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BC 뉴스 제이크 권 기자 SNS 영상 캡처"1947년생 이승방 선생님을 아시는 분이 계십니까?"
영국 BBC 뉴스 제이크 권 기자가 지난 15일 SNS에 올린 글이다. 그는 "이 영상과 기사를 공유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사연은 이랬다. 권 기자는 전날 SNS에 "그 소식이 발표된 순간 1947년생 이승방씨"라는 글과 함께 짧은 영상을 올렸다. 12·3 내란사태를 일으킨 대통령 윤석열에 대한 탄핵안이 통과하던 날 국회 앞에 운집한 시민들 모습을 담은 것이다.
해당 영상을 찍은 카메라는 탄핵안 가결이 발표되는 순간 함성과 함께 기뻐하는 시민들 사이에서 왈칵 눈물을 쏟는 한 백발 시민에 집중하고 있다. 바로 권 기자가 언급한 '1947년생 이승방씨'다.
이씨는 검은 야구모자 아래로 흰머리를 드러낸 채 하늘을 바라보며 하염없이 눈물을 흘렸다. 그 순간 광장에는 소녀시대 '다시 만난 세계'가 울려 퍼지고 있었다. 그는 흐르는 눈물을 닦을 생각도 잊은 듯 기쁨에 겨워 덩실덩실 어깨춤을 췄다.
권 기자는 이 씨의 말을 다음과 같이 전하기도 했다. "이것은 우리 민주주의의 승리다. 이번 일로 우리 정치는 더욱 성장할 것이다."
SNS에는 이씨가 BBC 서울 특파원 진 매켄지 기자와 나눈 인터뷰 영상도 올라왔다. 이씨는 영어로 "이제 독재자 윤 대통령은 사라졌다. 너무 행복하다"(The dictator president Yoon is now disappeared. So happy)고 전했다.
이씨가 눈물을 쏟는 영상은 17일 현재 조회수 2백만회를 훌쩍 넘기면서 큰 화제를 낳고 있다. 권 기자가 이튿날 이씨를 찾는 글을 올린 이유도 여기에 있다.
매켄지 기자 역시 "(이씨를 담은 영상은) 그날 최고의 장면이었다"며 "그와 인터뷰했지만, 영상 편집을 위해 급하게 가서 그의 정보를 얻지 못했다"고 이씨를 수소문했다.
해당 영상을 접한 누리꾼들은 "만감이 교차한다" "어르신 같은 분이 있어 얼마나 다행인지 모르겠다" "민주주의를 지켜낸 한 분 한 분에게 존경과 경의를 표한다"와 같은 댓글로 커다란 공감을 나타내고 있다.
윤석열 탄핵안은 지난 14일 국회 본회의에서 300명 의원 전원이 자리를 지킨 가운데 찬성 204표, 반대 85표, 기권 3표, 무효 8표로 가결됐다. 이날 표결은 무기명으로 치러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