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루율왕 2연패' 26일 오후 서울 송파구 롯데호텔 월드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KBO 리그 타자 출루율상을 받은 LG 홍창기가 소감을 말하고 있다. 연합뉴스프로야구 LG 외야수 홍창기(31)가 정규 리그 시상식에서 뜻깊은 트로피 2개를 받았다. 공격과 수비에서 모두 빼어난 실력을 보인 결실이다.
홍창기는 26일 서울 롯데호텔 월드 크리스탈볼룸에서 열린 2024 신한 SOL뱅크 KBO 시상식에서 출루율 부문에서 수상했다. 올해 KBO 리그에서 홍창기는 4할4푼7리의 출루율로 kt 멜 로하스 주니어(4할2푼1리)를 넉넉히 제치고 1위에 올랐다.
올해 정규 리그에서 홍창기는 139경기 타율 3할3푼6리(524타수 176안타) 5홈런 73타점 96득점 10도루를 기록했다. 타율과 안타 6위에 볼넷 1위(96개)로 출루율 타이틀을 지켜냈다.
통산 3번째 출루율왕이다. 홍창기는 2021년 4할5푼6리로 첫 타이틀 수상의 영예를 안았고, 지난해 4할4푼4리로 두 번째 수상했다.
의미가 있는 2년 연속 수상이다. 올해는 전세계 최초로 KBO 리그에 자동 볼 판정 시스템(ABS)가 도입된 까닭이다. 홍창기는 "ABS가 도입돼 출루율이 떨어질 것이라는 예측도 있었지만 2년 연속 1위에 올라 기쁘다"고 미소를 지었다. 출루율 타이틀을 차지할 때마다 볼넷 1위에 올랐던 홍창기가 그만큼 선구안이 정확했다는 뜻이다.
여기에 홍창기는 우익수 부문 수비상까지 받았다. 지난해 신설된 수비상 2년 연속 수상이다. 홍창기의 팀 공헌도를 알 만한 대목이다.
LG 선수들이 삼성과 플레이오프 2차전에서 패한 뒤 그라운드를 빠져 나가는 모습. 연합뉴스다만 LG는 정규 리그 3위로 플레이오프(PO)까지는 진출했지만 아쉽게 2년 연속 정상에 오르지는 못했다. 지난해 LG는 정규 리그와 한국 시리즈(KS)까지 29년 만의 통합 우승을 달성했다. 홍창기는 지난해 득점까지 1위(109개)에 오르며 우승에 기여했다.
이에 홍창기는 "아쉬운 시즌이었다"면서 "우승 뒤 빠진 선수들이 있었고, 그 부분을 조금 대처하지 못했는데 밖에서 봤을 때 티가 났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투수들의 부상도 있어 안 좋은 쪽으로 흘러갔다"면서 "야수진에서도 손호영(롯데)이 빠졌다"고 덧붙였다.
LG는 시즌 뒤 마무리 고우석이 미국으로 진출했고 좌완 필승조 함덕주가 부상으로 15경기만 뛰는 등 불펜진이 불안해졌다. 외인 엘리저 에르난데스를 가을 야구에 필승 불펜으로 쓰는 고육지책을 쓰기도 했다.
홍창기는 "구멍을 메우고 내년 준비를 잘하면 LG는 또 우승에 도전할 수 있는 팀"이라고 기대감을 드러냈다. LG는 올해 각종 부상 악재에도 3위에 올랐고, 내년 전력을 정비하면 여전히 우승 후보로 꼽힌다.
KIA 타이거즈 출신 자유계약선수 장현식(왼쪽)이 11일 서울 잠실구장에서 LG 트윈스와 4년 총액 52억 원에 계약한 뒤 김인석 구단 대표이사와 악수하고 있다. LG그런 점에서 KIA 우승 주역이자 우완 장현식의 가세는 반갑다. LG는 올 시즌 뒤 FA(자유계약선수)로 풀린 장현식을 4년 총액 52억 원에 데려왔다. 장현식은 올해 KIA에서 75경기 5승 4패, 16홀드, 평균자책점 3.94의 성적을 냈고, KS에서 5이닝 1피안타 무실점으로 활약했다.
홍창기는 "사실 장현식이 LG에 잘 던졌던 기억이 많았다"면서 "다른 팀에도 잘 던졌지만 그런 점에서 LG에게는 확실한 플러스이지 않을까요?"라고 반문했다. 장현식은 올해 LG에 10경기 평균자책점이 2.16이었다.
개인적으로도 비시즌의 과제가 생겼다. 세계야구소프트볼연맹(WBSC) 프리미어12에 출전했던 홍창기는 일본 투수들과 대결에 대해 "속구는 KBO 리그 선수들과 별 차이가 없는데 변화구를 시속 150km 가까이 던지고 제구도 정확하더라"고 돌아봤다. 이어 "그리고 더 강한 타구를 날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서 "비시즌 동안 웨이트 훈련을 강화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올해 출루율과 수비상 2연패를 이루며 건재를 과시한 홍창기. 내년 시즌에도 공수에서 활약하며 LG의 우승 도전에 첨병 역할을 할지 지켜볼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