점으로 역투를 펼쳤다.
곽빈이든 고영표든 선발 마운드에 오른 선수가 최소 5이닝 정도만 버텨줘도 승산이 있다. 류중일 감독은 정해영(KIA 타이거즈), 유영찬(LG), 김택연(두산), 박영현(KT), 조병현(SSG 랜더스) 등 올 시즌 각 구단에서 주전 클로저로 뛴 투수들을 대거 발탁해 막강 불펜진을 구성했다.
문보경과 박동원. 연합뉴스타선을 어떻게 꾸릴지도 큰 관심이 모인다. 해결사 4번 타자 역할을 어떤 선수가 맡을지 아직 확정되지 않은 모양새다. 류중일 감독은 앞선 4차례 평가전에서 문보경과 박동원(이상 LG)에 각 2경기씩 4번 타자 역할을 맡겼다.
하지만 두 선수 모두 절정의 타격감을 보이지는 못했다. 우선 문보경은 올해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22홈런 156안타 101타점 타율 3할1리를 남겼다. 팀에서도 시즌 중 4번 타자 임무를 받으며 자신의 역할을 다해냈다.
그러나 포스트시즌에서는 활약이 미미했다. KT와 준PO에서 5경기 19타수 1안타 타율 5푼3리에 그쳤다. 삼성 라이온즈와 PO에서는 4경기 13타수 4안타를 기록했다. 대표팀 소집 이후 평가전에서도 15타수 3안타 타율 2할로 감각을 찾지 못한 모습이다.
박동원은 대표팀 평가전에서 타율 4할(10타수 4안타)로 나쁘지 않은 컨디션을 보였다. 하지만 장타가 1개뿐이었다는 점이 걸린다. 박동원은 올해 130경기에서 20홈런 118안타 80타점 타율 2할7푼2리를 작성했다.
타자들의 전반적인 컨디션은 나쁘지 않다. 평가전에서 홈런 2방을 날리며 컨디션을 끌어올린 윤동희(롯데)를 비롯해 훈련 중 친 타구가 장외로 날아가 대표팀 버스 창문을 파손해 화제가 됐던 이주형(키움 히어로즈), 이 밖에도 나승엽(롯데), 송성문(키움) 등 중장거리 타자들이 상대 마운드를 괴롭힐 계획이다.
작년 항저우 아시안게임 당시 한국전에 나선 대만 선발 린여우민. 황진환 기자
대만에서는 한국전에 좌완 투수 린여우민(애리조나 다이아몬드 벡스)을 선발 투수로 기용할 가능성이 크다. 린여우민은 올해 미국 마이너리그 더블A와 트리플A에서 21경기를 뛰었다. 104⅓이닝을 던지며 3승 6패 평균자책점 4.05를 작성했다.
대표팀은 작년 이미 린여우민을 두 번이나 상대해 본 경험이 있다. 작년 10월 항저우 아시안게임 야구 예선 당시 대표팀은 린여우민을 상대로 6회까지 1점도 뽑지 못하고 0 대 4로 졌다. 하지만 결승전에 다시 만나서는 완벽하게 설욕에 성공했다. 대표팀은 린여우민에 5회까지 2점을 얻어내고 2 대 0으로 승리한 뒤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한국은 대만과 국제 대회 상대 전적 26승 16패로 우위에 있다. 그러나 최근 5경기에서는 2승 3패로 밀린다. 특히 2019년 프리미어12 슈퍼라운드에서는 0 대 7로 완패한 쓰라린 기억도 있다.
국제 대회에서는 1차전 승리가 필수다. 첫판 결과에 따라 다음 라운드 진출 여부가 달렸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첫 경기 대만전에 대표팀이 사활을 걸어야 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