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화 '연소일기' 스틸컷. ㈜누리픽쳐스 제공아시아 주요 영화제 8개 부문 수상 및 27개 부문에 노미네이트 되며 아시아 전역을 휩쓸고 있는 입소문의 영화 '연소일기' 속 명대사들이 관객들의 가슴을 울리고 있다.
"내 침대 밑의 괴물은 바로 형이야." _요우쥔
'연소일기'(감독 탁역겸)는 지난 13일 개봉과 동시에 상영관을 눈물바다로 만드는 등 관객들의 마음을 파고들며 CGV 골든에그 지수 99%, 롯데시네마 9점을 기록(오후 3시 40분 기준)하는 등 압도적 호평을 받고 있다.
관객들을 울린 대사 중 하나는 바로 동생 요우쥔의 대사다. 자기 전 침대에 누운 요우제는 "매일 일기를 쓰다 보면 언젠가 원하는 어른이 될 수 있을 거다"라며 인형과 대화한다.
이에 공부를 끝내고 먼저 잠자리에 든 요우쥔은 시간이 늦었으니 조용히 하라며 핀잔을 준다. 그런 동생에게 요우제는 자신이 침대 밑의 괴물로부터 지켜주겠다고 하고, 요우쥔은 "내 침대 밑의 괴물은 바로 형이야"라며 퉁명스럽게 답한다.
평범해 보이는 형제의 대화는 시간이 흐르며 서로를 지켜주고 싶었던 마음을 드러내 애틋함을 더한다.
외화 '연소일기' 스틸컷. ㈜누리픽쳐스 제공
"죽을 만큼 힘든 사람이 다른 사람 기분까지 생각해야 해?" _정 선생정 선생의 울분에 찬 한 마디 역시 관객들의 높은 공감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그는 한 고등학생이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안타까운 기사를 접하게 된다. 기사의 댓글을 확인하던 정 선생은 그 학생을 향해 쏟아지는 비난의 악성 댓글에 화가 났고 "누구는 우울증에 걸리고 싶어서 걸리는 줄 알아? 벼랑 끝에 몰려서 죽을 만큼 힘든 사람이 다른 사람 기분까지 생각해야 해? 너무 가혹한 거 아니야?"라며 분노를 터트린다.
이는 그의 어린 시절부터 시작된 트라우마를 짐작하게 하는 대사로, 다른 사람의 상처에 대해 함부로 말하는 이들을 향해 오랜 시간 가슴에 묻어뒀던 마음을 드러내 안타까움을 자아낸다.
외화 '연소일기' 스틸컷. ㈜누리픽쳐스 제공
"내 생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는 것 같아." _요우제형 요우제는 숙제가 잘 풀리지 않자, 동생 요우쥔에게 자신을 도와준다면 비밀 기지에 데려가 주겠다고 말한다. 그곳에서 형제는 함께 뛰어놀기도 하고 소리도 지르는 등 소소한 일탈을 즐기며 잠깐의 해방감을 느끼지만 결국 어머니에게 옥상에 올라가 놀다 온 사실을 들키게 된다.
그러나 부모님의 비난은 모두 형 요우제의 몫이었고, 존재와 쓸모를 부정하는 날카로운 말들로 결국 그의 마음은 무너지고 만다.
힘든 상황에서도 밝고 씩씩하게 행동하던 요우제는 일기에 "해적 이야기에서는 항상 힘을 내라고 했어. 근데 내 생각에는 아무리 노력해도 소용없는 것 같아"라고 적으며 절망적인 심경을 드러낸다.
어린 소년이 느꼈을 좌절감과 무력감을 드러낸 이 대사는 요우제 역을 맡은 황재락의 담담한 내레이션과 어우러져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한 명대사로 깊은 여운을 남길 것이다.
한편, '연소일기'는 한 고등학교 교사가 교실의 쓰레기통에서 발견된 주인 모를 유서를 보며 기억 속에 묻어버린 어린 시절을 마주하게 되는 이야기로, 전국 극장에서 절찬 상영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