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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대·여성 조롱? 학교판 '나락퀴즈쇼'에 교육청 민원 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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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대·여성 조롱? 학교판 '나락퀴즈쇼'에 교육청 민원 쇄도

    B 고등학교의 '나락퀴즈쇼'. SNS 캡처B 고등학교의 '나락퀴즈쇼'. SNS 캡처
    유튜브 피식대학의 '나락퀴즈쇼'가 일반 고등학교 축제까지 퍼지면서 교육청에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최근 SNS를 통해 다수의 고등학교 축제에서 '나락퀴즈쇼' 코너가 등장했다는 사실이 알려졌다. 피식대학의 '나락퀴즈쇼'는 답변하기 곤란한 선택지들을 모아 두고, 이에 대한 유명인들의 반응을 보여줘왔다.

    피식대학 '나락퀴즈쇼'의 사례를 보면 '다음 중 가장 싫어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에 '3·1 운동' '흑인 민권 운동' '노동자 인권 운동' '여성 운동' 등이 선택지로 제시된다. 당시에도 중요한 사회·역사적 가치를 가진 독립 운동·시민 사회 운동을 단순 코미디로 희화화할 수 있느냐는 비판이 나왔다.

    고등학교 축제에 나온 퀴즈 역시 동일한 포맷을 가졌다. A 고등학교에서는 '다음 중 가장 싫어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에 '1) 대한 독립 운동' '2) 여성 인권 운동' '3) 민주화 운동' '4) 학생 인권 운동'이 선택지로 나왔다. B 고등학교에서는 '가장 쓸모 없다고 생각하는 운동을 고르시오'라는 질문에 '1) 3·1 운동' '2) 페미니즘 운동' '3) 흑인 인권 운동' '4) 촛불 시위 운동' '5)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운동'이 선택지로 제시됐다. C 고등학교에서는 유사한 질문에 '3·1 운동' '광주 학생 항일 운동' '5·18 민주화 운동' '여성 운동'을, D 여자 중학교에서는 '3·1 운동' '흑인 인권 운동' '노동자 인권 운동' '여성 운동'을 선택지로 내놨다.

    축제 후기에 따르면 남고인 A 고등학교에서는 학생과 교사할 것 없이 '여성 인권 운동'을 고르며 환호했고, 남녀공학인 B 고등학교에서는 단상 위에 올라 간 교사가 '동덕여대 공학 반대 시위 운동'을 선택하자 사회자는 "나중에 래커칠 지우러 가라"라고 발언했다. 남녀공학인 C 고등학교도 남학생이 '여성 운동'을 선택했다.

    관련 내용이 SNS에 확산되면서 이 같은 내용의 코너를 진행한 고등학교 5곳에 대해 국민 신문고 민원이 쇄도하고 있다. 여성 관련 의제뿐 아니라 각종 중요한 사회적 의미를 가진 사건들을 희화화했다는 것. 온라인 커뮤니티와 SNS에는 해당 민원을 독려하는 글이 여럿 게재됐다.

    민원인은 "선택지에는 우리나라의 중요한 역사적, 사회적 가치가 포함된 사건들이 제시됐다. 이 질문은 명백히 부적절할 뿐만 아니라, 특정 선택을 하도록 유도해 사람을 곤란하게 만들고, 이를 웃음거리로 삼으려는 의도가 다분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부적절한 질문을 출제해 역사적, 사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조롱의 대상으로 삼았고, 교사들은 학생들의 부적절한 질문을 제지하기는커녕 동조하거나 방관하며 문제를 악화시켰다"라며 "축제 프로그램이 사전에 검토되지 않고 진행된 것은 학교 측의 관리 부실을 의미한다"라고 비판했다.

    이와 함께 공식적인 사과문 발표, 재발 방지 대책 마련, 책임 있는 조사 및 조치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으로 민원인은 "교육기관은 단순히 지식을 전달하는 곳이 아니라, 올바른 가치관과 존중의 문화를 가르치는 공간이어야 한다. 이번 사건이 단순한 해프닝으로 넘겨져서는 안 되며, 반드시 책임 있는 대응이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A·B 고등학교가 소속된 교육청 측은 CBS노컷뉴스 측에 "현재 학교가 상황 및 진위 파악 중에 있다"라고 답변했다. 이 같은 축제는 통상 학생자치회에서 기획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B 고등학교 측 관계자는 "학생자치회에서 무대 중간 막간에 기획된 코너"라며 "담당 교사들이 사전에 정치, 사회적 논란이 될 수 있는 선택지는 안된다고 주의시켰고, 검토하려 했지만 학생자치회에서 재미 반감을 이유로 거절해 그 뜻을 존중했다. 이런 논란이 벌어진 것에 유감"이라고 밝혔다.

    이어 "해마다 성인지 교육, 양성평등 교육 등을 진행하고 있고 현재 교사들과 함께 재발 방지를 위한 후속 대책을 논의 중에 있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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