익명의 기부천사가 7년째 성금과 손편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 매년 연말이나 이웃의 어려운 일이 있을 때마다 기꺼이 자신의 것을 내어놓고선 홀연히 사라진 '기부천사'가 올해에는 '산모·아기'들을 위해 6천만 원이 넘는 성금을 내놨다.
16일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에 따르면, 이날 아침 9시 30분쯤 모금회 사무실로 발신번호가 제한된 한 통의 전화가 걸려 왔다. 모금함에 성금을 두고 간다는 그 목소리.
매년 연말마다 나타나는 익명의 기부천사였다. 6054만 7260원이 담긴 쇼핑백·박스와 함께 그가 직접 쓴 손 편지가 담겨져 있었다.
"해마다 신생아 수 급감으로 미래 우리나라의 존립이 우려스럽습니다. 형편이 어려운 가정의 고위험 신생아 조산아 저체중 아기들이 잘 성장하는 데 보탬이 되었으면 합니다. 내년에는 우리 이웃들의 산모와 아기들이 다 건강하길 예수 그리스도 이름으로 기도드립니다. 2024년 12월 어느 날."'어느 날'로 마무리하는 필체의 손 편지는 2017년부터 매년 연말연시와 크고 작은 이웃의 피해가 났을 때마다 온정을 전하던 그 기부천사였다.
익명의 기부천사가 7년째 성금과 손편지를 남기고 사라졌다. 경남사회복지공동모금회 제공지난 7월에는 화성 리튬공장 화재 피해자 지원을 위해 500만 원도 보냈다.
2019년 진주 아파트 화재 사고 피해자 지원, 2020년 코로나19와 호우 피해 지원, 2022년 산불과 우크라이나 전쟁 피해 지원, 핼러윈 참사 피해 지원, 지난해 호우 피해 지원 등 그가 7년 동안 기부한 금액만 6억 7200여만 원에 달한다.
모금회 관계자는 "올해도 어김없이 어려운 이웃을 위해 본인을 밝히지 않고 나눔에 동참해 주신 익명의 나눔천사에게 깊은 감사의 말씀을 드린다"며 "기부자님의 뜻에 따라 생활고를 겪고 있는 고위험신생아와 조산아를 위해 공정하고 투명하게 지원하겠다"고 감사를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