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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회/정당

    법치 흔들다 못해 폭동까지…부추긴 與도 '한패'

    그들의 패악질 이제 헌법을 노린다

    법원 습격, 경찰 탓 하는 권성동 "폭력 책임 경찰에도"
    사태 배경으론 윤상현, 법원 월담 "곧 훈방" 발언 꼽혀
    법원 월담 "애국시민께 감사" 표하기도…폭동 부추긴 與
    법원 5차례 동일 판단있었지만…與, 사법부 부정 계속
    헌재 향하는 시위대…朴 탄핵 때 5명 사망 참사 잊었나

    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국민의힘 윤상현 의원이 지지자들 앞에서 발언을 하는 모습. 연합뉴스
    윤석열 대통령이 내란 우두머리 혐의로 구속되자 일부 지지자들이 법원에 난입해 청사를 부수는 등 폭동을 일으킨 가운데, 여권 인사들이 이를 부추기는 발언을 한 것으로 전해지면서 논란이 예상된다.

    심지어 여당 지도부도 사법부의 판단을 부정하고, 폭동의 원인이 경찰에게 있다는 취지로 주장하기도 했다. 폭력을 옹호하는 모습으로, 자유민주주의의 핵심 가치인 '법치'에 대한 정면 도전이란 비판이 제기된다.

    여권 인사들의 이같은 지원에 힘입어 폭동 시위대들은 헌법재판소로 향하기 시작했다. 정치권이 법원 테러를 자제시키기는커녕 부추김으로써 사실상 '제2의 내란 선전·선동'을 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윤상현, 법원 월담에 "곧 훈방"…테러 부추겼다

    19일 국민의힘 권성동 원내대표는 긴급 비상대책위원회의에서 "경찰에도 경고한다"며 "어제 현장은 폭력 책임을 시위대에게 일방적으로 물을 수 없는 상황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최상목 대통령 권한대행에 강력히 요청한다"며 "민노총 등 다른 불법집회에서 볼 수 없던 경찰의 과잉대응과 폭력행위에 대해 충분하고 신속히 진상을 규명하라"고 촉구했다.

    이날 새벽 윤 대통령에 대한 구속영장이 발부되자 흥분한 지지자들이 서부지법에 난입해 창문과 외벽을 부수는 등 난동을 부린 것의 원인이 '경찰'에게 있다는 다소 황당한 주장이다.

    하지만 권 원내대표의 주장과는 달리 이른바 '법원 습격 사태'의 핵심 배경으로는 같은 당의 윤상현 의원이 법원 테러를 별일 아닌 것처럼 취급한 발언이 꼽힌다.

    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고 있다. 황진환 기자지난 18일 오후 서울 마포구 서울서부지방법원에서 '내란우두머리' 혐의 등으로 체포된 윤석열 대통령의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윤 대통령 지지자들이 법원 담장을 넘고 있다. 황진환 기자
    앞서 법원 습격 사태 전날인 지난 18일 오후 5시 30분쯤 서부지법 후문 쪽 담장을 넘은 17명이 건조물칩입 혐의로 현행범 체포된 바 있다. 또 같은 날 공수처 차량을 가로막고 난동을 부린 이들도 체포됐다.

    이후 윤 의원은 시위대 앞에 나타나 "17명의 젊은이들이 담장을 넘다가 유치장에 있다고 그래서 관계자하고 이야기했고 아마 곧 훈방이 될 것"이라며 "애국시민들께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법원을 월담한 행위를 '곧 훈방 조치 될' 대수롭지 않은 일처럼 치부한 셈이다. 또 감사를 표하기까지 했는데, 사실상 이를 독려한 것으로 여기에 힘입은 시위대가 이후 습격과 폭동까지 이어질 수 있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법원 5차례 판단에도 사법부 부정하는 與

    국민의힘은 헌정 사상 초유의 현직 대통령 구속이라는 상황에서도 사과는 없이 법원 판단을 부정하는 등 '사법부 흔들기'만 이어가고 있다.

    권영세 비대위원장은 "오늘 새벽 구속영장 발부는 완전 법 원칙을 무너뜨렸다"며 "단순히 전화기 하나 바꿨다고 증거인멸 우려 있다고 판단한 것은 대단히 잘못된 일"이라고 주장했다.

    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권영세 비상대책위원장(왼쪽 두번째)이 19일 국회에서 열린 긴급비상대책위원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신동욱 수석대변인 또한 "현직 대통령으로서 도주나 증거인멸 우려가 전혀 없는 점, 현재 공수처의 내란죄 수사권 유무 여부, 각종 위법 행태 등 여러 논란이 지속되고 있는 상황에서 현직 대통령 구속에 따른 파장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의문"이라고 당의 입장을 밝혔다.

    하지만 이미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공수처)에 수사권한이 있다는 점은 법원이 두 차례 체포·수색영장을 발부하고,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한 이의신청도 기각함으로써 적법하다고 확정된 바 있다.

    여기에 윤 대통령 측이 제기한 체포적부심도 기각됐고, 최종적으론 구속영장까지 발부가 됐다. 최소 5차례에 걸친 사법부의 판단이 있었음에도 이를 받아들이지 못하고 부정만 하고 있는 셈이다.

    더군다나 사법시스템을 부정하면서도, 동시에 더불어민주당 이재명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계속 부각하는 등 앞뒤가 맞지 않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사법부 판단 중 유리한 부분만 골라 취하겠다는 이중적 행태다.

    아울러 권 비대위원장은 윤 대통령을 불구속 수사해야 한다며 "단순히 한 개인에 대한 예외적 대우를 요구하는 것이 아니다"라더니, 당 공식 입장에서는 "현직 대통령 구속에 따른 파장이 충분히 고려되었는지 의문"이라고 하는 등 메시지에서도 오락가락 행보를 보이고 있다.

    헌재 향하는 시위대…朴탄핵 때 5명 사망 참사 잊었나

    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9일 저녁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윤석열 대통령 지지자들이 19일 저녁 서울 종로구 헌법재판소 인근에서 탄핵 반대 구호를 외치고 있다. 연합뉴스
    지지자들을 달래는 등 폭력 행위를 자제시켜야 할 정치권이 오히려 이를 부추기는 등 극우적인 행태를 보이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실제 서부지법을 습격한 시위대들은 이제 헌법재판소로 향하고 있다. 헌재는 이날 "서부지법 난입 시위대가 재판소로 집결하고 있다. 상황 대응을 위해 사무처 과별 필수인원은 지금 즉시 재판소로 출근하시기 바란다"며 비상상황 발생 안내 메시지를 보내기도 했다.

    과거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 당시에도 탄핵이 인용된 날 반대 집회에서는 5명이 사망하는 등 참사가 일어난 바 있다. 

    그때도 마찬가지로 일부 정당에서 시위대를 '전사'로 칭하는 등 폭력 행위를 부추긴 것이 비극을 낳았다. 이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라도 정치권이 폭력 행위에 대한 자제를 촉구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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