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2·3 비상계엄' 기획에 관여한 혐의로 구속된 노상원 전 국군정보사령관이 24일 오전 서울 은평구 서울서부경찰서에서 검찰로 송치되고 있다. 연합뉴스12·3 내란 사태 사전 모의 혐의를 받고 있는 노상원 전 정보사령관과 현역 정보사 군인들의 회동인 이른바 '롯데리아 회동'이 당초 알려진 이달 초가 아니라 11월에 처음 열렸던 것으로 파악됐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은 문상호 정보사령관과 정보사 정성욱 대령에게 "부정선거와 관련된 놈들은 다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 했던 것이 다 나온다"라고 말하며 야구방망이 등 물품 준비도 꼼꼼히 지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30일 CBS노컷뉴스가 파악한 회동 관계자 진술 내용 등을 종합하면 노상원 전 사령관과 문상호 정보사령관, 정성욱 대령은 11월 17일 오후, 경기도 안산 상록수역 롯데리아에서 만났다. 12·3 내란을 사전 모의한 전·현직 군인들의 회동인 롯데리아 회동이 처음 열린 것이다. 정보사 소속 김봉규 대령은 늦게 도착했다.
이 자리에서 노 전 사령관이 "준비는 잘하고 있느냐"라고 물으며 계엄 준비 상황을 점검했다고 한다. 자신이 사전에 지시한 내용을 잘 준비하고 있는지 물은 것이다. 노 전 사령관의 지시사항이 담긴 A4 용지 10장 이상 분량의 문건은 이미 이날 회동으로부터 약 일주일 전인 11월 9일쯤 정성욱 대령에게 전달됐다. 해당 문건은 김봉규 대령이 정 대령을 찾아가 '노 전 사령관이 전달하는 것'이라며 줬다고 한다.
해당 문건에는 '계엄'이란 단어가 적혀 있었던 것으로 기억한다는 게 관계자 진술이다. 구체적으로 문건에는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관계자 20여 명의 명단도 포함돼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 대령의 임무는 '명단 속 선관위 직원들을 모아 버스에 태워 수도방위사령부로 데려갈 것'이었다. 이 서류에는 야구방망이 등 구매해야 할 물품 목록까지 있었다고 한다.
정 대령은 김 대령으로부터 노 전 사령관의 지시가 담긴 문건이 최초 전달될 때는 계엄이 이뤄질 것이라고 믿지 않았지만, 11월 17일 첫 번째 롯데리아 회동에서 노 전 사령관이 준비 사항을 묻자 크게 당황한 것으로 전해졌다.
연합뉴스노 전 사령관은 이 자리에서 "부정선거와 관련된 놈들은 다 잡아서 족치면 부정선거 했던 거 다 나올 것이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또 선관위 장악을 위해 야구방망이와 니퍼, 케이블타이 등도 준비하라고 지시하는 등 약 10분 동안 말을 하고 자리를 떠났다.
노 전 사령관이 떠난 뒤 문 사령관은 정 대령에게 "장관님(김용현 전 국방부장관) 지시와 명령이 있으면 따라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고 한다. 이어 12월 1일과 3일에 롯데리아 회동이 두 차례 더 열렸고, 3일 밤 비상계엄은 실제 선포됐다. 수사기관도 이 같은 정황을 파악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