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형오 전 국회의장(오른쪽 세번째)이 1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국민의힘, 어디로 가야 하는가?' 전략기획특별위원회 1차 세미나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국민의힘 세미나에서 윤석열 대통령의 계엄과 관련, "용의주도하지 못했다"라는 발언이 나와 파장이 커지고 있다.
국민의힘 전략기획특별위원회가 13일 오전 국회에서 개최한 '보수의 가치란 무엇인가' 세미나에서 발제자로 참석한 김형오 전 국회의장은 "다시는 계엄이 일어나서도 안 되겠지만 이번 계엄은 철저하지도, 용의주도하지도 못했다"며 "이것도 반성해야 한다"고 발언했다.
다시는 일어나서는 안될 일이라고 단서를 달았지만, 바꿔 말하면 '계엄을 하려면 철저하게 준비했어야 한다'는 맥락으로도 읽힐 수 있다.
이에 김 전 의장은 취재진에 "계엄을 옹호하는 것은 아닌데 너무 엉성했다. (외국에서) 이게 계엄이냐 아니냐는 얘기가 많았다"며 "한국의 수준에 맞지 않는 엉성한 짓을 했다는 취지에서 말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김 전 의장의 해명에도 윤 대통령의 위법·위헌적 계엄을 두둔하려는 것이냐는 비판이 나온다. 특히 김 전 의장은 윤 대통령을 향해 "탄핵 재판에 당당히 임하라"고도 발언해 논란이 증폭되고 있다.
김 전 의장은 "(계엄령 포고가) 위헌인지 불법인지, 대통령을 파면시킬 정도의 중대한 문제인지, 슬그머니 빠진 내란 문제는 헌재에서 어떻게 처리할 것인지 따져야 될 문제"라며 이같이 말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도 두 시간짜리 계엄이 대통령직을 박탈할 정도로 심각하게 국가적으로 해를 끼치는 것인지 따져보고 문제 제기를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 전 의장의 조언은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헌재를 향해 "헌재 재판관의 정치 성향과 자질, 능력 대한 문제 제기가 계속된다"며 "여기에 대해 재판관들 스스로 자중자애 하시길 바란다"고 언급했다.
12.3 내란 사태 이후 어떻게 정권을 재창출할 것인지에 대해서는 "이미지 개선"을 꼽았다. 그는 "국민의힘 이미지가 지금 어떤가. 판·검사, 부잣집, 출세주의자, 높은 사람 아닌가"라며 "이미지 개선 없이는 정권 재창출은 없다"고 강조했다.