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법원종합청사. 박진홍 기자3만명 이상 투약할 수 있는 마약을 몸에 숨겨 국내로 반입하려던 남녀가 중형을 선고받았다.
부산지법 형사6부(김용균 부장판사)는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혐의로 A(40대·여)씨에게 징역 9년과 추징금 9512만원, 공범 B(40대·남)씨에게 징역 8년을 각각 선고했다고 3일 밝혔다.
이들은 지난 6월 메스암페타민(필로폰) 1.1kg을 신체에 숨겨 태국에서 국내로 밀반입하려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법원이 인정한 범죄사실을 보면, 이들은 태국에서 공급책으로부터 포장된 마약을 전달받았다.
두 사람은 마약을 나눠 복부와 가랑이 사이에 숨겼다. 이후 항공편을 이용해 부산 김해공항으로 들어오다가 적발됐다.
적발된 마약은 시가 3억 3천만원 상당으로, 3만명 이상 동시에 투약할 수 있는 분량이다.
이들 가운데 공범 B씨는 재판에서 이 물건이 마약이라는 사실을 알지 못했고, 밀반입하려는 고의가 없었다는 주장을 펼쳤다.
하지만 재판부는 B씨가 태국행 항공편을 직접 예약했고, 포장된 마약을 신체 내밀한 부위에 붙이는 등 행동을 볼 때 마약 밀수의 고의가 인정된다고 봤다.
재판부는 "최근 국내에 들어오는 마약이 급증해 엄벌할 필요가 있으나, 밀반입한 마약이 모두 압수돼 유통되지 않은 점 등을 고려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