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외교·안보 분야 자타공인 최고 전문가로 꼽히는 정동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조기 대선에서 당선될 경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궁합이 잘 맞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사업가 출신의 트럼프 대통령과 성남시장‧경기도지사를 지낸 이 대표 모두 실용주의적 문제 해결 능력에서 강점이 있다는 분석이다.
정 의원은 5일 CBS 유튜브 '질문하는 기자'에 출연해 "트럼프 대통령과 이재명 대표가 만나면 최고의 궁합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트럼프 대통령은 철저한 실용주의자이며, 이 대표도 문제 해결 능력에 있어서는 최고"라며 "두 사람이 만나면 오히려 최고의 궁합을 보일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그는 "이 대표는 '개천에서 용 난 사람'"이라며 "대부분의 개천 출신 정치인들은 성공 후 개천을 잊어버리지만, 이 대표는 개천을 바다로 만들겠다는 목표를 갖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트럼프 대통령은 기존 질서와 상관없이 자신의 목표를 밀어붙이는 스타일인데, 이 대표 역시 강한 추진력과 실용주의적 사고를 갖고 있어 두 사람 사이에는 의외의 시너지 효과가 날 수 있다"고 내다봤다.
윤석열 대통령의 탄핵 심판이 진행되고 있는 가운데 신속한 파면 결정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미국은 권한 대행과 상대하지 않는다"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입장을 상기시키며 "윤석열 대통령이 국회에서 탄핵 소추된 지금, 한국 외교의 공백을 해소하는 유일한 길은 헌법재판소가 신속히 파면 결정을 내려 정상화를 이루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오는 10일 국회의장 특별 방미단에 합류해 미국을 방문할 예정이다. 방미단은 국회 차원의 외교 사절로, 조경태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공동단장을 맡아 총 5명의 의원이 미국을 찾는다. 그는 이번 방문에서 "전 세계가 한국을 예민하게 지켜보고 있다"며 "헌정 질서가 빠르게 정상화되고 있다는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목표"라고 설명했다.
한반도 외교와 북핵 문제에 대한 전망도 내놓았다.
정 의원은 "한반도의 운명은 우리 대선 결과에 따라 크게 달라질 것"이라며 "북미 간 협상이 재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했다. 과거 빌 클린턴 행정부가 북한과 정상회담을 추진하다가 미국 대선 정국에서 포기한 사례를 들며 "미국의 국내 정치 상황이 북한과의 협상에 결정적 변수가 된다"고 설명했다. 2000년 클린턴 행정부 시절 북미 정상회담이 논의되었지만, 플로리다 재검표 논란으로 미국이 내부 혼란에 빠지면서 무산된 바 있다.
정 의원은 문재인 정부 당시 하노이 북미 정상회담이 결렬된 점을 언급하며 "트럼프 행정부는 실용주의적 접근을 했지만 국내 정치적 상황과 맞물리면서 성과를 내지 못했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세계 전략 핵심은 중국 견제"라며,
북한을 미국 쪽으로 끌어들이는 '역(逆) 키신저 전략'이 트럼프 행정부의 핵심 외교 정책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지난 2년 간 윤석열 정부의 외교 정책으로 인해 우리나라가 퇴보했다고 비판하기도 했다. 정 의원은 "노태우 정부 이후 34년 동안 한국 외교의 기본 원칙은 '1동맹·1기본·3우호'였는데, 윤석열 정부는 이를 '3적대·1동맹·1중심'으로 전복시켰다"고 지적했다.
정 의원이 언급한 '1동맹·1기본·3우호'는 ▲한미동맹 유지 ▲남북 공존을 위한 기본 관계 ▲일본·중국·러시아와의 우호적 협력 관계를 뜻한다. 반면 윤석열 정부 들어 중국·러시아·북한과 적대 관계를 형성하고, 일본과의 관계를 중심에 놓으며 외교 노선을 급격히 변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정 의원은 "윤석열 정부는 한미일 삼각동맹을 강화하는 과정에서 북·러 관계를 동맹 수준으로 밀어줬다"며 "그 결과 한국 경제는 1% 성장으로 주저앉고 중국 시장에서의 점유율은 줄었으며, 러시아 시장에서는 완전히 퇴출당했다"고 말했다. 이어
"외교는 경제와 직결되는데, 윤석열 정부가 외교적으로 실패한 결과 한국 경제에 막대한 피해를 끼쳤다"고 강조했다.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단계적 해법'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정 의원은 "우선 북핵 프로그램을 동결해야 한다"며 "현재도 영변 원자로는 가동 중이며 매년 5~10개의 핵무기가 추가로 생산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동결을 위한 반대급부로 한미 군사훈련 중단과 일부 대북 제재 완화를 논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그는 "트럼프 행정부는 이미 과거에도 한미 군사훈련이 '돈 낭비'라고 했으며, 2019년에는 김정은 위원장에게 직접 '훈련을 중단하겠다'고까지 말했다"며 "북한과의 협상에서 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비핵화는 최종 목표지만, 현실적으로는 동결→불능화→완전 폐기의 단계로 갈 수밖에 없다"며 "이를 위해서는 한국이 외교적 중재자로서 적극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AI 기술 경쟁과 관련해 한국이 적극적인 투자와 정책 지원에 나서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현재 정부의 AI 예산은 1조 8천억 원에 불과한데, 미국과 유럽 국가들은 수십조 원을 투입하며 경쟁에 나서고 있다"며 "한국이 AI 강국이 되려면 정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특히 "GPU(그래픽 프로세서) 확보가 AI 경쟁력의 핵심인데, 현재 한국의 GPU 보유량은 약 2천장 수준으로, 미국 빅테크 기업들이 보유한 수십만 장과 비교하면 턱없이 부족하다"며 "적어도 1만장 이상 확보하는 것이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유튜브 'CBS 질문하는 기자' 캡처그는 "윤석열 정부의 내치 실패는 교체 후 바로 회복이 가능하지만, 외교와 산업 정책의 실패는 장기적 영향을 미친다"며 "새 정부는 AI, 반도체, 외교 등 핵심 과제에서 빠르게 정상화를 이뤄야 한다"고 했다.
정 의원은
"이재명 대표가 차기 대통령이 된다면 한반도 외교와 경제에 새로운 전기가 마련될 것"이라며 "특히 트럼프 대통령과의 협력 가능성을 최대한 활용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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